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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영입된 청년소방관 오영환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참사"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 오영환 전 소방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입당의 변을 밝히고 있다. 오씨는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관련법들이, 저와 동료들 모두 최선을 다할 현장 활동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넘어서야 할 산이 되면서 정치를 고민했다.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다."라고 말하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있다. ⓒ 남소연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진 않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관련법들이, 저와 동료들 모두 최선을 다할 현장 활동을 뒷받침하는 게 아니라 넘어서야 할 산이 되면서 정치를 고민했다. 결정적 계기는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다."
 
더불어민주당의 5번째 총선 영입인재, 오영환(31) 전 소방관이 7일 "처음부터 정치에 관심이 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한 답변이다. 그는 2014년 세월호 참사와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처를 보면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오 전 소방관은 "현장 구조대원으로서 멀리서나마 마음 아파하고 있었는데 (박근혜 정부가) 해경과 함께 소방방재청을 해체해서 거대한 행정조직, '국가안전처(이후 국민안전처로 명명)'를 만들어 현장지휘를 하겠다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반추했다.
 
이어, "(저는) 그 때 탁상행정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혼자 광화문 1인 시위를 나갔다"며 "피켓을 만들어서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소방청 독립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민의 손발은 기꺼이 되겠지만 행정 관료들의 손발은 될 수 없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영입 제안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도 현장 출동에서 돌아온 뒤였다. 그는 "처음 (영입 제안을) 들었을 때가 독도 앞바다에 추락한 동료들을 수색하기 위해 출동 나가던 때였다"라고 설명했다. 결단을 도운 것은 그의 배우자인 김자인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 선수였다.
  
소방관이었던 남편과 전직 국가대표 아내의 '인사법'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 오영환 전 소방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인 그의 아내 김자인 씨가 깜짝소개되자, 곁에 선 김씨의 흐트러진 머리 모양을 잡아주고 있다. ⓒ 남소연
 
"며칠 만에 집에 와서 아내에게 물었다. 소방헬기 사고자들을 수색하기 위해 또 다른 소방헬기를 타는 남편을 말리지 않았던 것처럼, 아내는 '내가 하지 말란다고 안 할 아저씨(남편)도 아니고 책임감 있으니깐 자기가 믿는 바를 위해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를 위해 최선을 다할테니 나도 믿고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그 말 덕분에 지금 이 순간까지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청년 소방관'이 정치에 뛰어든 계기는 결국 모든 현장이었던 셈이다.
 
"믿고 지지하다는 아내의 말 덕분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
  
민주당 영입된 전직 소방관 오영환, 그리고 그의 아내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 오영환 전 소방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이자 그의 아내인 김자인 씨 등과 함께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 남소연
오 전 소방관은 배우자 외엔 누구와도 민주당 입당을 상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부모님에게도 말하지 못했고 사직서를 제출했을 때도 민주당 입당 사실을 밝히지 않아서 방송을 보면서 이 사실을 알게 될 동료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제가 삶의 선택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는 기준은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다"며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는 일이 저의 첫 꿈이었다면 그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고 더 책임감 있게 나아갈 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소중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 전 소방관은 소방 현장을 10년 간 경험한 당사자로서 현실과 법의 괴리를 좁히는 데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소방관 국가직 전환은 현재로서는 반쪽짜리"라면서 "인사·예산권을 소방청장이 갖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소방업무와 화재진압, 인명구조를 국가 사무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무책임한 모습이 불평등한 국민 안전을 만드는 원인이라 생각했다"면서 "필요한 최소한의 예산을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소방안전교부세라는 바탕이 마련된 만큼 차질없이 그 시작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소방관이란 직군을 대표하는 것 외에도 청년으로서의 대표성도 발휘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관련 질문을 받고 "제가 (청년 문제에 대해) 정책적으로 많은 고민을 했고 해결책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다만 저도 넉넉한 청년 시절을 가지지 못했고 제 또래가 공감할 경험이 있기 때문에 (청년에게) 더 필요한 게 무엇인지, 이 사회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무엇인지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 그 공감부터 시작하겠다"고 답했다.
 
지역구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에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들었다"며 "(당에서) 맡기는 임무가 있다면 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여야 통틀어 최초의 소방공무원 인재영입... 기대감 드러낸 민주당
  
민주당 영입된 전직 소방관 오영환, 그의 아내는 전직 국가대표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5호 오영환 전 소방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영입행사에서 스포츠 클라이밍 국가대표 출신인 그의 아내 김자인 씨 등과 함께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오 전 소방관, 김자인 선수,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조종묵 전 소방청장. ⓒ 남소연
한편, 민주당은 오 전 소방관에 대한 기대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날 기자회견엔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이해찬 대표뿐만 아니라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낸 김부겸 의원, 여성가족부 장관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를 지낸 진선미 의원, 현재 행안위원으로 활동 중인 홍익표·이재정·표창원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또 전국 최초의 여성소방서장인 원미숙 전 강원 원주소방서장과 조종묵 전 소방청장, 최돈묵 가천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 등 소방 관련 선배들도 자리해 오 전 소방관의 입당을 축하했다.
 
참석한 의원들은 오 전 소방관의 저서 <어느 소방관의 기도 - 세상이 우리를 잊어도 우리는 영원한 소방관입니다>를 당으로부터 선물 받았고, 그 대표 격으로 경찰 출신인 표창원 의원이 나섰다. 행안부 장관 출신인 김부겸 의원은 오 전 소방관에게 당 배지를 직접 달아줬고 행안위 전 간사였던 진선미 의원이 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목도리를 오 전 소방관에게 둘러 매줬다. 행안위 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은 오 전 소방관의 배우자인 김자인 선수에게 꽃다발을 증정했다.
 
여야를 통틀어서 최초로 소방직 공무원을 총선 인재로 영입한 것에 대한 의미를 크게 담은 것이다. 또 오 전 소방관이 전문성은 물론, 최근 부각된 2030세대의 정치진출 확대 요구에도 부응하는 인재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 전 소방관의 입당 기자회견문 중 '사람을 구하면 구할수록 더 구해야 한다는 간절함이 커져갔다"는 말씀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오 전 소방관의 입당을 환영했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국가의 존재이고 제일가는 의무이다. 국가가 의무를 져버릴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수백 명의 꽃다운 학생들이 희생된 세월호 참사가 보여줬다"며 "오늘 국민의 안전을 위해 성실하게 진실 되고 절실한 마음으로 일했던 한 공직자를 봤다. 오영환님의 그 절박한 마음을 우리 민주당이 함께 나누어 가지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태그:#오영환, #소방관, #김자인 선수, #더불어민주당, #영입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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