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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3만 시대다. 이들에 대한 시각은 크게 엇갈린다. 지난 4.15총선에서는 탈북민 출신 국회의원이 두 명이나 나왔지만, 탈북민 단체가 대북삐라를 지속적으로 살포하면서 남북관계를 위기로 치닫게 하는 등 사회 갈등의 중심에 있기도 하다. 

탈북민이 국내에 들어오면 빠짐없이 거쳐 가야만 하고 또 우리 사회에서 생활을 이어가면서 지속적으로 연결이 되는 기관이 있다. 탈북민 지원기관인 남북하나재단이다. 이 기관은 지난 2010년 통일부 산하 공공기관으로 출범한 후 탈북민 사회적응, 생활안정, 교육, 취업 관련 지원에서 장학사업, 직업훈련, 전문상담까지 전반적인 지원 업무를 수행해왔다. ​

지난 3월부터 남북하나재단을 이끌고 있는 정인성 이사장을 만나 3만 탈북민 시대에서 재단의 운영 등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물었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오후 마포구에 위치한 남북하나재단 5층 이사장실에서 이루어졌다.

"현장에 와서 탈북민에 대한 인식 크게 바뀌었다"
   
정인성(우) 이사장은 탈북자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강조했다.
 정인성(우) 이사장은 탈북자에 대한 따듯한 시선을 강조했다.
ⓒ 인터넷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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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후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정 이사장은 "이사장직을 맡고 보니 지난해 탈북민 모자 (아사) 사건으로 인해 일반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 있었다"면서 "저 역시 그런 인식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하지만 현장에 직접 들어와 보니 의외로 너무 일을 잘하고 있었다. 재단이 지난 10년 동안 좋은 일들을 많이 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 가서 직접 탈북민들을 만나면 많은 느낌이 오고 또 많은 사명감도 느끼게 된다"면서 "그러다 보면 여러 가지 해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이를 위해 이에 맞는 조직개편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현재 조직을 현장 위주 업무로 강화하고 있다"면서 "탈북민들이 기대고 싶은 재단, 또 그런 조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희망했다.

남북하나재단의 후원금 모금과 관련해서는 "개인적 기부도 있지만 90% 이상은 기업에서 기부를 한다"면서 "저희 재단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통일부로부터 후원금 등 운영과 관련하여 매년 감사가 있고 필요할 때는 감사원이나 국회에서 끊임없이 감시를 하기 때문에 아주 투명하게 해당 목적에만 잘 쓰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지원사업과 관련해서는 영농정착지원 사업을 역점적으로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영농사업 취업과 창업지원이 병행되고 있다"면서 "영농이라는 것이 예전처럼 괭이나 삽을 들고 일하는 것이 아니다. 최근 영농은 아주 계획을 디테일하게 세워야하고 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특징은 지역사회와 조화를 잘 이룬다는 것"

이어 군산에서 귀리와 쌀농사를 짓고 있는 탈북민 사례와 전남 구례의 버섯농사를 짓고 있는 탈북민, 전복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는 탈북민의 성공사례를 들면서 "이곳을 방문한 후 탈북민들에 대한 공통점을 발견했다"면서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잘 조화를 이루고 살고 있다는 것이다. 동네 이웃주민과는 기본이고 지자체와도 아주 소통을 잘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3만 명을 넘어선 탈북민 시대에 이들의 정착 현황과 관리를 묻는 질문에는 "재단 지원 사업 대상은 십년 전에 왔든 이십년 전에 왔든 다 대상이 된다"면서 "이분들이 남쪽에 와서 조금씩 경력을 쌓으면 점차 사무직이나 전문직종으로 이동해 간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원광대학교와 협력해 의료 경력 탈북자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몇 주일 전 원광대학교와 MOU를 맺었다"면서 "탈북민들 중 의료적인 전문지식과 의사 자격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국가고시를 볼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에 1차로 의사지망생 4명이 들어갔다"면서 "국가시험 보는 의사들과 같이 시험을 봤다. 한의학 쪽도 인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정착인데 이와 관련한 역량강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탈북민 지원은 재단 혼자만 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면서 "통일부에서 직접 운영하는 하나 센터와 우리 재단, 또 지자체가 유기적으로 잘 연관되어 돌아가야 탈북민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지원에 대해서는 "​탈북민들이 공연활동이나 식당 등 서비스업이나 임시직으로 많이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많다"라면서 "지난번 대구에는 긴급생활 키트를 보냈다. 1주일 분량을 보냈는데 호응이 좋아 전국에서 요청이 쇄도했다. 그래서 2차 3차에 걸쳐서 확대해 전국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탈북민 사회 기여도 점점 높아져, 고향이 북한일 뿐"
 
정인성 이사장은 종교인이다.
 정인성 이사장은 종교인이다.
ⓒ 인터넷언론인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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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탈북자들이 우리사회에 어느 정도 기여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말했다.

즉 "그런데 저희들이 아주 참 좋은 현상을 발견했다"면서 "탈북민들이 그 기사를 보고 옷수선 하시는 분은 마스크를 보내오고 농사짓는 분은 사과를 보내왔다. 어느 간호사는 코로나 현장을 직접 찾아갔다. 탈북민들도 이제는 우리사회의 기여자들로 점차 발전해 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3만 탈북민 시대에 일부 국민들의 편견에 대해서는 "양면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 "탈북민 스스로는 우리 사회에 건강한 구성원으로 스스로 살아가는 노력을 해야 된다. 그 다음에 우리 사회는 우리 재단만의 노력으로는 어렵다. 오늘 와주신 언론과 국민 전체가 함께 노력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다문화에 대해서 시선이 얼마나 차가웠습니까?"라고 물으며 "그런데 점차 개선되고 있는 것을 피부로 느낀다. 그런 것처럼 우리 탈북민들도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국회의원으로 2명이나 나가고 박사 학위 가지신 분들도 서른여덟 분이나 된다. 이렇게 우리사회에서 중요한 기여자로 되고 있기 때문에 고향이 북한일 뿐이라는 시선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재단에서는 남북탈북민 사회통합 프로그램을 3년 전부터 진행하고 있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다르고, 어떻게 가까워질 수 있는가를 서로 토의하고 가르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정 이사장은 또 "재단에서는 탈북민 교육시 반드시 사회통합 교육을 포함시켰다"면서 "탈북민들은 자신들의 행동이 남한 주민들한테 어떻게 비춰지는지를 생각하게끔 하는 훈련이다. 사회통합프로그램에 저희가 생각했던 것보다 호응이 좋다"고 자랑했다.

이어 "대부분 의욕 하나만으로 탈북민과 접촉하면 기대나 실망을 하는데 그것은 표면적인 행동 때문"이라면서 "언어차이나 소통차이 이런 것들이다. 저희가 교육을 하고나면 저분들이 왜 저렇게 언어와 행동을 하는 것인지를 그 사실과 배경을 알고서 보기 때문에 예방주사를 놓는 것처럼 포용력이 나아진다"고 설명했다.

통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정치적, 제도적 통일도 중요하지만 사실상의 통일은 서로 미움이 사라지고 사람들이 오갈 수 있고, 만나고 싶을 때 만나는 것"이라며 "우리 마음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쟁을 치른 과거가 있지만 마음에서 원한이나 적대심을 거두고 맺혔던 응어리도 풀어내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정 이사장은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남북교류와 대북 인도 지원 분야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남북교류위원장,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통일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겸임하며, 원불교재단(전인학원)이 설립한 탈북청소년 특성화 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 이사로 학교의 설립과 운영에 기여 했다.

태그:#탈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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