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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대학교(이하 군산대) 2020년 신입생 간담회가 지난 5월 18일과 20일, 이틀에 걸쳐 열렸다. 간담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생활 속 거리두기 실천을 위해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을 시행하지 못한 데 이어,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어려움 겪는 신입생 위로 및 격려 차원에서 마련했다고 한다. 
     
곽병선 군산대 총장은 '동력이 되는 습관'과 '20대의 꿈' 등에 관한 주제로 질의응답 형식에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어 자신이 최근 읽었던 책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을 언급하며 신입생들에게 "원자가 모여 분자구조를 이루듯, 아주 작은 습관이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다"며 "더 나은 결과를 원한다면 목표보다 작은 습관들이 만드는 시스템에 집중하라"고 격려했다.
  
곽 총장은 "지난 5월 어느 날, 사무실에서 창밖을 물끄러미 내다보다가 아름다운 철쭉군락이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텅 빈 교정과 만개한 철쭉이 비교되었고, 다홍색 꽃잎이 처연하게 느껴지면서 등교 못 하는 신입생들을 만나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솟구쳤다"며 간담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5월, 신입생들과 대화 때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곽병선 총장
 지난 5월, 신입생들과 대화 때 학교에 대해 설명하는 곽병선 총장
ⓒ 군산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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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군산시 미룡동에 자리한 군산대에서 곽병선 총장을 만났다. 곽 총장과 인터뷰는 2017년 8월에 이어 두 번째였다. '학생들이 자부심 느끼는 스마트한 대학으로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말하는 그에게서 총장으로서의 고뇌와 연륜이 느껴졌다. (관련 기사: "문재인 정부, 구조개혁은 각 대학에 선택은 시장에" http://omn.kr/o1o2)  

'학생들에게 인정받고 지역민들에게 사랑받는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는 곽 총장은 군산대 슬로건 '사람으로 세상을 잇다'에 등장하는 '사람'도 학생을 의미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총장 취임 절반을 넘긴 소회와 지역경제 살리기 방안, 코로나19 대비책 등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는 곽병선 총장 집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일문일답식으로 정리한 것이다.
  
지역경제 회복 위해 '강소연구개발 특구' 제안
 
인터뷰하는 곽병선 총장2
 인터뷰하는 곽병선 총장2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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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임 2년 남짓 지났다. 그 사이 군산은 현대중공업(군산조선소)과 한국지엠(GM) 군산공장 폐쇄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쳐 경제가 최악의 상황이다. 학교 운영도 어렵게 꾸려왔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동안 소회는?
"총장에 취임해서 보니 현대중공업은 이미 떠났더라. 당시 군산 경제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 빠져나가 지역 경제가 처참한 실정이었다. 어떻게 하면 군산시와 동반 성장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우리 대학 산업 협력단에서 군산형 일자리 발굴을 시작했다. 작년에는 광주형 일자리를 벤치마킹해 보고자 관련자들을 초청,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2018년 종합발전계획을 세울 때 특성화 부분으로 ▲전기자동차 ▲신에너지(해상풍력 산업) ▲해양바이오 등을 세웠다. 특히 전기자동차는 군산의 현안이자 전라북도 차원에서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라 군산대가 주체적인 기관으로 '강소연구개발 특구' 지정 신청을 했다. 현재 여섯 개 지역이 경합하고 있으므로 조만간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 지역 경제 살리기에 군산대도 어깨가 무거울 것 같다
"그동안 대학은 학문 연구에만 몰두했는데, 이제는 지역 현안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강소연구개발 특구를 먼저 제안했다. 강소연구 개발 특구로 지정되면 군산에 유치되는 기업들의 R&D(연구·개발)에도 재정 지원과 각종 세제 혜택을 줄 수 있다. 이러한 지원과 혜택은 새로운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대단히 희망적이다."

"기숙사 증설보다 최첨단 시설에 더 신경 쓰겠다"

- 취업, 장학금, 기숙사 등 학생들이 관심 두는 분야 변화는?
"우리 대학은 어떤 대학보다 장학 혜택이 높다. 학생 대부분 장학금을 받고 있다고 보면 된다. 등록금도 사립대학의 반값이다. 졸업생 취업률도 높다. 현재 우리 대학은 아시아 최고 창업선도대학을 목표로 창업 교육을 돕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초기창업패키지 지원사업'에 선정돼 다양한 방법으로 학생들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기숙사에 있는 학생이 1800여 명인데 취임해서 보니 시설이 낙후되어 있어 교육부로부터 시설자금으로 420억 원을 지원받아 내년에 공사에 들어간다. 최첨단 현대식 기숙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숙사를 증설하면 좋겠는데, 여러 상황을 고려해 증설이나 신축보다 최첨단 수준의 시설에 더 신경 쓰려고 한다."
  
-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대학이 위기에 처해있다고 한다. 군산대 상황은?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보도되는 등 예측했던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라북도 학령인구가 전국 평균보다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다. 과거처럼 앉아서 오는 학생을 받는 시대도 아니다. 학생이 만족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코로나19 사태임에도 학생 재학률이 종전보다 나아지고 있다는 거다.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려 한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 오프라인 강의 병존할 것"
 
신입생들과 대화하는 곽병선 총장
 신입생들과 대화하는 곽병선 총장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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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부터 원격 수업, 온라인 강의를 진행한다고 들었다. 학생들 반응은?
"처음엔 학생도 교수도 당황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익숙해지고 있다. 교내에 원격강의 지원 시스템 장비가 구비되어 잘 적응해가고 있다. 학생들도 굉장히 어려워했으나 실시간 강의 등 수업이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지면서 만족도가 올라가고 있다. 방학 때 원격 강의 콘텐츠를 만들어 2학기도 안정적으로 수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

- 코로나19로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차원의 대비책은?
"서로 얼굴을 대하고 면대면 강의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학생 상담도 인터넷으로 하고 있다. 앞으로 비접촉 시대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강의도 대학의 담을 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강좌에 참여하는 학생만의 강의가 아니라 완전히 열린 강좌가 될 거란 얘기다.

대학 교육을 '평생교육'이라 했는데 고령자도 온라인으로 쉽게 등록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은 공간적, 시간적 제약으로 어려웠는데 이제는 모든 장벽이 허물어질 것이다. 이렇게 대학 교육이 혁명적으로 바뀌는 시점에 우리가 서 있다고 본다. 그래서 우리 대학은 코로나 사태 이후에도 온라인 강의와 오프라인 강의가 병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다양한 대비책을 모색하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극복, 최선책은 방역

- 코로나19 장기화 대비책에 한마디 더 부연한다면?
"2학기 상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2학기는 가을에 시작되는데 계절적으로 북반구는 바이러스가 줄어들고 남반부에 기승을 부리는 시기다. 바이러스 특성으로 볼 때 역전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염려된다. 지금이 조금 안정적인 시기라고 생각하고 개강을 조금 앞당길 수도 있다. 그 문제는 학내 여론을 경청해서 결정하려고 한다."

-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나름의 방책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앞에서 언급했듯 코로나 사태가 짧게는 올해 말, 길게는 내년까지 이어질 것 같다. 한두 달 지나면 백신 발명으로 바이러스가 사라질 거라고 말하는 분도 있는데 정확히 인식했으면 좋겠다. 역사적으로 보면 스페인 독감도 세 번의 대유행이 있었다. 메르스나 사스도 지금까지 완벽하게 통제가 안 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철저한 방역이 절대 필요한 시점이다.

방역은 내 가족과 가정의 행복을 지키는 문제다. 따라서 국가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인식하고 준수해야 한다고 본다.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방역을 생활화해야 한다. 그렇게 주인의식을 가질 때 바이러스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방역에 성공할 수 있지, 나 하나 편하겠다고 마스크 안 쓰고 다니면 결국 코로나에 지는 게 된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 최고의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제임스 클리어 (지은이), 이한이 (옮긴이), 비즈니스북스(2019)


태그:#곽병선 총장, #군산대학교, #코로나19, #포스트 코로나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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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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