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포스터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포스터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우리는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순간을 '마법 같다'고 표현한다. 우리가 판타지 장르에 열광하는 이유는 이런 마법을 통해 현실에서는 이겨낼 수 없는 위기를 뛰어 넘는다는데 있다. 마법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용기가 있어야 하지만, 마법이 이뤄지는 그 순간은 짜릿한 쾌감과 성장을 보여준다. 영화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은 마법이 사라진 세상을 배경으로 단 하루, 마법이 허락된 순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작품이 보여주는 세계는 판타지이지만 판타지가 아니다. 엘프가 등장하고 요정이 나오며, 유니콘과 켄타우로스가 등장하지만 그들은 마치 인간처럼 살아간다. 이유는 과학이 마법을 집어삼켰기 때문이다. 마법을 쓰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던 이들은 전구가 등장하고, 자동차가 나오자 마법을 써야 할 필요성을 잃어버린다. 마법은 역사 속에서 사장되었다. 이안이 그 마법과 다시 만난 건 아버지의 유언을 통해서다.
 
이안은 신중하고 성숙하지만 겁이 많다. 도로주행을 하지 못해 운전면허를 못 따고, 친구들을 파티에 초대하지도 못한다. 반면 이안의 형 발리는 너무 겁이 없다. 역사 매니아인 그는 마법을 사랑하고 마법과 관련된 온갖 게임 용품을 모은다. 이안은 남들과는 다른 발리가 창피하게 느껴진다. 어느 날, 어머니 로렐은 두 아들 모두 16살을 넘었을 때 꺼내달라는 아버지의 유품을 가져온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마법지팡이

한 번도 아버지를 본 적 없어 사진과 음성 녹음된 테이프로만 아버지를 만났던 이안은 유품에 관심을 지닌다. 놀랍게도 그 유품은 마법지팡이다. 지팡이에 마법수정을 넣으면 해가 지기 전까지 하루 동안 아버지를 만날 수 있음을 두 형제는 알게 된다. 하지만 이안의 실수로 아버지는 하반신만 소환된다. 이에 이안과 발리는 마법수정을 찾아 하루 동안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작품은 마법이 사라진 세계와 형제의 우정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마법은 성장을 의미한다. 판타지 장르의 주인공은 모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하면서 더 어려운 마법을 쓸 수 있게 된다. 마법이 사라진 세계에서 이런 성장은 이뤄지지 않는다. 전설의 괴물 만티코어는 돈을 벌기 위해 모험가들의 아지트였던 술집을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바꾸고, 하늘을 날던 요정들은 나는 법을 잊은 채 오토바이를 타고 거리를 질주한다.
 
쓰레기통을 뒤지는 유니콘이나 차로 순찰을 도는 켄타우로스의 모습은 마법이 사라진 세계를 보여준다. 형제의 모험은 이 세상에 조금씩 마법의 불씨를 불어넣는다. 이안이 지팡이를 통해 마법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마법을 잊은 이들은 정체성을 찾아간다. 요정은 다시 하늘을 날고, 켄타우로스는 네 발로 달린다. 그들은 이안에 의해 과학의 편안함 때문에 보지 못했던 자신의 재능과 가능성을 보게 된 것이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안은 아버지의 유품을 통해 마법과 만나면서 성장을 거듭한다. 소심하고 겁이 많던 그는 지팡이로 마법을 부리면서 조금씩 그 장벽을 깨부수어 나간다. 이런 모험은 판타지 장르가 지닌 매력을 보여준다. 모험을 통해 소년은 성장하고 용기를 얻는다. 변장, 번개, 공중부양 등 다양한 마법은 보는 재미를 더하며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드는 매력을 보여준다. 이안이 성장하면 할수록 마법을 잊은 세상은 점점 마법을 찾아간다.
 
하지만 용기는 혼자만의 여정과 깨달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판타지 장르에는 주인공과 함께 모험을 떠나는 동료들이 있다. 이안의 여정에는 형 발리가 함께한다.

이안은 모험심 강하고 마법에 푹 빠진 발리를 남들과 다르다 생각하고 부끄럽게 여긴다. 하지만 모험을 통해 항상 자신의 곁에 발리가 있어주었음을 깨닫게 된다. 발리는 아버지를 대신해 든든한 기둥처럼 존재했던 것이다.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 스틸컷 ⓒ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마법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한 하루

발리는 겉보기에는 철이 없어 보이지만 알게 모르게 이안과 로렐을 챙기기 위해 노력한다. 그가 모험을 떠나기로 결심한 이유도 그 자신이 역사 매니아임과 동시에 동생에게 아버지를 한 번이라도 만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자신은 어린 시절 아버지를 만났지만 동생은 그러지 못했기 때문이다. 발리가 짧은 순간이지만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들은 예기치 못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마법이 판타지 장르의 매력을 보여준다면 우정은 드라마의 깊이를 선사한다. 시작은 아버지에 대한 외로움과 그리움이었지만 그 종착역은 따뜻한 우정을 그린다.

'Onward(온워드)'는 '앞으로 나아가는'이란 뜻을 지닌다. 과학은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 주지만 정작 한 명의 인간으로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발전과 성장의 기회를 놓치게 한다. 아버지가 만들어준 하루는 과학 대신 마법이 선사할 수 있는 특별함을 보여준다.
 
디즈니·픽사가 <코코> 이후 처음 선보이는 이 오리지널 작품은 마법이 사라진 세계에 판타지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통해 마법의 불씨를 피우는 기적 같은 순간을 연출한다. 환상적인 색감과 모험이 주는 박진감, 애니메이션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독특한 표현력은 믿고 보는 디즈니·픽사의 저력을 보여준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용기가 부족한 세대에게 이 작품은 내면에 숨겨진 가능성과 용기라는 마법을 바라보게 만드는 힘을 선사한다. 17일 개봉.
온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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