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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7월 난민법의 시행으로 공항의 문이 열렸지만 공항에 온 난민들은 여전히 인권 침해를 받고 있다. 기획 '난민, 공항에 갇히다'를 통해서 '공항 난민'의 현실과 대안을 짚는다. [편집자말]
 
한산한 공항  지난 3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 2020.3.30
  지난 3월 3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1터미널 출국장이 한산하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습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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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8월 초 인천공항에서 난민 신청을 한 이집트인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다. 

당시 이집트 출신 외국인의 경우 비자면제협정에 따라 비자 없이 한국에 입국이 가능했는데, 이집트 시시 군부정권에 반발한 민주화운동 세력들의 집회·시위 활동에 대한 정치적 탄압으로 많은 정치 활동가들이 이집트를 떠나 한국으로 입국해 난민 신청을 했다. 

모하메드의 입국기

비자 없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집트인들은 공항에서 난민 신청을 했고, 인천공항 출입국·외국인청에서는 난민법에 따라 정식 난민심사로 회부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회부심사를 진행했다.

모하메드(가명)는 지난 2018년 5월 8일 인천공항에 착륙했다. 그러나 5월 15일 정식의 난민심사로 회부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받게 됐다. 

결정 직후, 항공사 직원들에 의한 송환 시도가 있었다. 다수의 직원에 의한 물리적 송환 시도에도 이집트로 돌아갈 수 없었던 모하메드는 온몸으로 저항했다. 결국 모하메드를 비행기에 탑승시킬 수 없게 되자, 모하메드는 수갑이 채워진 채로 인천공항 출입국 내 보호실에 구금됐다.

모하메드는 핸드폰을 포함한 모든 소지품을 제출해야 했고, 보호복으로 갈아입은 후, 보호실에 갇혔다. 보호실은 화장실과 공중전화, 세면도구(샴푸, 비누, 수건)와 취침 도구(이불, 베개)가 있는 폐쇄된 공간이었고, 모하메드는 그곳에 홀로 구금되어 있어야 했다. 공중전화가 있었지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연락처는 없었다.

보호실에 갇혀 있던 도중 출입국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수갑을 채워 다시 인천공항으로 호송하여 한 차례 더 강제송환을 시도했다. 강제로 송환되는 과정에서 공무원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항공사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기도 했다.

모하메드는 다시 완강하게 저항하며 비행기 탑승을 거부했다. 결국 다시 보호실로 보내졌다. 모하메드는 이 과정에서 잠시 머무른 송환대기실 등 공간에서 외부 조력을 위한 연락처를 발견했고, 보호실로 돌아온 뒤 그 번호로 연락해 비로소 외부에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다.

열악한 외국인보호실과 변호사 접견 공간

보호실에 구금된 후, 모하메드는 개인 전화기 소지와 인터넷 사용이 불가능해 외부조력을 요청하는 것이 매우 어려워졌다. 보호실은 임시 수용시설이다 보니 변호인 면회 공간도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변호사 조력을 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제한받았다. 

모하메드와 만나기 위해 면회를 신청하자 출입국 공무원은 차단막이 있고, 수화기로만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일반 면회공간을 안내하였다. 차단막이 있는 면회공간에서 수화기로 통역을 해가며 구체적인 이야기를 이어가기는 불가능했다. 

모하메드가 가지고 있는 증거서류들을 확인하면서 소송을 준비하기 위한 상담을 진행하려면 대면하여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상담을 위한 별도의 공간을 요청하자 출입국 측은 사무실 내의 작은 테이블에서 면회를 하도록 했다. 출입국 공무원들에게 상담내용이 고스란히 들리는 공간이었다. 어떠한 연유로, 어떠한 과정을 거쳐 인천공항에 오게 되었는지,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후 어떠한 상황을 겪었으며 여기까지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구금된 환경과 건강 상황 등은 어떠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했다. 

소송의 상대방이자, 난민심사·강제송환·강제퇴거명령·구금 조치를 실행하고, 현재 신병 관리를 하는 직접적 이해 관계자인 출입국 공무원들 앞에서 이에 대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는 꼴이었다. 당연히 질문하는 사람도, 답변해야 하는 사람도, 이 말을 전달해야 하는 사람도 위축되고 눈치를 살피게 될 수밖에 없었다.

어렵게 몇 개월 만에 인천지방법원에 행정소송 소장이 접수됐다. 그러나 구금이 장기화되면서 모하메드는 점점 더 지치고 힘들어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재판이 잡히길 한 달 정도 기다린 어느 시점부터는 더 이상 견디기가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 사이 본국의 변호사와 가족들과 연락이 닿았고, 제3국으로 가는 온라인 비자를 받게 되었다. 당국에 협조를 구해 모하메드는 타고 왔던 비행기를 타고 제3국에 입국할 수 있었다. 이후 메신저로 간간히 소식을 주고받고 있는데, 여전히 어느 한 국가에 정착하지 못한 채 계속 유랑 중이다.

모하메드의 저항이 공공의 안전을 해친다니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각 지자체에서 나온 공무원들이 방역복을 입은 채 외국에서 입국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대비 안전한 귀가를 위한 교통편을 안내하고 있다. 1일부터 모든 해외입국자들은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며, 위반시 정부는 무관용원칙으로 처벌할 것이라 밝혔다.
 인천공항 내부 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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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하메드는 왜 구금이 되었을까? 출입국에 유선상으로 문의하고, 정보공개청구를 해 확인한 결과 모하메드에게 적용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는 "입국이 거부된 외국인이 송환을 거부하였기 때문"이고 이것이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라는 것이었다.

피난처를 구하며 찾아온 한국에서 난민 신청의 의사를 밝혔던 모하메드가 입국이 거부되어 돌아가면 위험한 본국으로 쫓겨날 위기에 처하자 송환될 수 없다고 저항했을 뿐이었다. 

한 차례 정식의 난민심사로 회부하지 않겠다는 결정이 내려지기는 했지만, 소송을 통해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판단을 구할 수 있는 구제 절차가 있었다. 

위험하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다는 의사를 온몸으로 밝힌 이에게, 불복절차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력을 행사해 송환의 압력을 가하고,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평가해 강제추방의 명령을 내리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타당한 결정이었을까?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파악한 바로는 2019년에는 모하메드와 같이 출입국항에서 송환지시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구금을 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여전히 해당 지침은 운영되고 있어 이후에 누구든 같은 일을 겪을 수 있다.

이는 난민협약 및 이에 기초한 난민법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인 "생명 또는 자유가 위협받을 우려가 있는 영역의 국경으로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송환되지 않는다"라는 '강제송환금지원칙'에 위배되는 결정이다. 

또한 한국의 문, 공항에서 피난처를 구하는 이에게 난민신청의 기회를 보장하겠다고 만든 출입국항 난민신청제도의 도입 취지와도 정면으로 모순되는 한국정부의 이면의 얼굴이기도 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를 쓴 김연주 시민기자는 변호사로 난민인권센터 상근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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