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국가바이러스연구소 설립'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사의를 표명한 이공주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은 20일 퇴임 브리핑에서 "사실은 작년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우리나라에 오기 전에 대통령이 회의에서 여러 번 '돼지열병이 중국에 왔다는데 우리는 뭘 준비해야 되나?'라는 얘기를 했다"라며 "그것을 보면서 제가 우리나라가 국가바이러스연구소 시스템을 가지고 있어야 할 텐데, 그런 것을 가지고 있지 않아서 (대통령이) 굉장히 염려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말했다.
이 보좌관은 "어떤 전염병이 왔을 때 그것을 관리하고 방역하고 예방하는 시스템이 굉장히 잘 돼 있다"라며 "그런데 그게 오기 전이더라도 그것을 꾸준하게 연구해서 그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할지 미리 할 수 있는 바이러스 연구소가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해서 준비하고 있다, 아마 다음 분이 오시면 잘 정리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국가바이러스연구소 설립을 위한 준비 상황과 관련해 이 보좌관은 "국가적인 필요성에 대해서는 많이 스터디가 됐다"라며 "바이러스 연구가 ASF(아프리카돼지열병)처럼 동물도 있고, 코로나처럼 사람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인수 공통도 있어서 그것을 구체적으로 정부 안에서, 국가 체계 안에서 어떻게 만드는 것이 가장 좋을지 부처 간에 모여서 협의하고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보좌관은 1년 동안 청와대에 재직하면서 일군 성과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 AI 국가전략 마련, DNA(데이터와 네트워크와 인공지능) 정책 수립, 규제샌드박스 체계 수립, 국가R&D의 증가, LG U+와 CJ헬로, SK 티브로드와 브로드밴드 인수합병, 이노베이션아카데미 개소, 해양·환경위성 천리안 2B 발사, 데이터 3법 통과 등을 들었다.
이 보좌관은 "'데이터 3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그 데이터 3법에 따라서 데이터를 활성화하고 디지털정부를 구축하고, 디지털미디어 활성화를 위해서 지난 가을부터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라며 "한두 달 후에는 그 결과가 국가전략으로 발표되리라 예상된다"라고 전했다.
이 보좌관이 최근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청와대는 '세 번째 과학기술보좌관' 인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 보좌관은 이화여대로 복귀할 예정이다.
그는 "어제 전에는 코로나19가 잦아들어서 이제는 나갈 수 있겠다 생각했다"라며 "그리고 디지털혁신비서관도 오고 4차산업혁명위원장도 와서 많은 계획을 실행에 옮길 수 있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갑자기 어제 대형 사고가 터진 상황에서 제가 나가게 되어서 매우 송구스럽고 또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새로 오시는 분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좋은 일을 많이 할 것 같다"라며 "30년 동안 하던 일을 마무리지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저는 이렇게 나가게 됐다"라고 전했다.
대표적인 1세대 여성과학자이자 생화학·프로테오믹스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이 보좌관은 이화여대 약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이화여대 대학원장, 세계여성과학기술인네트워크 회장,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등을 지냈다. 지난 2019년 2월 문재인 정부 두 번째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에 발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