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유나이티드의 치열했던 생존 경쟁의 결과는 K리그1 잔류였다. 인천은 11월 30일 오후 창원 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파이널 B 마지막 라운드 경남 FC와의 경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로써 지난 37라운드까지 경남에 승점 1점 앞선 10위를 기록하고 있던 인천은 경남을 밀어내고 힘겨웠던 잔류 경쟁의 마침표를 찍고 잔류를 확정지었다. 경남은 잔류나 강등이냐를 놓고 부산 아이파크와 홈&어웨이 경기로 결정짓게 되었다.

분명 인천에겐 쉽지 않은 경기였다. 무승부만 거둬도 되지만, 원정 경기라는 점도 인천에겐 부담이 되었던 상황이었다. 특히 종료 10여 분을 남기고선 인천의 위기 상황은 상당히 많았다. 후반 35분 경남 쿠니모토의 왼발 프리킥이 인천 수비의 손에 맞았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은 것은 인천에겐 천만 다행이었다. 그리고 후반 44분 경남 조재철의 슛이 골대를 넘기는 등 인천에겐 경기 막판 행운도 뒤따랐다.

스토리 만든 인천, 올 시즌도 떼지 못한 '생존왕' 꼬리표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코치들과 기뻐하고 있다.

30일 경남 창원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프로축구 K리그1(1부리그) 경남FC-인천유나이티드 경기에서 무승부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인천유나이티드 유상철 감독이 코치들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최근 4시즌 동안 강등 경쟁을 하면서 인천은 시즌 내내 강등권에 처했다. 시즌 막판 잔류에 성공해 '생존왕'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올 시즌에도 인천의 '생존왕' 본능과 '스토리텔링'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지난 9월 15일 FC서울과의 경기에서 1-3 패배 이후 6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강등권에서 탈출한 인천은 제주전에서 0-2로 패하며 위기를 맞았지만 가장 중요한 상주상무-경남과의 경기에서 승점 4점을 획득하며 잔류에 성공해 '생존왕' 본능을 올 시즌에도 이어갔다.

아울러 올 시즌도 '스토리'를 만들었다. 시즌 마감을 앞두고 유상철 감독의 췌장암 투병 사실이 공개되면서 인천은 잔류에 대한 확실한 동기 부여가 생겼다. 여기에 유상철 감독은 선수들에게 "치료 후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팬들에겐 "반드시 인천을 잔류시키겠다"고도 다짐했다. 

4시즌 연속 치열한 잔류경쟁 인천, 내년 시즌은 '생존왕' 타이틀 떼 낼까?

인천이 강등 경쟁을 펼치면서 팬들에게 확실한 볼거리를 제공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생존왕'이라는 꼬리표는 인천에겐 반드시 떼야 할 단어인 것은 틀림없다.

인천이 '생존왕'이라는 꼬리표를 떼내겠단 의지는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서도 드러났다. 문선민, 아길라르가 떠났지만 이재성, 하마드, 허용준, 콩푸엉, 양준아, 문창진 등 공격적인 전력보강으로 그 의지를 불태웠지만 결과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그 결과 안데르센 감독이 경질되고 유상철 감독이 부임했다.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허용준, 콩푸엉, 양준아, 하마드를 모두 내보내며 이적시장 실패를 사실상 인정한 인천은 지난 여름 K리그를 뜨겁게 달군 남준재-김호남 트레이드를 비롯해 장윤호, 명준재, 케힌데, 마하지, 여성해, 이지훈 등 모든 포지션에 새로이 전력을 보강했다. 여기에 유상철 감독의 투병 속에 선수단의 동기부여가 더해진 인천은 막판 스퍼트로 잔류에 성공했다.

이제 다가오는 2020시즌을 맞이하는 인천이 '생존왕'이라는 타이틀을 떼낼지 여부가 관심이다. 명준재와 장윤호를 비롯한 임대생 신분의 선수들이 원 소속팀으로의 복귀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무 서류전형에 합격한 문창진 역시 군 입대가 예상된다. 게다가 늘 그랬듯이 올 시즌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들의 이적 가능성도 있기에 인천은 또 다시 전력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분명 인천은 이번 경남전에 찾아온 원정단 규모 등 그동안 팬들의 응집력을 여러 차례 보여줬다. 성적만 뒷받침 된다면 많은 관중들을 동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는 것은 증명되었다. 하지만 성적이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인천에겐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다.

다음 시즌 인천의 관전포인트는 '생존왕'의 꼬리표를 떼어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꼬리표를 떼기 위해선 이번 겨울이 상당히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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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유나이티드 K리그 1 경남FC 유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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