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2월 21일 누리 흙 날, 창원에 서른여섯 번째 꼬마평화도서관(외동반림로254번길 8-1)이 둥지 틀었습니다. 올해 들어 여덟 번째 열리는 꼬마평화도서관(이하 꼬평)입니다. 소리소문없이 가만가만 살살 내디디는 발걸음치고는 울림이 크지요?
 
창원 꼬마평화도서관이 둥지를 튼 청보리 책방
▲ 꼬마평화도서관이 둥지 튼 청보리 책방 창원 꼬마평화도서관이 둥지를 튼 청보리 책방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경남에 꼬평이 처음 들어선 것은 2016년 유월, 박경리 선생이 빚은 대하소설 <토지>에 나오는 하동 최 참판 댁 마을 어귀입니다. 그리고 이태 반이 지나서 둥지를 트는 이곳은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이 경남에서 두 번째 가는 평화 밭입니다.

그런데요, 이 꼬평은 남다릅니다. 꼬평 살림살이를 꾸준히 실어 평화 풀씨 뿌리기에 앞장서고 있는 잡지 <개똥이네 집>에 난 꼬평 소식을 오래도록 보며 마음을 내어 빚은 도서관이거든요. <개똥이네 집>은 아이들이 즐겨보는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와 어깨동무하는 어른 잡지입니다. 꼬평을 열겠다고 결 고운 마음을 낸 분은 바이올리니스트 최미숙님입니다.

안녕하세요?
… <개똥이네 놀이터>를 창간호부터 쭉 보아오다가 이제는 (아이들이 다 커서) '개똥이네 집'만 보고 있는 열혈 독자입니다. ​그래서 늘 꼬마평화도서관이 제 마음속에 있었어요. 저와 아이들, 세 머스마에게도 평화란 참 좋은 말로 새겨져 있고요.

​이번에 제가 작은 책방을 내는데 이름은 '청보리 책방'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왠지 아세요? <개똥이네 놀이터>와 <개똥이네 집>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보고 자란 달팽이 동화, 젊은 제 지침이 되어 준 스코트와 헬렌 사랑과 삶 이야기가 다 보리출판사에서 만든 책이거든요.

청보리 책방 안에 꼬마평화도서관을 넣으려고 합니다. ​사실 제 꿈은 꼬마를 지나 어른이 되고 그 후 노년의 평화도서관이죠. ​책방에는 평화·예술 관련 책만을 팔고 도서관도 평화와 예술로 채우려고 해요. 어디 이런 책이 잘 팔리겠어요? 저도 아주 큰맘 먹고 사고를 친 건데,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 가을이 이리 좋은데 세상에 좋은 일이라고 여겨 내가 하나 더 보태면 어떨까… 여러 날, 여러 해를 생각하다 결정했어요. ​

  
왼쪽 꼬평 바라지이 늘보 택주 오른쪽 최미숙 관장
▲ 이름패 전달 왼쪽 꼬평 바라지이 늘보 택주 오른쪽 최미숙 관장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꼬평을 열려고 한다면서 보내온 메일입니다. "가을이 이리 좋은데 세상에 좋은 일이라고 여겨 내가 하나 더 보태면 어떨까…"라고 하는 이 말씀에 목이 메었습니다. 꼬평을 열면서 이토록 가슴이 따뜻한 관장님들을 뵐 때마다 는 한 귀퉁이로 숨고 싶어요. 저토록 결 고운 마음을 가지고 살지 못하거든요.

기사를 쓰려고 저 글을 다시 보며 마음 그대로 시가 된 "가을이 이리 좋은데 세상에 좋은 일이라고 여겨 내가 하나 더 보태면 어떨까…"라는 말씀을 문 여는 자리에 온 손님들에게 나눴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생각했습니다. 

평화살림놀이마당, 주인장 인사 말씀과 축하 말씀에 이어 작은 평화 살림 음악회가 열렸습니다. 시작은 관장님과 어울리는 한 분이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이어진 합창, 하모니 결이 곱습니다. 음악 마당에 이어 평화 그림책 읽기 마당이 펼쳐졌습니다. 소리 내어 평화를 나누면서 목소리를 나눠준 분들과 함께 책 읽는 잔치마당을 펼쳐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최미숙 관장
▲ 꼬평개관축하 노래마당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최미숙 관장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괜찮아> 연주하는 모녀 이설영과 박수완
 <괜찮아> 연주하는 모녀 이설영과 박수완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우물쭈물해도 괜찮아> 연주
 <우물쭈물해도 괜찮아> 연주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그림책을 가져다 읽고 난 아이는 책을 꽂아놓을 새도 없이 책 몇 권을 골라들었다.
▲ 책을 골라든 아이 그림책을 가져다 읽고 난 아이는 책을 꽂아놓을 새도 없이 책 몇 권을 골라들었다.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잔치에 온 분들 가운데 같은 평화 책을 보겠다며 손을 뻗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러자 주인장이 어디선가 별이나 달과 같은 스티커를 들고 와 나눠드리고 책 겉장에 붙이라고 했습니다. 참 좋지요? 전시장에서는 그림이나 작품에 어떤 이가 표시를 먼저 붙이면 다른 분은 멍하니 바라보며 아쉬움을 달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책방에서는 사서 보든 차례를 기다려 빌려 보든 여럿이 다 같이 읽을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관심있는 책을 찾고 있습니다.
▲ 책을 고르는 사람들 관심있는 책을 찾고 있습니다.
ⓒ 변택주

관련사진보기

 
살아가면서 문득문득 잘 살아가고 있는 걸까…
잠시 멈추게 하는 곳.
세상과 이어져 있고, 사람들과 맞닿는 괜찮은 곳이 하나 있으면 하는
철없는 생각에 딱 맞는
작고, 평화가 피어나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청보리 책방 안에 두게 되었습니다.


살짝 들춰본 주인장 마음입니다. 오롯한 마음 그대로 시입니다. 청보리 책방에는 평화 풀씨 하나 심으려는 꼬평 못지않게 작은 음악 파라다이스를 빚으려는 '뮤직파라디소'와 살아가면서 너나들이 얻은 슬기를 나누려고 어깨동무하는 '지혜나눔협동조합'이 어울립니다.

태그:#꼬마평화도서관, #청보리책방, #뮤직파라디소, #지혜마실협동조합, #외동반림로254번길 8-1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꼬마평화도서관사람들 바라지이 “2030년 우리 아이 어떤 세상에서 살게 하고 싶은가”를 물으며 나라곳곳에 책이 서른 권 남짓 들어가는 꼬마평화도서관을 열고 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