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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머리 맞댄 이인영-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해찬 대표에게 다가가 무언가를 논의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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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을 코앞에 둔 더불어민주당 발등에 두 개의 불이 떨어졌다.

코로나19사태 대응이 첫 번째고, 또 다른 하나는 비례대표 무공천을 포함한 '선거연합정당' 참여 여부다. 전자는 총력 대응으로 단일대오를 이룬 반면, 후자는 찬반을 넘어 구성 방식, 시점 등 모든 지점에서 격론이 오간다. 결국 최종 판단은 이해찬 당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로 넘어갔다.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이해찬 당 대표가 결정을 내려 당무위원회를 소집해야한다. 최고위원회 결정으로 끝낼 사안이 아니다. 중앙위원회 추인도 받아야 한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선거를 끝으로) 정치를 그만두는 당 대표에게 다들 과도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도 "선거법을 진두지휘하는 책임자로서 (선거연합정당에 참여 한다면) 사과와 함께 그 이유를 국민께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요구'라는 표현은 역설적으로 민주당이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할 경우 돌파해야할 난관에 해당한다. 비례대표 공천 여부는 물론, 지지층 이탈을 우려하는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도 적지 않은 갈등 요인이다. 참여 명분을 설명하는 일도 쉽지 않다.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출현으로 '어쩔 수 없다'는 해명은 오히려 중도층에 독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혁 벨트' 동상이몽

그럼에도 민주당 일각에서 선거연합정당 참여 가능성을 열어 둔 이유는 일부 지역구 의석 손실보다 국회의장직을 포함해 1당 지위를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미래한국당과 같은 비례정당 창당보다는 '선거연합정당'이라는 우회로를 택할 경우 민심 이반이 덜 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강훈식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고민은 미래한국당처럼 꼼수를 안 쓰면서도 정당지지율 40%의 절반인 20%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있다"면서 "미래통합당이 지지율 30%를 다 쓰면 미래한국당 의석이 20석 정도 된다. 그런데 왜 민주당은 7석밖에 못 가지냐고 묻는 당원들에게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거연합정당 모델을 통한 협치 가능성에 운을 떼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군소정당들이 최대한 원내에 진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본질인 만큼 그 취지를 살리는 게 중요하다"면서 "당장 민주당 의석수를 확보하자는 게 아니라 (협치를 위한) 취지에 부합한다면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당의 입장을 설명했다.

문제는 정의당과 민생당 등 4+1의 당사자였던 원내 정당들과의 이른바 '개혁 벨트'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미 선거연합정당 참여에 선을 그은 상태다. 강민진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비례용 임시가설정당'인 선거연합정당에 참여할 뜻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강 대변인은 "진영논리를 강화시켜 진보개혁 진영의 승리를 좌초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면서 "그 결과를 다시 나눠 각자 정당으로 돌아가겠다는 건 이익의 분점일 뿐 국민의 선택도 아니다"라고 맹비난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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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민주당, 이번 주까지 큰 틀 만들어줘야 가능"

여기다 민주당내 분란도 예상된다. 선거제 개정안의 원 취지를 뒤집는 결정인 만큼 지지층 내 분화와 중도층 이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른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은 상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이미 비례대표 공모를 신청한 예비후보들과 영입 인재들의 행로가 불투명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선거연합정당이 구성될 경우 연합 명부를 통한 후보자 공천이 이뤄져야 하므로, 각 정당 간 협상 절차도 필요하다. 이들 후보자들을 어떤 방식으로 배치할 지에 대한 고민도 남게 될 수밖에 없다.

최재성 의원은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무공천'을 주장하며 선거연합정당에 대해선 "존중"의 뜻을 밝혔다. 최 의원은 "국민께 단 한 명의 후보도 내지 않을 테니 기형적이고 민심을 왜곡하는 비례한국당을 찍지 말아달라고 호소해야 한다"면서 "지역구에만 충실하되, 밖에서 비례정당을 만들어 비례한국당을 막아야한다는 정치세력이나 정당은 그것대로 존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례대표추천관리위원장인 우상호 의원은 선거연합정당 가능성에 길을 열어두면서도, 현실적 한계를 언급했다. 우 의원은 같은 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아무 논쟁 없이 순식간에 만든다 해도 물리적 절차가 빡빡하다. 그런데 각자 세력이 자기가 주도하겠다고 주장하기 시작하면 당이 혼란스러워진다"고 우려했다.

가장 큰 문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주당 지도부가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사이, 당 안팎의 분란만 가중될 수 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지역구 의석 몇 개를 잃을 가능성과, 1당을 얻고 소수 정당을 진출시켜 전체 진보 파이를 넓히는 것 사이에서 고민이 있다"라면서 "녹색당과 미래당이 가져갈 의석을 미래통합당이 가져가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에 (지역구 손실을) 감수할 만하다 볼 수 있지만, 결국 마지막 결단은 이 대표에게 달려있다"고 말했다.

가칭 정치개혁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하승수 변호사는 2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오는 16일까지 선관위에 비례대표 공천방식을 제출해야 한다. 16일 전까지는 연합정당 공천 방식에 대한 협상을 끝내고 각 당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이번 주 주말까지라도 민주당에서 큰 틀의 내용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태그:#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선거연합정당, #미래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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