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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방위사령부 211연대 장병들이 3일 오후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수도방위사령부 211연대 장병들이 3일 오후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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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사회에 공동체란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던졌다. 뜻하지 않은 긍정적 현상이다. 누가 강요한 게 아니고, 보여주기 위한 위장된 선의 또한 아니다. 그저 가슴이 이끄는 대로 자발적으로 움직인 풍경들이다. 위기 속에서 공동체 의식은 빛을 발하기 마련이다. 외환위기 당시 금모으기 운동을 떠올리게 하는 따뜻한 공동체에 시선이 간다.

기초생활 급여로 생계를 잇는 5급 지체장애인 강순동씨. 그는 7년 동안 납입한 암보험을 깼다. 해약한 돈 118만 7360원을 코로나 극복에 써달라며 기부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몸뚱이만 성하면 당장 대구에 가서 뭐든 할 텐데"라며 울먹였다고 한다.

또 광주지역 공동체는 대구 코로나19 경증 확진 환자를 받는다고 밝혔다. 5.18당시 수많은 손길이 광주와 함께 했듯이 지금은 빚을 갚아야 할 때라는 말을 덧붙였다. 앞서 지난 2월 26일 전북도의회는 대구·경북지역 환자를 전북에서 치료하자는 공식 성명을 냈다. 병상이 없어 방치되고, 사망자까지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해결해 보자는 공동체 의식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호남에서 시작된 호소에 호응해 대구지역 중증 환자은 전국 광역단체로 옮겨 치료 중이다. 전북과 광주 시민들이 보여준 인간애는 공동체 의식을 빼놓곤 설명하기 어렵다. 감염원 차단을 위해 도시를 통째로 봉쇄한 중국과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시작된 '착한 임대료' 운동도 함께하는 삶을 돌아보게 한다. 한옥마을에서만 건물주 111명이 동참했다. 경기 파주시 '프로방스 마을'은 2월 임대료 전액을 공제했고, 서울 홍대 지역 건물주협회도 임대료 인하에 나섰다. 경남개발공사도 6개월 동안 46개 점포 임대료를 35% 내리기로 했다. 부산항 국제여객선터미널, 전주대, 부산가톨릭대, 대형 프랜차이즈도 가세했다. '착한 임대료'는 코로나19보다 더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탐욕을 근간으로 삼는 자본주의 이론을 무색하게 한 풍경이다.

위기에 직면하면 인간은 크게 두 가지 행태를 보인다. 하나는 이기주의, 다른 하나는 이타주의다. 공동체를 망가뜨리거나 살리는 결정은 한 끗 차이다. 문명화된 사회는 이타주의를 토대로 진전돼 왔음은 물론이다. 이타주의는 거창한 게 아니다. 공동체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바탕에 둔다.

우리 선조들은 숱한 위기상황에서 자신을 던졌다. 임진왜란 당시는 이순신을 도와 백척간두에 선 조선을 구해냈다. 이들이 헌신이나 희생이라는 거창한 명분을 생각한 건 아니다. 단지 자신과 이웃이 생활하는 공동체를 지키고자 함이다.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는 이름 없는 호남 의병들에 대한 헌사다.

한없이 따스하면서도 한없이 나약한 인간

아침 신문에 실린 사진 한 장은 다시 인간을 생각하게 한다. 한국 교민이 사는 아파트 정문을 중국 주민들이 각목으로 막은 모습이다. 한국에서 돌아온 교민이 호텔 격리 기간이 끝나기 전에 돌아왔다는 이유다. 흥분한 안후이성 허페이시 주민들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눈인사를 나누었을 이웃에 대한 행동치곤 고약하다. 막연한 적의 앞에 몸서리쳐진다. 사진은 공포 앞에선 언제든 극단적인 이기주의로 흐를 수 있다는, 인간은 한없이 나약한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공동체를 앞세우는 따뜻한 풍경과 달리 정치권이 보여주는 행태는 퇴행적이다. 위성 비례정당 설립을 놓고 여야가 갑론을박하는 모습은 볼썽사납다. 여야 구분 없이 의석을 늘리느라 혈안 돼있다. 이미 미래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설립, 얄팍한 선수를 쳤다. 이대로라면 미래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이 제1당을 차지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다. 그동안 위성 비례정당을 강하게 비토해왔기에 민주당 고민은 깊을 것이다. 내부에서는 비례정당 설립에 나서야 한다는 현실론이 고개 들고 있다. 국민들 눈에는 마뜩치 않다. 민생은 뒷전인 채 의석을 늘리기 위한 꼼수정치에 뛰어든 것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코로나19를 이용한 일부 정치인들 행태도 눈총을 받고 있다. 코로나19 와중에 튀어보겠다는 정치적 쇼라는 비난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에 회자된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다르지 않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박 시장과 이 지사가 "경쟁적으로 정치적 쇼를 하는 것 아니야"며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고 있다.

박 시장은 신천지 이만희 교주를 구속하라고 촉구했다. 검경에서 나설 일이지 자치단체장이 거론할 사안은 아니라는 점에서 튀는 언행이라는 게 중론이다. 또 박 시장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 기자회견을 두고 "서울시가 고발을 했기에 한 것"이라며 자화자찬했다. 낯 뜨겁지 않은가.

국민들이 정치와 정치인에 대해 불신과 회의적인 눈길을 보내는 것은 이런 속보이는 행태 때문이다. 지금은 코로나19 사태 진화에 모든 역량을 모을 때다. 야당도 공동체를 위해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해야 한다. 민주당은 여당으로서 민생과 경제를 위한 실절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

선거법 개정에 앞장섰고 위성 비례정당을 비난했기에 비례정당 설립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소탐대실로 끝날 수 있다는 경고를 흘려들어서는 안 된다. 이보다 공동체를 살리는 일에 나선다면 국민들로부터 박수 받을 수 있다. 정치는 명분이다. 이겨도 지는 싸움이 있고, 져도 이기는 싸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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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 여행, 한일 근대사, 중남미, 중동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남미를 여러차례 다녀왔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편향된 중동 문제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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