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검찰 인사에 대해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헌법과 법령에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해 (검찰을) 지휘·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4+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에 검찰이 반대하는 상황을 두고는 "국회가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데 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 후보자는 30일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대안신당(가칭) 의원의 관련 질문에 "검찰 인사권은 대통령에게 있기 때문에 발언하는 건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아래는 박 의원과 추 후보자가 나눈 질의응답이다.
 
"검찰총장과 인사 협의? 법률상으론 의견 듣는 것"
  

  

  

 
박지원 : 현재 언론이나 국민들은 추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이 되면 즉각 검찰 인사를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해임할 거라고 그런다. 특히 대검 반부패부장,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및 반부패 1·2·3·4부장, 서울동부지검장 등 현재 수사와 관련된 검사들에 대해 인사를 할 거라고 한다. 그런 인사 계획을 갖고 있나.
추미애 : 인사에 대해 그 시기나 대상에 대해 보고받은 바 없다.
 
박 : 취임해도 인사 시기가 아니니 인사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받아들여도 되나.
추 : 장관은 제청권이 있을 뿐, 인사권자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인사에 관해 발언하는 건 부적절하다.
 
박 : (그렇더라도) 장관에게 제청권이 있고, 검찰총장과 협의하게 돼 있다. 그럴 계획이 있나.
추 : 법률상으론 (검찰총장과) 협의하는 게 아니고 의견을 듣는다고 돼 있다.
 
박 : 어떻게 됐든 인사를 하실 건지 묻는다.
추 : 인사에 대해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 드리기 곤란하다.
 
박 : 인사청문회를 방송으로 보는 국민들, 그리고 저, '언론이 추 대표가 장관이 되면 검찰총장 등 문제되는 수사 담당검사를 인사조치 하겠구나'라고 해석해도 되나
추 : 인사는 제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
 
박 : 실제로 법무부가 12월 13일 검사장 승진인사 대상이 되는 (사법연수원) 28기 등에게 이메일을 통해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라고 했다. 지금 인사작업을 하고 있나.
추 : 제가 알지 못하는 일이고, 다만 고등검찰급 검사인사 시기에 인사동의서를 받는 것은 일반적인 것으로 알고 있다.
 
박 : 그런 지시를 한 적 있나.
추 :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고 아는 바 없다.
  

 

   
추 후보자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과의 질의에서도 비슷한 답변을 내놨다. 백 의원이 현재 비어 있는 고검장급, 검사장급 자리와 관련해 "바로 검찰 인사에 착수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추 후보자는 "(고검장급) 정기 인사가 2월이나 이럴 때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인 인사를 위한 준비를 (현재) 진행하고 있지 않나 생각할 뿐이고 저로선 인사의 대상이나 시기에 대해 아는 바가 없어서 여러 의견을 듣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추 후보자는 "형사부·공판부 검사들은 과도한 업무량으로 인해 고충이 많다. (하지만 검찰 일부의) 권력의 시녀 노릇이나 시민 위에 군림하는 자세 때문에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져 땀 흘린 검사들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라며 "검찰 조직의 재편이 필요하다면 형사부·공판부 검사, 여성 검사들이 제대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근무환경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또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검찰개혁 관련 질문에는 "민주적 통제가 결여된 검찰권 행사에 대해 각별히 유념해 장관에 취임하면 헌법과 법령에 주어진 권한을 제대로 행사해서 지휘감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잉수사나 부실수사로 인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제도들이 오늘도 국회에서 논의될 걸로 안다"라며 "공수처법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라고 설명했다.
 
"견제 받지 않은 검찰, 대단히 위험"
 
추 후보자는 검찰이 현재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4+1 공수처 법안'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견을 내놓은 것을 두고 "종국적으로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한다"라고 말했다.
 
백혜련 : 검찰의 경우 최근 공수처 법안에 굉장히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법무부장관이 된다면 어떻게 검찰과 관계를 설정하고 해결할 것인가.
추미애 : 공수처에 대한 검찰의 입장도 종국적으론 국민의 뜻에 따라야 할 것이다. 최근 검찰조직의 희망사항을 국회에 전달했다는 것도 보고받아서 알고 있다. 이것은 국회가 합리적으로 결정하는 데 따라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추 후보자는 "검찰개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검찰에 권력이 독점돼 있고 편의적으로 행사된다는 국민의 우려가 있다. 견제 받지 않는 검찰권력은 대단히 위험하다"라며 "기관 간의, 그리고 조직 내부의 견제가 필요하다. 적절한 검찰권 행사가 필요하고 인권옹호적 관점에서 조직문화도 바뀌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