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백> 관련 사진.

영화 <결백> 관련 사진. ⓒ 영화사 이디오플랜

 
결백을 주장하는 자는 필연적으로 의심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 주장이 강하면 강할수록 의심 또한 비례한다. 누군가는 거짓을 말하고 있고 누군가는 억울한 상황, 과연 쉽게 뒤집어질 수 있을까.  

대부분의 법정 드라마물이 바로 이런 억울함을 동력 삼아 이야기를 전개시킨다.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결은 많이 달라지겠지만 치열한 법리 공방, 증거 수집, 논리 싸움이 주다. 곧 개봉할 영화 <결백>은 이런 법정물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모녀 관계, 나아가 왜곡된 한 가정 내 관계를 짚어내며 꽤 흥미를 끈다.

주인공인 정인(신혜선)은 일찌감치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다 가출했다. 공부를 곧잘 했지만 형편 상 본인의 보금자리를 떠나지 않으면 꿈이 막힐 것만 같았다. 오랜 시간이 지나 딸을 떠나 보낸 엄마(배종옥)는 급성 치매를 앓게 됐고 급기야 마을 사람들을 농약 막걸리로 독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꿈을 이뤄 유능한 변호사가 된 정인이 다시 본인이 나고 자란 고향으로 내려와 사건 하나하나를 해결해 가는 게 <결백>의 기본 골격이다. 여타 법정물이 그렇듯 진실을 가리려는 자와 밝히는 자가 치열하게 다투는 데 이 지점에서 악역을 맡은 배우 허준호의 연기가 극의 긴장감을 더욱 높인다.

시장에서 도지사를 꿈꾸는 추인회(허준호)를 중심으로 마을 사람 일부의 이권 다툼이 개입돼 있다. 단순히 원한에 의한 살인으로 보이지만 길게는 20여 년 전 특정 사건까지 엮여 있어, 이야기에 꽤 집중해야 연결고리와 사건의 실마리를 간파할 수 있을 것이다.
 
 영화 <결백> 관련 사진.

영화 <결백> 관련 사진. ⓒ 영화사 이디오플랜

 영화 <결백> 관련 사진.

영화 <결백> 관련 사진. ⓒ 영화사 이디오플랜

 
손쉽게 떠 먹여주거나 통쾌한 법정 신을 내세운 다른 영화와 달리 <결백>은 복잡한 얼개를 품고 있어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한다. 해당 장르 마니아라면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모녀 관계, 두 여성 배우가 전면에 나선 작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여성 가족 서사를 눈여겨볼 만하다. 조력자가 아닌 사건의 중심 인물, 그리고 가부장제에서 벗어나려 한  두 여성의 고군분투가 꽤 깊게 그려졌다.

영화는 <그때 그사람들>, <사생결단>,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등의 조연출을 맡았던 박상현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신인 감독의 욕심과 패기가 짙게 담겨 있기도 하다.

한 줄 평: 장르적 쾌감과 이야기의 탄탄함을 동시에 취했다
평점: ★★★★(4/5)

 
영화 <결백> 관련 정보

연출: 박상현
출연: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홍경, 태항호 등
제작: 영화사 이디오플랜
제공: (주)키다리이엔티, 소니픽쳐스 인터내셔널 프로덕션
배급: 소니픽쳐스 엔터테인먼트코리아, (주)키다리이엔티
러닝타임: 110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6월 10일 
 
결백 신혜선 배종옥 허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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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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