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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업합니다' 3월 들어 서울에서 문을 닫은 음식점, 치킨집, 카페 등이 한 해 전보다 9% 늘어났다. 23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달 1~20일 1600곳이 폐업했다. 외식 업황이 나빠지고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이 본격화한 탓에 폐업한 식당들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가게 앞 폐업 안내문.
▲ "폐업합니다" 3월 들어 서울에서 문을 닫은 음식점, 치킨집, 카페 등이 한 해 전보다 9% 늘어났다. 23일 서울열린데이터광장의 서울시 식품위생업소 현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달 1~20일 1600곳이 폐업했다. 외식 업황이 나빠지고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부진이 본격화한 탓에 폐업한 식당들이 지난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가게 앞 폐업 안내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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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기본소득은 단순한 현금 복지일까, 아니면 얼어붙은 경제를 살리는 마중물이 될까. 재난기본소득을 놓고 이견이 분분하다. 한쪽은 세금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세금 돌려막기'라며 비난을, 다른 한쪽은 내수 진작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한 절박한 조치라며 맞서고 있다. 재난기본소득이 필요하다면 언제, 어떻게, 얼마나 지급해야 할까. 또 현실화 가능성은 있는 것인지 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법 활발하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지난 2월 29일 재난기본소득 지급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상공인과 프리랜서, 비정규직에게 50만 원씩 지급하자는 내용이다. 이어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이 가세했다. 모든 국민(5178만 명)에게 100만 원씩, 51조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까지 나왔다. 이런 가운데 김승수 전주시장은 가장 먼저 실행에 옮겼다. 당장 다음 달(4월)부터 저소득층 5만 명에게 52만 7158원씩 지급한다.

아직까지 정부는 "결정된 게 없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그러나 무작정 외면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경제 위기 극복과 다른 지자체와 형평성 때문이다. 무엇보다 실효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라도 그렇다. 정부는 3월 22~ 4월 5일까지 모임, 여행, 행사 연기 및 취소를 권고했다. 정세균 총리는 "정부 방역 방침을 어길 경우 더 이상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결단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재난기본소득은 재정으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생활비를 지급하는 것이다. 취약 계층을 대상으로 한 선별적 복지보다 넓은 개념이다. 세계 경제는 유례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세계노동기구(ILO)는 전 세계에서 실업자 2500만 명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제 금융위기 당시 2200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미국 뉴욕 주는 22일, 100% 재택근무 명령을 내렸다. 사실상 봉쇄조치다. 확진 환자도 주말 사이 1만 2500명이 늘어 미국은 2만 7000명을 넘어섰다. 중국, 이탈리아, 스페인에 이어 네 번째다. 우리나라도 대량 실업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미 실업급여 신청자는 지난해보다 20~30% 늘었다. 문제는 우리만 잘한다고 해서 그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재난기본소득이 거론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1인당 1000달러(124만 원)씩 1조 2000억 달러(1486조 원)를 지급하는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보수, 진보 모두 반겼다. 맨큐 하버드대 교수와 폴 크루그먼까지 "가능한 빨리, 현금으로 직접 지급하라"며 거들었다. 트럼프 측근인 린지 그레이엄 상원 의원은 "1회성 현금 지급이 아닌 지속가능한 수입을 창출하는 일자리가 필요하다"며 반대했다. 하지만 재난기본소득에 호응하는 목소리가 더 크다. 미국은 2001년과 국제금융위기(2008년) 때도 성인 1인당 300~600달러를 지급한 바 있다.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도 추진 중이다. 홍콩은 모든 국민, 싱가포르는 성인 시민권자, 호주는 연금생활자가 대상이다. 홍콩은 영주권자 700만 명에게 우리 돈으로 약 155만 원씩 지급한다. 총 710억 홍콩달러 규모이며, 6월 중 일괄 지급할 예정이다. 싱가포르는 21세 이상 시민권자에게 소득과 재산에 따라 최고 300싱가포르 달러(26만 원)를 지원한다. 또 20세 이하 자녀를 둔 부모와 저소득 근로자에게는 100~720달러를 추가 지급한다. 호주는 직업 훈련생 12만 명과 연금‧실업급여 수급자 650만 명이 지급 대상이다.

미국 내에서는 이번 조치가 기본소득제로 가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단기적인 위기극복을 뛰어넘어 아예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자동화와 AI로 인한 실업자 구제를 위해서다. 진보주의자 홍세화도 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그는 <결: 거침에 대하여>이란 책에서 1949년 농지개혁을 '기본 자본'으로 규정했다. 정부가 주도한 토지 분배를 '기본 자본'으로 설명했다. 1948년 정부 출범 당시 소작농은 80%였다. 그런데 농지개혁 이후 자작농 비중은 96%로 높아졌다. 결국 국민들은 땅이란 '기본자본'을 토대로 형편이 나아졌다.

언젠가는 재난기본소득을 넘어 기본소득, '기본자본'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 비상한 상황에서 비상한 정책은 상식이다. 재난기본소득은 이 같은 연장선상에서 논의되고 있다. 필요하다면 빠를수록,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이유는 이렇다.

첫째, 선별 지급은 공감대를 얻기 어렵다. 세금을 많이 납부한 고소득자는 배제하고 저소득층만 지급한다면 저항이 우려된다. 또 소득 분위를 따지고, 증명하고, 선별하는 데 행정력을 소비할 여유가 없다. 고소득층 기준도 모호하다.

둘째, 고소득층에게 100만 원은 가욋돈이다. 공돈은 신속한 소비를 촉진시킨다. 저소득층 또한 필수 생계비라는 점에서 마찬가지다.

셋째,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정책 효과는 극대화되고, 정치 쟁점은 조기 진화할 수 있다.

넷째,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지역 사랑상품권을 지급하되, 유효 기간은 6개월로 제한하는 게 낫다. 짧은 시간 안에 내수 진작을 기대할 수 있다.

관건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51조 원을 어떻게 확보할지 정부와 정치권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단순한 현금 복지가 아닌 위기 극복을 위한 마중물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할 필요가 있다. 하루하루 힘들게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서민들에게 투자는 희망이다. 재난기본소득은 실효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다. 증세나 세제 개편을 포함한 정책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임병식씨는 전북대학교 초빙교수이자 전 국회 부대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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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인문, 여행, 한일 근대사, 중남미, 중동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남미를 여러차례 다녀왔고 관련 서적도 꾸준히 읽고 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 중심의 편향된 중동 문제에는 하고 싶은 말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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