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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3일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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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도 장기화된 마스크 부족 사태에 공식 사과했다.

문 대통령은 3일 오전 중대본과 함께한 국무회의에서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해 국민들에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전날(2일) 김강립 중대본 1총괄조정관도 "아직 국민이 체감하고 안심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마스크를 보급하기까지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을 저희들(정부)도 반성하고 있다"라며 정부가 처음으로 마스크 부족 사태에 공식 사과했다.

정부가 지난 1일 마스크 약 588만 장을 공급해 우체국과 농협, 하나로마트, 약국 등에서 판매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그런 가운데 문 대통령도 공식 사과에 나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마스크 부족 사태에 사과하면서 "확진자가 폭증하고 지역감염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분명히 있지만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라고 정부의 실책을 인정했다.

"식약처을 중심으로 관계 부처들이 긴밀하게 협력해서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주기 바란다"라며 '세 가지'를 당부했다.

먼저 마스크 공급을 늘리기 위한 마스크 원재료 추가 확보 등이다. 문 대통령은 "생산 물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렵다"라며 "생산업체들이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원재료 추가 확보 등 최대한 지원하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또한 나중에 마스크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에도 정부가 일정기간 남는 물량을 구입해서 전략물자로 비축하는 방안을 마련해 생산업체들이 안심하고 마스크 생산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해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 방안의 마련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공적 유통체제로 나선 이상 공급에 여유가 생길 때까지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방안을 강구해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어떤 사람은 많이 구입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여러 차례 줄을 서서 기다려도 구입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야 하는 등의 불평등한 상황을 반드시 개선해 달라"라며 "공급이 부족할 동안에는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은 마스크 부족에 대한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 구하는 노력이다. 문 대통령은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해주기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정부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하라"

또한 문 대통령은 내일(4일) 임시국무회의를 거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상황이 엄중하다, 경제심리가 얼어붙어 투자와 소비, 산업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다"라며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으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력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긴급하고도 과감한 재정 투입이 출발점이다"라며 "이에 따라서 지난주 종합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내일 임시국무회를 거쳐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라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추경까지 포함한 종합지원대책에 30조 원 이상의 직·간접적인 재원을 투입할 계획이다"라며 "소상공인, 저임금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위축된 내수소비 진작을 위해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바이러스연구소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선별진료소와 음압병상 확충 등 감염병 대응체제를 강화하는 예산도 반영했다"라며 "예비비와 기존 예산을 모두 활동하는 걸 우선으로 하고 부족한 재원을 추경으로 뒷받침하고자 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 성패는 속도에 달렸다"라며 "여야 모두 신속한 추경 투입에 공감하는 만큼 이해해주길 기대한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 경제활력을 위해 대승적으로 논의해주길 바란다"라고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특히 정부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하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경제에 대한 비상태세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라며 "중대본의 콘트롤 타워 역할에 더해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해주기 바란다"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방역과 민생경제의 중심에 서주기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국무회의 모두발언 전문이다.

"오늘 국무회의는 확대 중대본 회의를 겸해서 개최합니다. 국무총리가 계시는 대구와 세종청사, 또 시․도지사님들을 화상으로 연결했습니다. 시․도지사님들은 긴급한 일이 있으면 자리를 비우셔도 좋습니다.

코로나19 확진세가 지속되는 중대한 국면입니다. 신천지 이전과 이후가 완전히 다른 양상입니다.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감염과 대단히 이례적인 높은 감염률이 우리 방역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대구․경북의 위기는 최고조에 달했고, 국가 전체가 감염병과의 전쟁에 돌입했습니다.

우리는 방역 전선을 더욱 튼튼히 구축하기 위해 있는 힘을 다하고 있습니다. 세계가 인정하듯이 필요한 만큼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역학조사를 강화하여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내고 치료하는 모범을 보이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많은 인원을 검사하면서 그 결과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공개하는 것은 지역 감염의 확산을 막기 위해 지금 단계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고 믿습니다.

정부는 확진자의 빠른 증가세에 따라 부족한 의료 인력을 대폭 충원하고 있고, 병상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감염의 양상이 달라짐에 다라 경증 환자는 별도의 격리시설인 생활치료센터에서 보호받도록 하고, 중증 환자 중심으로 입원 치료하는 체제로 바꿔 한정된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조치도 취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가장 어려운 대구․경북 지역의 연대와 지원의 손길을 보내면서 지역 사회로의 확산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시·도지사님들과 지역 방역 당국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생활치료센터 확보와 중증도가 높은 환자들 치료에도 더욱 협력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마스크를 신속하고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불편을 끼치고 있는 점에 대해 국민들께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지역 감염의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늘어난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수입도 여의치 않은 그런 현실적인 어려움이 분명히 있지만 오랫동안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식약처를 중심으로 관련 부처들이 긴밀히 협력해서 빠른 시일 내 해결해 주시기 바랍니다.

크게 세 가지를 당부합니다.

첫째, 생산 물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하면 어려움을 근본적으로 해소하기가 어렵습니다. 생산업체들이 생산 물량을 늘릴 수 있도록 원재료 추가 확보 등 최대한 지원하기 바랍니다. 또한 나중에 마스크 수요가 줄어드는 경우에도 정부가 일정 기간 남는 물량을 구입해서 전략물자로 비축하는 방안을 마련하여 생산업체들이 안심하고 마스크 생산 확대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해 주기 바랍니다.

둘째, 정부가 공적 유통 체제로 나선 이상 공급에 여유가 생길 때까지 최대한 합리적이고 공평한 보급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랍니다. 어떤 사람은 많이 구입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여러 차례 줄을 서서 기다려도 구입하지 못하고, 어떤 사람은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구입해야 하는 등의 불평등한 상황을 반드시 개선해 주기 바랍니다. 공급이 부족할 동안에는 그 부족함도 공평하게 분담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수요만큼 충분히 공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현실을 그대로 알리고, 효율적인 마스크 사용 방법 등 국민들의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노력도 병행해 주기 바랍니다.

감염병 대책에 온 사회가 방역의 주체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금 코로나19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온 국민이 힘을 모으는 길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방역 체계는 뛰어나고, 방역 전선에서 땀 흘리는 의료진들이 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봉사와 응원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반드시 이겨낼 수 있습니다. 지금은 국가적 차원에서 사태 해결에 전념할 때입니다. 불안과 분열을 증폭시키는 일을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한편으로 경제 상황이 엄중합니다. 경제 심리가 얼어붙어 투자와 소비, 산업 활동이 크게 위축되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충격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클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비상경제시국으로서 경제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전력으로 대응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정부의 긴급하고도 과감한 재정 투입이 출발점입니다. 이에 따라 지난주 종합대책을 발표한 데 이어 내일 임시 국무회의를 거쳐 추경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합니다. 추경까지 포함한 종합 지원 대책에 30조 원 이상의 직·간접적 재원을 투입할 계획입니다. 소상공인, 저임금 노동자 등 취약계층의 어려움을 덜어드리고, 위축된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해 가용한 수단을 총동원하였습니다. 바이러스연구소와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선별진료소와 음압병상 확충 등 감염병 대응 체제를 강화하는 예산도 반영하였습니다. 예비비와 기존 예산을 모두 활용하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부족한 재원을 추경으로 뒷받침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제 성패는 속도에 달렸습니다. 여야 모두 신속한 추경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신속히 논의하여 처리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정치적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국민 안전과 경제 활력을 위해 대승적으로 논의해 주시길 당부 드립니다. 정부는 지자체와 함께 추경이 통과되면 바로 현장에서 정책 효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집행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기 바랍니다.

특별히 각 부처에 당부합니다. 방역과 경제에 대한 비상 대응 태세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대본의 컨트롤 타워 역할에 더하여 위기상황에서 벗어날 때까지 정부의 모든 조직을 24시간 긴급 상황실 체제로 전환하여 가동해 주기 바랍니다. 특히 모든 부처 장관들이 책상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방역과 민생 경제의 중심에 서 주시기 바랍니다. 시·도지사님들께서도 필요한 의견을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태그:#마스크 부족사태, #문재인, #중대본, #코로나19, #국무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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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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