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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인들에게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여행지 보라카이. 저비용(LCC) 항공사들의 취항이 늘면서 접근성도 좋아졌다. 초호화 리조트와 파란 하늘 그리고 에메랄드빛 바다가 조화를 이루는 곳. 여기에 오면 누구나 한 번쯤 별천지에 온 느낌이 든다.
 
보라카이의 환상적인 이런 모습도 좋지만, 그것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게 있다. 바로 여행 기간 즐겨 먹을 먹거리이다. 동남아 여행을 다니다 보면 그 특유의 향신료가 맞지 않아 고생을 한 적이 많다.
 
해외여행 시 현지에서 먹을 라면이나 고추장 등을 가지고 가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보라카이는 달랐다. 개인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보라카이는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음식들이 많아 미식여행을 즐기기에도 좋은 곳이다.
 
이른 새벽부터 "타호"라는 필리핀 전통 길거리 음식을 판매하는 현지인 모습 ⓒ 한정환
   
필리핀 전통 길거리 음식 "타호(Taho)"
 
이른 새벽 일행들이 잠들어 있는 사이 해변가로 나와 보았다. 어깨에 무언가를 메고 다니며 큰소리로 "타호" "타호"하며 길거리를 다니는 사람을 목격했다. 무언가 먹거리를 판매하는 사람 같다. 저게 무엇인지도 궁금했다. 마침 일찍 리조트에 출근하는 필리핀 현지인들이 "타호"를 사 먹는다.

타호는 순두부에 코코넛 시럽과 젤리를 섞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다. 호기심이 발동했다. 현지 음식을 맛보기 위해 한 컵을 사서 먹어 보았다. 그런데 두부의 담백한 맛에 길들여진 내 입맛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코코넛 시럽과 젤리를 섞어 단맛이 너무 강하다.
 
관광객들은 옆에서 구경은 하지만 별로 관심이 없는 것 같다. 대신 아침을 거르고 일찍 리조트에 출근하는 직원들과 새벽부터 화이트비치 해변에서 영업을 하는 현지인들이 아침 식사 대용으로 사서 먹는다. 플라스틱 컵에 담아주는데 작은 것은 10페소(230원), 조금 큰 것은 20페소(460원)를 받는다.
 
리조트에서 조식을 제공한 모습. 조금씩 맛난 음식을 골고루 가져다 먹는 것이 좋다. ⓒ 한정환
   
리조트 조식을 최대한 활용
 
화이트비치가 관광객을 유혹하듯 온갖 음식들이 사람들의 입맛을 자극하는 보라카이. 그중에서 호텔에서 제공하는 조식은 부족함이 없었다. 물론 리조트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화이트비치 해변가에 있는 리조트들은 조식을 중·석식과 별반 다르지 않게 음식을 제공하고 있었다.
 
여행 기간 밤늦게까지 관광을 즐기다 보면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보라카이는 늦잠보다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 한낮에는 너무 뜨거워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즐길 수가 없다. 긴 옷을 입지 않으면 조금만 나가 있어도 피부 화상을 입을 정도이다.
 
보라카이를 휴양차 온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침 일찍 일어난다. 동트기 전에 미리 해변가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다. 그리고 아침 6시부터 제공하는 조식을 맛있게 먹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물놀이를 즐긴 덕분에 입맛도 더 당긴다.
 
조식은 무료라고 하지만 예약할 때 미리 선납한 숙박비에 포함된 것이다. 그래서 아침 6시부터 10시까지 리조트에서 제공하는 호텔 조식을 최대한 활용해야 경비도 줄일 수 있고, 골고루 음식을 맛보아 더 좋다.
 
중·석식도 리조트에서 먹고 즐길 수 있도록 자체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다. 하루 3끼 뷔페 음식을 먹기 곤란한 관광객들을 위해 매일 메뉴를 조금씩 바꾸어 가며 제공한다. 그래서 음식값도 매일 변동이 된다. 우리 일행들이 묵은 리조트 중식은 585~630페소(13400원~14400원), 석식은 793~860페소(18200원~19700원)였다.
 
묵고 있던 H리조트 2층 인피니트 풀에서 선셋을 보며 로맨틱 디너를 즐기던 모습 ⓒ 한정환
   
첫날 처음으로 해변가로 나가니 리조트 뷔페 매니저가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한다. 그것도 오랜만에 만난 친한 친구처럼 반갑게 말이다. 아무리 서비스 업계에 종사한다 하더라도 이렇게 친절할 수가 없다. 리조트 투숙객인 걸 미리 알고 있는 듯하다. 오늘 저녁 식사는 리조트 2층 풀 바에서 로맨틱 디너를 이용하면 어떻겠냐며 물어본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여기에서 하면 포도주 한 병은 서비스로 제공하겠단다.
 
쾌히 승낙하고 저녁에 찾아가 보았다. 테이블당 한 명의 웨이터가 배정이 되어 있었다. 스테이크 포함 각종 코스요리가 제공되었다. 거기다 라이브 음악까지 들려주며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가격도 별로 부담스럽지 않는 인당 1320페소(3만360원) 정도였다. 선셋을 바라보며 2층 인피니트 풀에서 한 로맨틱 디너는 정말 여기가 바로 보라카이라는 걸 보여준 멋진 식사였다.
 
그런데 리조트 뷔페식당에 이런 안내문이 적혀 있다. 필리핀 두테르테 대통령이 보라카이를 가리켜 "시궁창이나 다름없다"라는 표현을 한 이후 리조트 측에서 환경정화 문제에 상당한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 같았다. 음식물 쓰레기도 예외가 아닌 듯 보였다.
 
그래서 식탁에는 음식물을 남기면 접시당 300페소(6900원)의 비용이 청구된다고 적혀 있었다. 이런 안내문 때문인지 테이블마다 음식물을 남기는 사람들이 없었다. 조금 남긴다고 하여 비용을 청구당한 사람이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보라카이 환경정화에 관광객들도 많이 협조하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처럼 보였다.
 
우리나라 재래시장과 비슷한 보라카이 중심상권 지역 "디 몰" 모습 ⓒ 한정환
   
먹거리의 중심 "디 몰"(Dmall)
 
보라카이하면 디 몰, 디 몰하면 보라카이가 떠오를 정도로 디 몰은 먹거리, 쇼핑 등의 중심상권 지역이다. 스테이션 1, 2, 3 지역 관광객들이 모두 여기로 모여든다. 먹고, 쇼핑하고, 환전하기 위해서다. 그중에서 디 몰은 먹거리 비중이 가장 크다.
 
디 몰 안에는 한국, 일본, 중국 그리고 양식 등 먹거리가 없는 게 없다. 대부분의 음식점들이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중에서 유독 눈길을 끄는 곳이 한군데 있었다. "알리망오" 크랩으로 유명한 맛집이다. 유명세 때문인지 음식점 앞에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점심시간이라 30여 분을 기다린 끝에 식당에 입장할 수 있었다.
  
보라카이를 찾는 관광객들이 즐겨 찾아 먹는 크랩 "알리망오" 모습 ⓒ 한정환
 
크랩 "알리망오"는 도톰한 집게발 속에 게살이 가득 들어 있는 필리핀에서 유명한 해산물이다. 맛은 우리나라 꽃게, 대게와 마찬가지인데 특제소스를 넣어서 그런지 조금 단짠한 맛이 있었다. 동남아 각국 사람들과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보아 세계 각국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모양이다.
 
필리핀 물가는 우리나라보다는 싸다. 그러나 보라카이는 휴양지라 물가가 필리핀 내에서는 가장 비싸다고 한다. 디 몰 안에도 한식은 맥주까지 곁들이면 보통 인당 10000원, 그 외 다른 이름난 맛집에서 먹는 음식은 25000원 전후로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 디저트 및 간식 대용으로 망고를 많이 먹는다. 망고 과일부터 망고 빙수에 이르기까지 망고를 이용하여 다양한 디저트 메뉴들이 많다. 가격도 대형 망고 빙수를 제외하고는 130페소(2990원) 전후로 적당한 가격이다.
 
보라카이는 다양한 먹거리로 식도락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개인별로 취향이 다르듯 입맛도 서로 다르다. 그래서 미식여행을 즐기는 식도락가에게는 디 몰이라는 공간이 있어 행복하다. 자기 기호에 맞는 음식을 골라 먹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여행 가기 전 맛집을 미리 알아보고 찾아가는 것도 좋다. 그러나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디 몰을 다니면서 유독 사람 많은 곳에 한 번씩 들러보면 바로 그게 맛집이다.
태그:#보라카이, #디 몰, #보라카이 리조트, #먹거리 체험, #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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