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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를 담고 있는 꼬마
 고구마를 담고 있는 꼬마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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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고립된 시간을 보내는 대구 시민들을 향한 응원이 쏟아지는 가운데, 유기농 특구인 충남 홍성에서도 '대구를 돕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목소리는 곧바로 행동으로 이어졌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있는 일부 농가에서는 감자와 상추 등의 농작물을 대구로 보내고 있다.

지난 27일 오전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코로나가 우리를 연대의 길로 인도한다. 피로와 불안감에 젖어 있을 대구 시민들에게 '평화노래농장'에서 농사지은 꿀고구마 100상자를 선착순으로 무료로 보내 드린다. 한집에 하나씩 받아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면 고맙겠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대구에 무료로 고구마를 보내겠다는 내용인 것이다. 순식간에 100개 이상의 주소가 모였다. 공지를 본 시민들이 즉각 대구에 살고 있는 지인들의 주소를 농장주에게 보낸 것이다.   

"의료진처럼 달려갈 순 없지만..."
 
아이들이 대구에 보낼 고구마를 상자에 담고 있다.
 아이들이 대구에 보낼 고구마를 상자에 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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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홍동의 농장을 찾았다. 농장의 고구마 창고에서는 대구로 보낼 감자를 택배 상자에 담고 있었다. 고구마를 분류하는 과정에서 마을 아이들의 고사리 손도 보태졌다. 농장주 손정희씨는 "확보한 주소가 160개가 넘었다. 오늘 중에 모두 보내려고 포장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농장주 손정희씨는 공을 이웃으로 돌렸다. 손씨는 "이웃인 '논밭상점'에서 대구에 고구마를 보낸다고 해서 동참하게 되었다"며 "나는 그저 옆집을 따라한 것뿐이다. 옆집을 좀 더 취재해 달라"고 말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 논밭상정에서도 대구에 보낼 고구마를 포장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 홍동면 논밭상정에서도 대구에 보낼 고구마를 포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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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그의 이웃인 '논밭상점'에서도 대구에 보낼 고구마를 택배 상자에 담드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농장에서 택배를 포장하고 있던 최루미씨가 반갑게 맞아 주었다. '논밭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박푸른들씨가 그의 딸이다.

"어제 아침에 갑자기 생각한 것이다. 김영철의 파워FM 라디오를 들으며 출근하는데, 김영철씨가 대구의사협회 회장님의 선언문을 읽고 있었다. 아무런 대가나 명예도 바라지 말고 대구로 내려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딸(박푸른들)이 운영하는 논밭상점 사무실에 가서 건의를 했다. 의료진처럼 대구로 달려갈 수는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제안했다. 논밭상점 고객들의 지인들을 중심으로 주소를 받았다. 미약하나마 돕고 싶었다. 큰 고구마 보다는 '한입 고구마'를 보내기로 했다. 조리도 간단하고 시간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웃에 '푸르미 농장'에서 상추를 보내주어서 상추와 함께 보내려고 택배를 준비하고 있다."

논밭상점은 대구에 300 상자의 고구마를 보낼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최루미씨는 "고구마는 우리 농장의 이름이 아닌 대구에 지인을 둔 논밭상점 고객들의 이름으로 보내고 있다"고 귀띔했다. 충남 홍성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지금, 코로나19로 고립되고 있는 대구에 '따뜻한 정'을 배달하고 있다.

태그:#대구에 고구마 , #홍성 농민들 , #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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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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