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계가 '코로나 19'로 타격을 입었다. 특히 공연업계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은 공연 취소 혹은 무기한 연기로 모든 게 마비된 상태라고 어려움을 호소한다.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 '코로나 19' 여파 속 음악산업계는 대응방안 논의를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로 MPMG 사옥에서 '코로나 19 음악사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뮤지션, 예스24라이브홀 공연장 관계자, 레이블 대표, 프로덕션 장비 업체 종사자 등이 참석했다. 

고용유지와 제작 활성화 등 위한 지원 필요
 
 코로나19 음악산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

코로나19 음악산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 ⓒ 연합뉴스

 
"공연을 위해 대관료를 냈지만, 코로나19 정부 시책에 따라 공연을 취소했다. 하지만 민간 공연장이라 절반 정도밖에 환불받지 못했다. 공연 연기가 안 될 경우 대관료를 날리는 것이다. 아르코(한국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해 대관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줄 알고 기대했으나 대중음악은 해당사항이 없더라."

한 레이블 관계자는 위와 같이 말하며 "정부지원을 받을 수 있는 자격기준이 모호하다. 이를 명확하게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르코에서는 순수예술만을 지원하고 있어, 대중음악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코로나19의 대응 방안이 마련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도움이 절실한 음악계 종사자들은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음악 콘텐츠 제작이 많이 위축되어 있는 분위기 속에 앞으로 코로나19가 2~3년 정도 간다고 했을 때, 코로나19가 끝나는 시점에 가장 큰 위기상황이 올 거라고 예측하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이종현 ㈜마스터플랜뮤직그룹(MPMG) 대표는 "공연이란 건 기획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프로덕션과 공연장 외에 기획자에게도 자금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코로나19뿐 아니라 지난 10년 동안 많은 사건사고들이 있었는데 그때마다 직접적으로 음악산업계 종사자들이 모여 의견을 나누고 정책을 제안할 협의체가 없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원사업 사각지대에 있는 프로덕션 쪽 사람들이 모이는 협의체가 있으면 좋겠다"며 "발언권이 없는 업체들이 상당수"라고 의견을 피력했다. 

인디밴드 뮤지션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인디 록밴드 코토바 멤버 됸주는 공연을 할 수 없어서 가장 문제지만, 공연에 앞서 밴드는 만나서 합주를 해야 하는데 합주를 하는 것도 걱정이라고 털어 놓았다. 

그는 "민간 합주실을 이용하고 있는데 국가에서 방역을 해준다든지, 마이크 커버나 손소독제를 지원해 준다면 큰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선공개 라이브를 했는데, 코로나도 있고 해서 20분만 모셔서 했다"며 "그렇다고 티켓 가격을 올릴 순 없고, 매진은 되지만 저희가 이득될 건 하나도 없는 상황이 답답하다"며 하소연했다. 

특히 인디 뮤지션들의 주 무대인 홍대 클럽 등은 정식 공연장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돼 있어서 공연장 지원도 힘든 상황이다.

랜선 콘서트, 수익창출 사실상 불가능
 
 코로나19 음악산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

코로나19 음악산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 ⓒ 연합뉴스

 
코로나 19 상황 속에서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이 이익창출의 방안이 될 수 있긴 하지만, 이것도 아이돌 팬덤에 한정된다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코로나19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공연을 개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요즘, 가령 SM에서 제작하고 네이버가 플랫폼을 지원하는 온라인 공연의 경우 티켓 판매가 원활하지만, 그것은 아이돌 팬덤에 한해서라는 것이다. 팬덤이 크고 공고하지 않은 인디 신에서는 온라인 공연 티켓 판매가 사실상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SM과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등 극소수의 대형 음악 기획사는 자체 플랫폼을 소유하고 있지만 그 밖의 레이블에선 자체 플랫폼이 없어, 음악을 노출할 통로가 없는 게 사실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누구나 다 사용할 수 있는 공동 플랫폼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유명하지 않은 뮤지션들은 유료 온라인 공연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게 더욱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형 기획사 아이돌의 경우 메이크업부터 음향 밸런스까지 전문가들의 지원으로 퀄리티 높은 영상을 생산해내지만, 인디 뮤지션은 그런 부분에서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 됸주는 "음향 밸런스 팀 등을 국가에서 인디 뮤지션에게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음향 장비 대여, 판매 업체를 운영하는 이재성씨는 "이번에 코로나19로 인해 행사 공연이 많이 취소됐지만 실질적으로 피해를 입었다는 걸 증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 지원받을 수 없었다"며 "저희 업종에 있는 사람들은 한두 달 매출 급감을 극복하는 데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정부에 당부했다. 
 
 코로나19 음악산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

코로나19 음악산업계 대응책 논의 세미나 ⓒ 연합뉴스

코로나19 음악산업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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