두산 베어스가 3년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하며 2019 KBO리그는 막을 내렸다. 공인구 반발력 저하의 영향으로 투고타저의 바람이 불어 닥친 2019시즌, 시즌 초반부터 상하위 양극화 현상으로 예년에 비해 맥이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기 이후 치열한 선두 경쟁과 가을야구 막차 티켓 경쟁이 불붙으며 시즌 막판을 뜨겁게 달궜다. 최종 순위의 역순으로 각 구단별 2019시즌을 되돌아보자. (2편 : 한화 이글스)

 
 2019시즌 한화 투타를 이끈 최재훈과 서폴드(사진: 한화 이글스)

2019시즌 한화 투타를 이끈 최재훈과 서폴드(사진: 한화 이글스) ⓒ 케이비리포트

  
<2019 한화 이글스 투타 부문별 팀 순위>
 
 2019 한화 팀타격 부문별 순위

2019 한화 팀타격 부문별 순위 ⓒ 케이비리포트

    
 2019 한화 팀투수 부문별 순위

2019 한화 팀투수 부문별 순위 ⓒ 케이비리포트

   
<시즌 타자&투수 MVP>

타자 MVP: 최재훈

 
 포수만큼은 최상위권,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

포수만큼은 최상위권,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 ⓒ 한화 이글스

 
2019년 한화 이글스의 거의 모든 포지션은 약점이었고, 불안했다. 단, 포수 자리만큼은 굳건했다. 도리어 대부분 구단을 압도하며 리그 정상권의 활약을 보였다. 이는 한화의 안방마님 최재훈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올시즌 최재훈은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냈다. 극심한 투고타저 시즌이 지속됐음에도, 자신의 모든 시즌 기록을 경신했다. 135경기 출장, 타율 0.290, 장타율 0.362, 출루율 0.399, 안타 108개, 31타점, 47득점, 볼넷 56개 그 모든 기록이 2008년 데뷔 이후 최고 기록이다. 

이런 활약에 힘입어 전체 타자 중 WAR(케이비리포트 기준) 순위 18위(3.6)에 올랐다. WAR 1위인 NC 다이노스의 양의지를 제외한 리그 전체 포수 중에서 단연 가장 높은 WAR 수치다. 

확실한 주전 포수를 갖춘 한화는 백업 포수 지성준을 롯데 자이언츠로 보내고 선발 투수 장시환을 데려오는 트레이드도 감행했다. 2020시즌, 최재훈은 공수 모두에서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이글스의 안방마님 최재훈은 다시 한번 커리어하이 시즌을 경신하며 팀을 가을야구로 복귀시킬 수 있을까?

투수 MVP : 서폴드
 
 한화 에이스로 자리잡은 서폴드

한화 에이스로 자리잡은 서폴드 ⓒ 한화 이글스

 
올 시즌 한화 선발진은 서폴드, 채드벨 두 외국인 듀오가 사실상 전부였다. 이중 서폴드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케이비리포트 기록에 따르면 상위권 팀의 선발투수들이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는 투수 WAR 순위에서 홀로 7위(4.7)에 오르며 존재감을 보였다.

31경기에 등판해 12승 11패 평균자책점 3.51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한화와 재계약에 성공했다.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이닝 소화다. 총 192.1이닝을 소화하며 1위인 두산베어스의 린드블럼에 단 2.1이닝 부족한 2위를 기록했다. 올해 선발평균이닝 9위에 그친 한화에서 그의 이닝 소화 능력은 지친 불펜에 그나마 위안이 됐다.

서폴드는 9월 한 달간 5경기에 나서 4승 0패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했다. 5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 특히 시즌 마지막 4경기 연속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달성하며 내년을 더욱 기대케했다. 2019시즌 막판을 완벽하게 마무리한 서폴드가 2020시즌에는 초반부터 강력한 구위를 뽐내며 한화를 가을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수진>

10여년만의 가을야구 후 야심차게 세대교체를 외치며 팀 성적과 미래를 동시에 잡겠다는 한화 구단의 계획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2019시즌이 끝난 후 한화의 미래에 남은 소득은 사실상 정은원이 전부였다.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2000년생 정은원은 올 시즌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를 밀어내고 팀의 주전 자리를 꿰찼다. 144경기 중 142경기에 출장, 그중 137경기에서 선발로 나서며 한화팬들의 희망이 됐다.
 
 한화 이글스의 미래,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정은원

한화 이글스의 미래,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한 정은원 ⓒ 한화 이글스

 
다만, 전반기 활약 이후 후반기에 극심한 슬럼프를 겪은 점은 내년 도약을 위한 최대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전반기 0.279였던 타율은 후반기 0.229까지 떨어지며 체력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이다. 

그럼에도 정은원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진 이유는 어린 나이답지 않은 탄탄한 기본기에 있다. 올 시즌 모든 야수 중 가장 많은 1192.2이닝을 소화했다. 수비율 역시 0.982로 매우 뛰어났다. 

내년이 더욱 기대되는 정은원이지만, 그를 제외하면 내년이 더 기대되는 유망주가 드물다. 실제로 2019시즌 한화 야수진의 WAR 순위표를 보면 10위권 내에 90년생 이후의 젊은 선수가 정은원과 장진혁밖에 없다.

▲ 2019시즌 한화 타자 WAR 순위
 
 2019시즌 한화 이글스 타자 WAR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9시즌 한화 이글스 타자 WAR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정근우의 포지션 변경, 시즌 직전 이적을 요청한 이용규를 무기한 활동 정지 시키며 젊은 선수들 육성에 매진한 것을 감안하면 올 시즌 성과는 참담한 수준이다. 시범경기에서 4할이 넘는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한 주전 유격수 하주석이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일찌감치 시즌 아웃이 된 점도 치명적이었다. 

한화의 팀 타격지표는 대부분 최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심지어 타선의 주축을 이루는 타자들인 김태균-이성열은 언제 부진하더라도 이상하지 않은 나이인 만큼, 내년 성적도 기대보다는 불안 요소가 더 크다. 노시환-변우혁 등의 뉴페이스들이 성장해 팀 타선의 주축으로 도약해야 한다.

<마운드>

서폴드, 채드벨의 두 원투펀치를 제외하면 정상적인 선발 로테이션 가동이 힘겨웠던 2019 한화 이글스였다. 김재영, 김민우, 박주홍 등 여러 영건들에게 선발 기회를 줬으나, 선발 로테이션을 차지한 선수는 없었다. 

대체 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던 장민재만이 유일하게 국내 투수로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켜냈다. 그러나 꾸준히 선발 역할을 해냈다 뿐이지 성과는 크지 않았다. 22차례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스타트는 7차례게 그쳤고 평균자책점도 5.43으로 만족스럽지 않았다.
 
 한화 국내 투수 중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장민재

한화 국내 투수 중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킨 장민재 ⓒ 한화 이글스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한화 국내 투수는 단 2명 뿐이었다. 장민재 말고 다른 한 명은 총 45경기 중 16경기 선발로 나서 5승 9패 평균자책점 5.68을 기록한 김범수다. 하지만 김범수의 올시즌 WAR은 –0.3. 팀에서 4번째로 많은 선발 등판 기회를 가졌지만, 그 역시 팀 승리에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

▲ 2019시즌 한화 이글스 투수 WAR 순위
 
 2019시즌 한화 이글스 투수 WAR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2019시즌 한화 이글스 투수 WAR 순위(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야수진과 마찬가지로 투수진에서도 어린 선수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대졸 3년차 박상원이 그나마 분투하긴 했지만, 김민우, 김범수 등 대부분의 선수는 지난해에 비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들의 성장을 믿고 베테랑 배영수와 권혁을 내보낸 한화의 선택은 결국 패착이 되고 말았다. 

여전히 한화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는 만 34세의 마무리 정우람이다. 이 때문인지 지난 11월 28일 4년 총액 39억이라는 다소 후한 금액과 기간에 정우람을 잔류시켰다.

마무리 투수가 뛰어나더라도 선발과 불펜이 모두 흔들린다면 팀이 승리할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마운드에서 새로운 '믿을맨'이 절실한 이유다. 질롱 코리아에 합류하여 성장 기회를 받고 있는 박주홍, 지난 시즌 초반 활약으로 팀을 상위권으로 이끈 서균 등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리뷰 & 프리뷰>

2018시즌 3위로 마감하며 장밋빛 미래를 꿈꿨던 한화 팬들의 바람은 올시즌 산산조각났다. 베테랑들을 대거 정리 또는 포지션을 변경하며 그동안의 암흑기를 끝내기 위해 서둘렀던 세대교체는 탈이 나고 말았다.

다행히 한화는 일찌감치 외국인 원투펀치와 재계약을 맺었다. 구단 사상 최초로 두 외국인 투수와 모두 재계약하며 안정적으로 선발 두 자리는 채웠다. 국내 선발의 부족함을 깨달은 듯, 최재훈에게 가려 빛을 보지 못하던 젊은 백업 포수 지성준을 내주고 올시즌 선발 변신에 성공한 장시환을 롯데에서 영입했다.

2차 드래프트에서는 베테랑 정근우를 LG 트윈스로 보냈지만, 이해창, 정진호, 이현호를 지명했다. 세 선수는 모두 즉시 전력감으로 꼽힌다. 이해창은 롯데로 떠난 지성준의 백업 포수 역할을, 이현호는 4-5선발에서 충분히 경쟁할 수 있는 투수다. 

그리고 정진호는 두산에서 두꺼운 선수층으로 인해 제자리를 꿰차지 못했지만 지난 2017년 사이클링 히트도 쳐내며 슈퍼 백업으로 좋은 평가를 받아왔던 선수다. 한화에서는 외야의 한자리를 충분히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이용규도 내년 시즌 주장으로 돌아오며 외야진 걱정은 한층 덜게 됐다. 

내년은 올해의 실패를 토대로 더욱 단단해져야 한다. 무조건적인 젊은 선수 중용을 통해 기회를 부여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건강한 경쟁을 통한 신구조화다. 과연 한화는 다가올 2020년에 지난 2018년의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을까?

[관련 기사] 2019 시즌 팀별 투타 총결산: 10위 롯데 자이언츠

[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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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승호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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