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추경 예산을 준비하며 영화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오석근 영진위원장

지난 5월 추경 예산을 준비하며 영화인들의 의견을 듣고 있는 오석근 영진위원장 ⓒ 성하훈

 
지난 3일 임시국회를 통과한 3차 추경에서 영화진흥위원회 사업 예산은 모두 133억 원이다. 당초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올렸던 88억 원보다 늘어났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아래 영진위)가 지난 5월 영화인들과 간담회 자리에서 밝혔던 목표치 370억에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기획재정부는 당초 3차 추경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영화관 할인권 88억만 국회에 제출했다. 이 때문에 영화계 인사들은 불만이 많았다. 자칫 파장이 클 수도 있었지만, 상임위를 거치면서 일부 예산이 늘어나 다행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독립영화관 인디스페이스 원승환 관장은 "할인권 사업 말고 다른 예산이 확보됐다는 건 그나마 정말 다행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영진위의 예산 증액 노력을 인정하는 목소리와 처음 계획보다 미흡하다는 의견이 교차하고 있다. 더불어 추경이 영화관 할인권 중심으로 간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난 5월 영진위의 코로나19 정책에 불만을 나타내며 영화상 시상식장 등에서 1인 시위를 진행한 장정숙 프로듀서는 "할인권 사업이 큰 효과를 봤는지는 의문"이라며, "관객 증가가 할인권사업 덕분이라고 자화자찬할 게 아니라 정확한 데이터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날짜별, 극장별로 할인권으로 관람한 관객이 얼마나 되는지 파악해 수치 발표를 해야 효과가 있는지 아닌지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영화관 할인권 지원만 있을 줄 알았는데 두 사업이 추가돼서 다행이나, 혜택 받을 수 있는 사람이 적어서 미미한 지원책에 그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들꽃영화상 시상식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정숙 프로듀서

지난 5월 들꽃영화상 시상식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장정숙 프로듀서 ⓒ 성하훈

 
3차 추경에 영화계 지원은 영화관 할인권 88억 외에 현장영화인 직업훈련 지원금 10억과 뉴미디어 방송영상콘텐츠 제작지원 35억 등이 포함돼 있다. 모두 45억 원이 배정된 두 사업은 영진위가 국회에 요청하면서 확보해 낼 수 있었다.
 
앞서 영진위는 영화발전기금 변경을 통해 현장영화인 직업훈련 지원 사업을 진행했는데, 8억 원의 예산으로 1인당 100만 원씩 720명을 지원했다. 이번에 이번에 10억 원이 추가로 편성되면서 대략 900명 정도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관심을 모으는 부분은 35억이 배정된 일자리연계형 온라인·뉴미디어 영상콘텐츠 제작지원이다. 이 역시 900명을 지원하는 것으로 계획된 사업으로 1인당(인건비 포함) 220만 원, 1팀당 1000만 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설계돼 있다.
 
아직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은 공개되지 않았는데, 영진위 측은 "여러 가지 주제로 영상을 제작하고 지원금을 받는 제도"라며 "예컨대 코로나19를 주제로 한 영상을 만드는 식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대략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 영상제작과 유사해 보인다. 당시 영진위는 한국영화 100년을 주제로 100명 감독을 선정해 100만 원씩 주고 100분 영상을 제작하게 했다.
 
다만 영진위는 "제작된 영상을 어떤 용도로 사용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할 지에 대해서는 결정된 사안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영화인들의 의견을 수렴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업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두 사업을 통해 전체적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영화인은 1800명 정도 되는 셈이다. 이미 앞서 진행된 사업 등과 함치면 2500명 이상이 혜택을 보는 셈이다.
 
이에 대해 장정숙 피디는 "영진위가 영화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영화계 인력을 총 2만7000여 명 수준에, 이 중 프리랜서(비정규직)를 5000여 명으로 추정했다"며, "비정규직 영화인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영진위는 "영화인들 의견 잘 수렴해서 필요한 지원은 계속 고민해보겠다"라고 밝혔다. 
영진위 3차 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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