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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아무개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2020.7.6
 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아무개씨가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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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이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W2V)의 운영자 손아무개(24)씨에 대한 미국 인도 요청을 불허한 것에 대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손씨는 2015년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다크웹'에서 W2V를 운영하면서 성착취물 22만여 건을 유통하며, 4천여 명의 이용자에게 약 4억 원의 가상화폐를 챙겼다. 성착취물에 등장하는 피해자 중에는 4~5세 아동이나 생후 6개월 아이도 있다고 알려졌다. 

그럼에도 손씨에 대한 법원의 처벌은 솜방망이였다. 성착취물 유포 등의 혐의를 받는 그에게 1심은 집행유예, 항소심은 1년 6개월 형을 선고했다. 손씨는 4월에 형기를 다 채웠지만, 미국에서 범죄인 인도를 요구하면서 출소하지 못한 채로 구금되어 있었다.

하지만 서울고등법원 형사20부(재판장 강영수)가 6일 손씨를 미국에 보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면서, 바로 그는 자유의 몸이 됐다. (관련 기사: "미국 인도 거절" 다크웹 운영자 석방... "왜 가해자만 고려하나" 여성계 반발 http://omn.kr/1o7y3)

재판부는 성착취물 범죄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할 정도로 실효적인 형사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해당 범죄 법정형이 미국보다 현저히 가볍고, 아동·청소년 범죄에 대한 문제의식이 미약한 상태에서 형사사법제도를 운용해왔다"며 기존 수사와 재판을 문제 삼았다. 그러나 "범죄인을 더 엄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곳으로 보내는 것이 범죄인 인도 제도의 취지가 아니다"라며 "이 사건에서는 대한민국이 주권 국가로서 주도적으로 형사처벌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며 인도 거부 결정을 내렸다.

아동 성착취물 등에 대한 기존의 사법 관행을 비판하고, '범죄인의 신병을 대한민국에서 확보하여 수사 과정에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는 점'을 재판부가 설명했음에도, "법원이 가해자의 손을 들어줬다"는 시민들의 비난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아동 성착취물 유포 혐의에 대해선 형이 집행되어, 손씨에 대한 추가적인 처벌이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법원의 범죄인 인도 거절 결정에 대해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를 맡고 있는 서혜진 변호사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손씨에 대한 적절하고 실효적인 처벌이 되지 않은 것에 법원도 공감한 것"이라며 "다만 자국민을 외국에 보내는 것에 대해 법원은 보수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결정 자체가 잘못됐다고 규정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서 변호사는 "가장 큰 잘못은 당시의 '판결'이다. 수사기관과 법원이 '콜라보'해서 만든 치욕적인 사례"라며 "국민들은 우리나라에서 처벌이 제대로 안 되니 미국으로 보내서라도 처벌하라고 한 것"이라며 검찰과 법원 등이 반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서 변호사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1년 6개월 징역형 터무니없어서 국민들 분노한 것"

- 범죄자 미국 인도를 거부한 법원의 결정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시나?
"(법원 결정처럼) 범죄인 인도 제도가 단순히 높은 형을 주기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을 외국으로 보내는 것에는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또 이미 한국에서 처벌이 된 사안이라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법원은 대한민국에서도 '수사공조' 등을 통해서 한국에서도 수사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했고, 미국에서도 한국에서 처벌한 것에 대해 이중처벌은 불가능하므로 그런 점에서 실효성을 고려했을 듯하다.

사실 손씨가 했던 행동에 비해 처벌 수위가 터무니없어서 벌어진 상황 아닌가.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졌다면 이렇게 국민들이 청원 등을 하면서까지 범죄인 인도를 원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법원 스스로도 한국 법원에서 처벌이 제대로 안 됐다는 것을 인정했던 이유다."

- 성범죄자에 대한 범죄인 인도 결정 사례가 있나?
"제가 성범죄를 10년 동안 다뤄왔는데 처음 있는 일이다. 법무부가 인도 요청을 받아들여서, 이러한 인도심사청구가 개시가 됐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예전 같으면 아예 시작도 안 했을 것이다. 법원이 앞으로 이런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처벌을 충분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해야 할 듯하다."

법무부는 지난 4월 16일 서울고등검찰청에 인도심사청구명령을 하면서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아들였다. 미 연방대배심은 손씨를 9개 혐의로 기소했고, 법무부는 이중 국내법원의 판결과 중복되지 않은 '국제자금세탁' 부분에 대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미국에서 해당 혐의가 인정되면 최대 20년까지 처벌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뿐이다.

- 국민들이 인도 거부에 분노하는 이유는 한국에서는 제대로 된 처벌이 어려워서일 것 같은데?
"그렇다. 이미 형기가 다 만료됐다. 여죄를 찾아내거나 새로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상 과거의 범죄로 처벌할 수 없다. 예를 들어 범죄 수익 은닉 정황이 있다면 처벌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시점이 한참 지나서 은닉한 것을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에 당시 제대로 기소조차 하지 않았다는 점이 황당하다. 검찰이나 법원 둘 다 안일하게 봤던 것이다. 수사기관과 법원의 '콜라보'가 만든 치욕적인 사례다. 심지어 1심에서는 집행유예를 선고하지 않았나."

- 만약 미국으로 인도되었다면 손씨에게 중형이 내려졌을까?
"이중처벌 금지의 원칙이 있긴 하지만, (성착취물 유포 등에서도) 한국 법원에서 100% 처벌했다고 보기 어렵고, 빠진 게 있을 수도 있다. 새로운 혐의가 적용된다면 적어도 1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나올 것이라고 본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소지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주에서 5년 이상의 징역형을 내린다. 심지어 미국은 범죄를 합산하기 때문에 10개를 소지했다고 하면 50년이 나온다. 미국은 아동·청소년 보호에 대해서는 선진국이고, 그들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는 '용서가 안 되는' 중범죄라고 여긴다."

- 인도를 불허하면서 미국인 피해자 등에 대해선 제대로 처벌을 못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손씨에 대한 재판 관할권이 한국에 있으므로 외국인 피해자에 관해 처벌하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W2V에 22만 건의 성착취물이 있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인적사항이 밝혀지지 않으면 '피해자'로 안 보는 관행이 적용된 듯하다. 성범죄 재판에서는 여전히 특정된 피해자만이 피해자로 규정된다. 피해자가 수십 명인데도, 한두 명의 피해자가 특정되어있는 범죄와 비슷하게 판결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 우선이다."

"법원 반성해야... 제대로 처벌못해 n번방 사건까지 일어난 것"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세 번째 심문이 열린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마련된 중계 법정에서 취재진이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2020.7.6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아무개씨의 미국 송환 여부를 결정하는 범죄인 인도심사 세 번째 심문이 열린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 마련된 중계 법정에서 취재진이 스크린을 통해 중계되는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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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일로 법원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이는데?
"손씨는 운이 아주 좋은 케이스다. 기소할 당시 이슈가 됐으면 1년 6개월 징역형이 선고됐을까? 이슈가 되어야만 움직이는 우리나라의 사법 체계는 매우 '후진적'이다. 피해자들이 수사기관을 믿지 않고 기자를 먼저 찾는 이유가 여기 있다. 언론 보도나 단체 성명이 나와야 그들이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런 관행과 사법 시스템에 대한 국민들의 환멸이 느껴진다. 힘 없고 제보도 못 하면 앞으로도 관심을 안 가질 것인가? 묻고 싶다."

- 법원이 결정문에서 개선의 의지를 밝히긴 했다. 이에 대해선 어떻게 보나?
"제대로 된 처벌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국민들이 체감했기 때문에 미국에 보내라고 한 것 아닌가.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상황을 만든 것에 대해 법원이 두고두고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벌이 능사는 아니지만, 그동안 처벌마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었다. 처벌은 범죄를 예방하고 방지하는 가장 실효적인 수단이다. 그런데 성범죄에 대해 '가벼운 거잖아', '벌금 내면 되네' 등 이러한 인식이 켜켜이 쌓이다 보니 결국에 n번방 사건까지 일어난 것이다.

법원이나 수사기관이 정말 반성할 생각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가 얼마나 심각한 범죄인지 인지하고, 제대로 처벌할 수 있도록 양형 기준도 재조정해야 하지 않을까. 나아가 사회 구성원 전체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을 체감하고, 아동 청소년에 대한 성적인 농담 한마디도 용납하면 안 된다는 인식까지 나아가야 한다."

- 앞으로 n번방 관련 재판에서 법원의 변화가 있을까?
"n번방은 그동안 없던 형태의 사건이 아니다. 그래서 더 주목해야 한다. 이렇게까지 많은 인원을 동원해서 수사하고 재판하면 과연 어떻게 판단이 나올 것인지 말이다. 일단 검찰이 끌어올 수 있는 법(범죄단체 조직법)은 다 끌어왔다. 이제 법원이 선고를 지켜봐야 한다. 변화가 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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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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