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6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 제작진이 영화 <해치지않아>로 또다시 관객몰이에 나선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영화 <해치지않아>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손재곤 감독을 비롯해 배우 안재홍(태수 역), 강소라(소원 역), 박영규(서원장 역), 김성오(건욱 역), 전여빈(해경 역)이 자리했다. 영화는 동명의 웹툰 <해치지않아>를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생계형 변호사 태수가 망하기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원장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손재곤 감독은 "제작사로부터 웹툰 원작의 <해치지않아>를 영화로 만들라는 제안을 받으면서 원작을 보게 되었는데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하지만 과장된 설정들이 실제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잘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 오랜시간 고민했다가 코미디 장르라면 가능할 거라고 판단하고 제작에 들어갔다"라고 전했다.
 
1인 2역, 동물 연기에 나선 5인조
    
"지금까지 이런 영화는 없었다. 이것은 사람인가 동물인가?"(안재홍)
 
<극한직업> 속 형사들이 치킨 가게 직원으로 위장해 수사를 벌였다면 <해치지않아> 속 인물들은 동물로 위장한 채 근무를 한다. 동물원에 팔려간 동물들을 대신해 동물로 위장 근무를 하게 된 동산파크 5인방은 각각 북극곰(안재홍), 사자(강소라), 기린(박영규), 고릴라(김성오), 나무늘보(전여빈)를 연기한다.
 
북극곰을 연기한다는 생각보다는 '내가 바로 북극곰'이라는 심정으로 촬영에 임했다는 배우 안재홍은 "제가 추위도 잘 안 타는 편이고 생긴 것도 북극곰을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면서 "그래서인지 북극곰을 연기하게 되어서 기뻤다"고 소감을 밝혔다. 극 중 그는 생계형 수습 변호사로 클라이언트가 인수한 동물원인 동산파크의 원장으로 임명되면서 어떤 미션을 받게 된다. 그 미션은 바로 문 닫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을 정상화하는 것. 동물 부족이 가장 큰 큰 문제임을 깨달은 그는 직원들에게 '동물탈을 쓰고 위장 근무를 하자'고 제안한다. 
    
동산파크의 직원들은 태수의 제안에 처음에는 손사래를 치다가 별다른 수가 없다고 판단한 뒤 동물 탈을 쓰기로 결심한다. 제일 먼저 태수의 제안에 동참하는 이는 동산파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던 수의사 소원이다. 소원 역할을 맡은 강소라는 "수의사 역할을 준비하면서 다큐멘터리를 많이 봤다"면서 자신이 맡은 사자 역에 대해서는 "(사자의 동물적 특징을 생각해) 은폐, 엄폐에 특히 신경을 써야 했다"고 전했다. 촬영 중 네발로 걷는 것이 유난히도 불편했다는 그는 이족보행 동물이나 영장류를 했으면 어땠을까 고민하기도 했다고 한다. 
 
배우 박영규는 서원장 역할을 맡아 기린 탈을 썼다. 어떤 역할인지 묻고 따지지도 않고 바로 캐스팅에 응했다는 배우 박영규는 "어떤 배역이든 다 잘 해내겠다고 생각했다"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사육사 해경 역은 배우 전여빈이 맡았다. 동산파크의 나무늘보를 연기하게 된 전여빈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 다양한 다큐멘터리 영상을 찾아봤지만 '움직이지 않는 것' 말고는 별다른 점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행동을 느리게 하는 것과 움직이고 싶더라도 참는 것을 연습했다"면서 "나무늘보 영상을 아무리 찾아봐도 나무늘보 연기로 참조할만한 색다른 부분을 찾아낼 수 없었다"라고 설명했다.
 
사육사 건욱 역은 배우 김성오가 맡았다. 극 중 그는 해경을 짝사랑하는 인물로 동물원이 폐쇄되지 않아야만 해경과 이별하지 않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고릴라 연기에 혼신을 다한다. 아령을 양손에 들고 고릴라가 뛰는 모습을 연습하는 등의 노력 끝에 그는 자신만의 고릴라 연기법을 터득했다고 한다. 김성오는 "건욱의 감정에 따라 고릴라의 얼굴도 바뀌더라"면서 "화나는 장면과 슬퍼하는 장면이 있는데 고릴라 탈을 썼음에도 그 감정이 드러났다"라며 놀라워했다.
 
건강한 웃음 주는 가족 영화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스스로의 '힐링'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일하러 가는 기분이 아니라 마음의 평온을 느끼기 위해 촬영장에 가는 느낌이었다는 것이 배우들의 소감이었다.
 
이런 분위기를 조성한 1등 공신은 배우 박영규였다. 그는 촬영장 분위기가 조금이라도 가라앉거나 지루해지는 것 같으면, 노래를 부르는 등 노력을 했다고 한다. 동료 배우들이 입을 모아 박영규를 칭찬하자, 그는 기자간담회 중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약 1분간 이태리 가곡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강소라는 "이렇듯 찍는 과정부터 너무 행복했다. 향후 영화 흥행 성패가 어떻든 상관없다고 생각할 정도로 개인적으로는 즐겁고 만족스러웠던 시간이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여빈도 "이런 좋은 분위기의 기운을 가진 배우들이 연기해 더 따뜻한 영화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현장에서 힘들었던 점을 묻자 안재홍은 "탈이 굉장히 무거웠다"면서 "탈을 쓰게 되면 탈의 목 부분이 내 얼굴에 오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얼굴의 높이 감과 탈을 쓴 상태의 몸집 크기를 잘 느끼려고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스태프들이 쉬는 타임마다 털을 골라주셨다"라고 스태프들의 노력을 높이 샀다.  

손 감독은 "영화에 따뜻하고 건강한 웃음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가족영화를 만들어보려고 최선을 다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영화는 내년 1월 15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