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P급 활약이 기대되는 3년차 강백호

강백호 ⓒ kt 위즈

 
올 시즌 창단 첫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kt 위즈는 강백호, 멜 로하스 주니어, 유한준,황재균으로 이어지는 강력한 중심타선을 자랑한다. 물론 올해로 불혹이 된 유한준의 성적이 급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프로 3년 차를 맞는 강백호가 또 얼만큼 성장할 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작년 시즌 타율 .283 20홈런67타점으로 주춤(?)했던 황재균도 반등을 기대할 여지가 충분하다.

하지만 kt 타선에서 유독 1루 만큼은 기를 쓰지 못하고 있다. 작년 주전 1루수 역할을 한 오태곤은 타율 .250 6홈런35타점으로 영입 당시 기대했던 호타준족으로서의 성장을 보이지 못했고 2017년 3할 20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던 윤석민(SK와이번스)은 작년 2홈런17타점으로 부진한 끝에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을 옮겼다. 상무 시절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던 문상철도 아직 1군에서는 증명한 것이 없다.

이에 kt의 이강철 감독은 스프링캠프와 자체 청백전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바로 간판타자 강백호의 1루수 변신이다. 고교 시절까지 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는 데다가 탁월한 운동능력을 가진 강백호가 1루에 자리 잡는다면 상대적으로 자원이 풍부한 백업 외야수들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 작년까지 백업으로 활약했던 배정대와 조용호에게는 주전이 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 왔다는 뜻이다.

7년 전의 특급 유망주, 이제 1군에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

올해로 프로 7년 차가 됐지만 여전히 배정대라는 이름이 낯선 야구팬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 배정대는 프로 데뷔 후 6년 동안 211경기에 출전해 타율 .180 1홈런11타점34득점을 기록 중인 유망주에 불과하다. 2018년 경찰야구단에서 전역한 후 작년 시즌 66경기에 출전했지만 선발 출전은 13경기에 불과했고 대부분 대수비나 대주자로 출전했다.

하지만 아마야구를 좋아하는 팬이라면 수년 전 프로 스카우트들을 들뜨게 했던 성남고의 특급 유망주 배병옥을 기억할 것이다. 배병옥은 바로 배정대의 개명 전 이름으로 배정대는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트윈스에 지명됐다. 프로 입단 당시만 해도 김하성(키움 히어로즈) 같은 슈퍼스타는 물론이고 고영표, 심우준(이상 kt) 같은 주전급 선수들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던 선수였다.

하지만 배정대는 박용택,이진영,정의윤(SK),이병규(롯데 자이언츠) 등 쟁쟁한 선배들에 밀려 루키 시즌 1군 경기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고 시즌이 끝난 후 신생구단 20인 외 특별지명을 받아 kt로 이적했다. 당시 LG팬들 사이에서는 가지고 있는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시험도 해보지 못한 배정대를 1년 만에 다른 팀으로 보낸 LG프런트의 선택을 원망하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배정대는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신생구단 kt에서도 잠재력을 폭발시키지 못했다. 배정대는 2015년 66경기,2015년 65경기에 출전했지만 준수한 주력과 뛰어난 수비실력만 확인했을 뿐 타격에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군복무 후에도 타격에서 눈에 보이는 발전을 이루지 못한 배정대는 작년 시즌에도 1,2군을 오가는 대수비 및 대주자 요원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배정대는 올 시즌 강백호가 1루수로 변신한다면 외야의 빈자리를 메울 1순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여전히 리그 정상급의 수비 실력을 자랑하는 배정대는 스프링캠프와 자체 청백전에서 4할대의 고타율과 5개의 도루를 기록하며 타격에서도 눈부신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다. 작년까지 외야 빈자리를 찾아 떠돌던 배정대가 프로 입단 7년 만에 드디어 풀타임 주전 기회를 잡았다.

외야 전 포지션 소화 가능한 유틸리티 외야수, 풀타임 주전 노린다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출신의 조용호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의무를 마친 후 2014년 육성선수로 SK에 입단했다. 입단 초기에는 SK의 두꺼운 외야진에서 쉽게 자리를 잡지 못했지만 김강민이 부상을 당한 2017년 69경기에서 타율 .272 10타점34득점11도루를 기록하며 1군에서 자리를 잡는 듯 했다. 하지만 힘들게 야구팬들에게 이름을 알린 조용호는 바로 다음 해 빠르게 잊히고 말았다.

SK는 2018 시즌 한동민,김동엽(삼성 라이온즈), 김강민,노수광 등 주전급 외야수 대부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반면에 주전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조용호는 1군에서 단 16경기만 출전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결국 조용호는 2018 시즌이 끝난 후 무상 트레이드 형식으로 SK를 떠나 kt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SK에 비해 상대적으로 외야진의 무게감이 떨어졌던 kt로의 이적은 조용호에게 좋은 기회가 됐다. kt에서 로하스와 강백호, 김민혁의 뒤를 받치는 네 번째 외야수로 활약한 조용호는 외야 세 자리를 모두 섭렵하면서 87경기에서 타율 .293 19타점15득점3도루라는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비록 많은 장타를 기대할 수 있는 유형의 타자는 아니지만 .306의 득점권 타율과 .393의 대타타율을 기록하며 대타 요원으로서도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외야 세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고 대타 타율이 유난히 높은 조용호는 올 시즌에도 작년처럼 4번째 외야수로 활약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kt의 주전 우익수 강백호가 풀타임 1루수로 변신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안정된 수비와 날카로운 타격을 겸비한 조용호는 충분히 올 시즌 외야 한 자리를 노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실제로 작년 시즌 객관적인 성적은 조용호가 경쟁자 배정대를 능가한다. 

한편 작년 시즌 kt의 주전 1루수로 활약했던 오태곤은 강백호가 1루로 옮길 경우 주전 자리를 잃을 확률이 높다. 어느덧 서른이 된 오태곤의 입장에서는 내야에서 간판스타 황재균과 강백호의 부상이탈을 기다리기 보다는 외야 수비가 가능한 만큼 외야의 주전경쟁에 뛰어드는 편이 훨씬 유리하다. 물론 오태곤이 외야에서 경쟁력을 보이기 위해서는 2018년(12개)에 비해 절반으로 뚝 떨어진 홈런 수를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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