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팬들이 미국 경찰의 불법 시위 신고 앱을 마비시킨 사건을 보도하는 <바이스> 갈무리.

k팝 팬들이 미국 경찰의 불법 시위 신고 앱을 마비시킨 사건을 보도하는 <바이스> 갈무리. ⓒ 바이스

 
미국에서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남성이 숨진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격렬해지는 가운데 경찰이 스마트폰 앱을 통해 불법 시위를 제보해 달라고 하자 K팝 팬들이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의 영상, 이른바 '팬캠'을 한꺼번에 보내 앱을 마비시켰다.

지난달 25일 미국에서는 조지 플로이드라는 흑인 남성이 백인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제압당했다. 경찰은 플로이드를 바닥에 엎드리게 하고 목을 눌러 움직이지 못하도록 했고, 비무장 상태였던 플로이드는 숨을 쉴 수 없다고 고통을 호소하다가 결국 숨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급속히 확산됐고, 경찰과의 유혈 충돌까지 벌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연방군을 투입하겠다고 밝히고 나섰다.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경찰도 최근 '아이워치 댈러스(iWatch Dallas)'라는 앱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불법 시위를 발견하면 제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불법 행위를 하지 않는 시위대까지 피해를 당할 수 있다는 비판이 쏟아졌고, 한 K팝 팬이 "이 앱을 다운받아서 우리가 좋아하는 스타의 팬캠을 전부 올려버리자"라고 제안하자 방탄소년단, 트와이스, 블랙핑크 등 K팝 스타들의 사진과 영상이 쇄도했다.

결국 이 앱은 마비됐고, 댈러스 경찰은 "기술적 문제로 인해 앱이 다운됐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불법 시위 신고 앱이 다운됐다고 밝히는 미국 댈러스 경찰 트위터 계정 갈무리.

불법 시위 신고 앱이 다운됐다고 밝히는 미국 댈러스 경찰 트위터 계정 갈무리. ⓒ 미국 댈러스 경찰 트위터

 
댈러스 경찰 앱에 대한 '팬캠 총공세'를 처음 제안한 @7soulsmap라는 누리꾼은 "우리가 팬캠을 올리는 이유는 시위 참가자들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K팝 팬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또한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아이워치 댈러스 앱 페이지에도 가장 낮은 평점과 함께 "모든 경찰은 악당이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등 경찰을 비판하는 항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K팝 스타들의 참여는 정말 압도적이다"라며 "우리는 시위대가 하고 있는 일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고 싶다"라고 밝혔다. 

미국 온라인매체 바이스는 "방탄소년단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한국 아이돌 그룹을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것으로 유명한 케이팝 팬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주목할만한 힘(force)을 갖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팬캠을 넘어 시위대가 아닌 경찰의 불법 행위를 제보하는 영상까지 올리고 있다"라고 전했다. 
미국 시위 인종차별 K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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