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양준일의 모습

JTBC <슈가맨3>에 출연한 양준일의 모습 ⓒ JTBC

 
각 방송국들의 아카이브 영상 자료들의 부가가치화가 확장일로에 있다. 새로운 미디어 환경속에서 나름 의미와 가치를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봤을 때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환경이 도래하면서 아날로그 영상 자료들을 디지털화 가능했기 때문에 아카이브 자료실은 보물 창고가 되고 있다. 

물론 몇 가지 결이 다른 점은 있다. 이러한 결들을 살피고 주안점을 줘야할 점을 정리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짤 영상을 올리는 방식이다. 이는 그간 주로 네이버나 다음의 포털을 통해서 했다. 그러나 이는 이미 한계가 분명했다. 편집을 가해야하기 때문에 부분적일 수밖에없고, 이러한 부분적인 영상 클립들은 이용자들의 만족도를 배가시키는데 한계가 있었다. 따로 인력이 더 투입되어야 한다. 또한 네이버나 다음의 틀안에서 움직여야 하고 이는 수익문제서는 더욱 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주관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그 주관이 모든 문화적 취향을 반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음으로 스트리밍 유형이다. 온라인 탑공 공원은 아카이브에 있는 가요 순위 프로의 영상 자료들을 재활용했다는 점에서 높게 평가할 수 있다. 각 방송국이 소장하고 있는 가요 관련 프로그램의 영상을 공유하고 있는데 이는 기존 방송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을 알 수 있다. 바로 유튜브 스트리밍 방식이다. 무엇보다 24시간 스트리밍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있는 영상들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지금 시대에 맞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가 우려되었지만 오히려 가감없이 보여주는 것이 반응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양준일이라는 보석이 다시금 재발굴되는 일이 없었을 지 모른다. 이런 방식은 이전의 방송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드라마, 시트콤, 예능으로 확장되고 있고 OTT업체들도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단지하나의 방송 프로그램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예능과 드라마, 시트콤, 가요 프로그램을 매쉬업 해서 보여주기도 한다. 

다른 방식은 재연출의 창작이다. 방대한 영상자료들을 나름의 관점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추억의 가수나 드라마, 예능을 다시 틀어주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특정한 주제를 정하면 이에 맞추어 뉴스, 다큐, 토론, 드라마, 광고, 영화를 막론하고 다양한 자료들을 재구성하는연출이 가미되는 프로그램의 등장이 큰 호응을 받았다. 2019년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 코리아' 3부작이 인상적이었다. 1부 우리의 소원은, 2부 대망, 3부 수능의 탄생 등 과거 수십년의 현대사를 특정 테마로 묶어 보여줬는데 보는 내내 낯선 익숙함에 놀라움을 자아냈다.

일상문화에서 부터 정치사, 그리고 인물들의 면면들이 올올이 엮여 사회적 메시지와 함께 발효되어 새롭게 다가왔다는 점이 센세이션했다. 물론 그 시작은 2011년 '천하장사 만만세'였다. 당시 주체도 스포츠국이었다. 지난 시기 천하장사들의 면면을 회고적인 측면에서 즉 전형적인 복고 차원에서 제작한 것이었다. 하지만 '모던 코리아'는 하나의 문화사 관점에서 혁신적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물론 특별하게 관점이 강조되지는 않는 점이 특징인데 영상의 나열속에서 오히려 강력한 주관을 읽게 한다. 예컨대 내레이션 없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료의 열거가 주는 효과는 자못 큰데 그것은 시청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런 아카이브 콘텐츠는 단지 옛추억을 공유하는 세대만이 아니라 다양한 연령층들이 호응을 보인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특히, 10대까지도 적극적으로 이끌어 간다는 점에서 세대 문화적 가교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지금의 상황을 거꾸로 그 연원과 시원을 찾아 볼수 있도록 하기 때문에 아카이브 고고학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제작진은 아카이브 영상 더미에서 채굴을 하고 있다. 마치 뒤섞인 광속에서 금을 제련해내는 것과 마차가지라고 할 수가 있다. 그 과정은 매우 힘들고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예전의 영상 프로그램들을 스트리밍 해주는 방식은 언제인가는 자원이 바닥이 날 구조를 배태하고 있다. 힘들더라고 해도 나름의 기획과 관점을 가지고 채굴하고 제련하는 노력이 아카이브 콘텐츠의 갈길이다.

또한 '씨름의 희열'처럼 과거의 인기있던 아카이브 콘텐츠를 현재에서 미래 지향적으로 바꾸는 제작도 충분히 시도할만하고 이는 적극적으로 독려되어야 한다고 본다. 태백과 금강장사가 백두나 천하장사보다 더 주목을 받게 한 것은 바뀐 시대적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한다. 시대정신은 바뀌고 지향해야할 문화가치도 달라지는 것이 단지 아카이브 콘텐츠가 복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양준일이 91년 발표 노래만 부른다면 이는 정말 비극적이다. 그가 새로운 노래를 만들고 발표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모든 복고 주인공들이 지향할 미래지향의 가치이자 본질이다.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 나아가 미래와 끊임없이 소통하는 것이 아카이브 콘텐츠의 숙명이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개인 블로그에 올린 글.
씨람의 희열 온라인 탑골 공원 모던 코리아 아카이브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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