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승동 KBS 사장을 비롯한 KBS 임원진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승동 KBS 사장을 비롯한 KBS 임원진들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양승동 한국방송공사 사장이 최근 KBS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해명하고 사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양 사장은 시청자들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KBS가 되겠다며 쇄신을 약속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신관에서 KBS 양승동 사장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11시 정각 모습을 드러낸 양승동 사장은 "최근 3개월 동안 KBS를 둘러싼 논란이 많았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돌이켜 보면 2019년은 KBS를 향한 시청자의 질문이 크고 많았던 해다.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PB 인터뷰 보도, <시사직격> '한일관계' 편 논란, 독도 소방헬기 영상 논란 등이 겹쳐서 KBS 수신료 분리징수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의한 사람이 20만 명을 넘는 일도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양사장은 "공영방송의 주인인 시청자들의 질책이라 더 무겁게 다가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수신료 제도에 대해서 의문이 들도록 만든 점에 대해 사장으로서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KBS에 대한 서운한 마음도 있지만 더 잘해야 한다는 애정이 담긴 채찍질도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성찰과 개선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계기가 됐고 KBS가 거듭나기 위한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승동 KBS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양승동 KBS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독도 헬기 사고 동영상 논란 등 최근 KBS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한 직접적인 질문이 쏟아졌다. 양승동 사장은 "독도에서 실시간 영상을 보내는 파노라마 카메라를 수리하러 갔던 우리 KBS 엔지니어 직원이 우연히 호기심에 스마트폰으로 이륙 장면을 촬영했고 독도경비대의 (영상제공) 요청을 받았다. 직원이 보안 때문에 촬영한 그 자체로 문제 될까봐 '없다'고 답변하면서 상황이 꼬였다. 그 부분은 명확하게 처신을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윤리강령을 좀 더 시대에 맞게 보완하고 연수 교육 시스템을 철저히 갖출 계획이다. 사고 이후 3일째 되는 날 KBS <뉴스9>에서 해당 영상을 보도했는데, 어떤 논란이 있었는지 충분히 검토되지 못하고 보도된 점에 대해 다시 한 번 유족과 실종자 가족들께 깊이 사과 드린다"고 유감을 표했다.

미디어 비평 프로그램인 <저널리즘 토크쇼J>의 패널이 주로 진보적인 인사에만 치중돼 있어 보수 진영의 시각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양승동 사장은 "그 의견에 동의한다. 저도 현장 제작진이나 데스크에게 균형감각을 수시로 주문하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 하는 패널이 있어야 프로그램의 구성에 힘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제가 (제작진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보수 패널이) 출연을 잘 안 하려고 한다고 해 안타깝게 여기고 있다. 앞으로 <저널리즘토크쇼J> 제작진이 그런 방향으로 노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저널리즘토크쇼J>는 토론 프로그램이 아니라 비평 프로그램"이라며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토론은 양쪽의 주장이 밸런스 있게 균형 있게 전달되는 게 맞지만, 우리 언론의 구조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지적하기 위해선 양쪽에 대한 기계적인 중립을 넘어 사회적인 정의, 자유,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 부분들을 충분히 맥락있게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 제작진은 그 기능에 대해 더 무게감을 두고 있는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우리 언론 수용자들도 많이 (양쪽으로) 갈라져 있기 때문에 공영방송 입장에서는 (모든 의견을 담기가) 어렵다. 넓은 스펙트럼으로 좀 더 많은 시청자들의 의견을 담는 노력을 계속 하겠다"고 덧붙였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명 보도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김종명 보도본부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또한 김종명 본부장은 지난 11월 27일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청와대 비서실장과의 회동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지난 11월 중순 김종명 본부장을 비롯한 지상파 3사 보도본부장들과 서울 광화문 한 식당에서 만나 청와대 국정운영 방향 및 구상, 최근 언론보도와 저널리즘의 문제 등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이를 두고 언론과 정부 관계자의 부적절한 회동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한 질문이 나온 것.

이에 대해 김종명 본부장은 "KBS가 현재 정치, 경제 권력으로부터 조금의 영향도 받지 않는 구조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내부 구성원들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라며 "KBS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이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할지에 대해 관점을 잡아나가는 선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그러한 일환이었을 뿐, 프로그램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만남의 자리였다. 처음 만나는 자리였고 앞으로 KBS에게 어떻게 해 달라는 주문도 없었다. 현재 KBS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있지만 취재 제작의 자율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이는 KBS가 가장 자랑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한편 양승동 사장은 최근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KBS의 자구책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올해 여러 보도를 통해 KBS의 예상 적자규모가 1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승동 사장은 "지난 6월 '토털 리뷰 비상 태스크 포스'를 통해 경직성 경비를 최대한 절감하는 방안을 수립했고 자구책으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단기 손익에는 크게 적자가 나지 않도록 했다. 작년보다는 적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결국은 광고 수입인데 최근 KBS 드라마와 예능국이 최근 많이 살아나고 있다. 지상파 광고 중 KBS의 점유율이 21%까지 떨어졌는데 이번에 25%까지 회복됐다"며 "우리 프로그램들이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내년에는 공격적으로 콘텐츠를 판매할 계획이고 이를 감안하면 수익을 확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강도 높은 자구노력과 경영 합리화를 통해 비용을 줄여나갈 것이고 올해보다는 조금 더 좋은 콘텐츠를 통해 수익구조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KBS

 
KBS의 해묵은 난제 '수신료'에 관한 문답도 이어졌다. 수신료를 거부하고 싶다는 국민 청원에 동의하는 사람이 20만 명을 넘긴 상황이지만, 이날 양 사장을 비롯한 임원들은 수신료 현실화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번 강조했다. 양승동 사장은 "지금 본격적으로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꺼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KBS의 신뢰도 향상과 영향력 강화가 과제로 남아있다"면서도 "수신료가 현재 39년째 동결 상태다. 그러다보니 공영방송이 해야 할 공적 책무를 충분히 이행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대표적으로, 지역방송을 활성화 해야 하지만 재정문제 때문에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황용호 편성본부장은 "(수신료를 줄 만한) 가치가 있는 KBS를 어떻게 만들까에 집중하고 있다.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콘텐츠를 통해, KBS의 수신료 인상에 국민들의 동의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안을 찾고 있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더 잘 만들 것인가, 어떻게 시청자들이 원하는 보도를 할 것인가. <시사직격>을 만들고 다큐멘터리 존을 신설한 것도 그 일환이다. 수신료를 올리기 위해서는 KBS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KBS 양승동 사장 수신료 현실화 저널리즘토크쇼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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