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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김모군의 아버지 김모씨가 27일 경기도 화성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29일 오전부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 김모군의 아버지 김모씨가 27일 경기도 화성 근처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빈소는 29일 오전부터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 가족협의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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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에 말합니다. 아직도 세월호 문제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 27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단원고 학생의 아버지 김아무개씨의 발인식이 31일 새벽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열렸다.

이날 발인은 "언론에 노출되는 상황 없이 조용히 (고인을) 보내고 싶다"는 유가족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치러졌다. 세월호 유가족들과 김씨의 친척 등이 참석했다고 전해졌다.

김씨의 장례위원장을 맡은 김병권 416단원고가족협의회 고문은 이날 오전 5시 50분경 열린 추도식에서 추도사를 낭독했다. 김 고문은 "날씨가 추워지는 날 김OO을 영원히 보내드리는 자리에 섰다. 아이들을 보낸 지 6년이 다 됐는데 세월호 문제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평상시에는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고인은 내면적으로는 곪아 터진 마음을 안고 살아가고 있었다. 우리는 세월호에서 아이를 같이 잃은 순간 가족이 되었고, 형제가 됐다"며 "엊그제 같이 소주 한잔하면서 인생을 논했던 동생이 어찌 이렇게 황망하게 우리 곁을 떠나는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김 고문은 "세월호는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세월호의 우리 아이들 일을 반드시 해결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날 추도사에서는 임기 절반을 넘긴 문재인 정부를 향한 경고의 메시지도 있었다. 김 고문은 "문재인 정부는 정권을 잡으면 세월호 문제를 제일 먼저 해결한다고 약속했지만 임기가 절반을 넘긴 현재 박근혜 정부에서 했던 것과 별 차이를 보이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고문은 "(문재인 정부가) 세월호 문제를 해결할 의지는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 계속 아픈 일이 생기는 것을 방치할지 답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김 고문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에도 "(세월호 문제에 대한) 진정성이 처음부터 없었음을 증명하려면 지금처럼만 하기를 바란다. 그런 마음이 아니었다면 세월호 문제를 해결하는데 신속히 나서 주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자유한국당에는 "세월호 아이들의 일을 유·불리를 따져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지 말기를 바라며, 진상규명 방해작업을 중단하고 모든 일에 협조하여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마지막으로 김 고문은 사망한 김씨에게 "가족이자 형제인 OO아! 애들 일은 우리에게 맡기고 모든 걸 잊고 편하게 영면하라"며 "하늘에서 아이들과 지켜보고 도와주고 잘 지내고 남아 있는 가족들도 하늘에서 잘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 27일 경기도 화성의 사무실 근처 자가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기사: 세월호 단원고 희생자의 아버지, 아들 곁으로 떠나다 http://omn.kr/1m5zs)

김씨는 세월호 희생자들이 묻힌 안산 하늘공원에 안치된다.

태그:#추도사, #세월호유가족, #장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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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오마이뉴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팟캐스트 '말하는 몸'을 만들고, 동명의 책을 함께 썼어요. 제보는 이메일 (alreadyblues@gmail.com)로 주시면 끝까지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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