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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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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은 이명박 정부의 녹색뉴딜을 기초로 녹색을 그린으로 명칭을 바꾼 정책 패키지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뉴딜은 박근혜 정부의 'ICT(정보통신기술) 기본계획'을 확장하고 업데이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인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평가다.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추진한 산업정책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정부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9개 역점분야와 28개 프로젝트에 총 160억 원을 투입해 190만 개의 일자리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관련 기사 : 한국판 뉴딜에 160조 투입, 상병수당 등 고용안전망 촘촘해지나)

문재인 정부 '한국판 뉴딜' vs. 이명박 정부 '녹색성장 국가전략'
 
 2011년 1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 녹색 성장위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녹색성장위원회 업무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2011년 1월 27일 이명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관계부처 장관, 녹색 성장위원 등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11년 녹색성장위원회 업무 보고회를 주재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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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현 정부와 과거 정부의 정책은 실제로 얼마나 비슷할까. 문재인 정부의 '한국판 뉴딜'을 이명박 정부 때 추진한 '녹색성장 국가전략'과 박근혜 정부가 발표한 '국정과제'와 비교해봤다. 

먼저,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그린 뉴딜 역점분야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전환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 ▲녹색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 등을 확인했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가 녹색성장 국가전략으로 발표한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 ▲탈석유·에너지 자립 강화 ▲기후변화 적응역량 강화 ▲녹색기술 개발 및 성장동력화 ▲산업의 녹색화 및 녹색산업 육성 ▲산업구조의 고도화 ▲녹색경제 기반조성 ▲녹색 국토·교통의 조성 ▲생활의 녹색혁명 ▲세계적인 녹색성장 모범국가 구현 등의 10대 정책 방향과 유사했다.

구체적인 내용을 따져봐도 마찬가지다. 현 정부의 도시·공간·생활 인프라 녹색 전환 분야 첫 번째 '국민생활과 밀접한 공공시설 제로에너지화'는 이명박 정부가 녹색건축물 확대를 통해 외부 에너지를 쓰지 않고 건축물 내부에서 생산한 에너지만으로 생활하는 '제로에너지 건축물'을 보편화하고 공공 및 민영 아파트 200만 가구를 그린홈(에너지절약형 친환경 주택)으로 공급한다는 계획과 닮은꼴이었다.

두 번째 '국토·해양도시의 녹색 생태계 회복'은 이명박 정부가 녹색·국토 도시의 조성을 통해 4대강 주변지역과 새만금, 연안 지역, 대규모 사업지역, 국가산업단지에 신재생에너지 집적단지를 도입하여 녹색 거점을 구축하고 생태계 공간 확충을 위해 국립공원과 도시 근린공원, 주요 서식처, 갯벌 등 훼손된 생태계 지역의 복원사업을 추진한다는 사업 등을 한데 묶은 계획과 다를 바 없었다.

세 번째 '깨끗하고 안전한 물관리체계 구축'은 이명박 정부가 안정적인 수자원 관리능력 강화를 위해서 안전한 물 공급 및 수질 악화 대책을 마련하고 4대강 살리기 사업을 통한 안전하고 쾌적한 하천 조성 계획과 대동소이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전기차·수소차 등 그린 모빌리티 보급 확대' 등을 통해 저탄소·분산형 에너지 확산을 이끌겠다는 역점분야도 이명박 정부의 그린카 보급기반 확충을 통한 녹색기술 및 녹색산업 정책, 에너지 저소비·고효율 사회로 전환을 담은 녹색성장을 위한 에너지정책에 들어있던 내용과 차이가 없었다.

문재인 정부 '디지털 뉴딜' vs. 박근혜 정부 '정보통신기술 정책'
 
지난해 7월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 간담회'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4일 청와대에서 열린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 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검찰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수사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행사 당일과 이튿날 7명의 대기업 총수들을 따로 만나 미르·K스포츠 출연을 주문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당일 행사 모습.
 2015년 7월 24일 박근혜 대통령이 청와대로 대기업 총수 17명을 불러 "창조경제혁신센터장 및 지원기업 대표단 간담회"를 개최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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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뉴딜'도 다르지 않다.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 실현을 위해 내놓은 'ICT(정보통신기술) 정책'을 '디지털'로 변경하고 확대했을 뿐 엇비슷했다.

첫 번째, 디지털 뉴딜 중 DNA 생태계 강화 계획이 그랬다. 정부는 이 계획을 바탕으로 데이터 댐 사업을 추진, 2021년까지 14만 개의 공공데이터를 개방해 민간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때도 빅데이터와 관련한 정책으로 국민 중심 서비스 정부 3.0 구현 계획을 내놨다. 민간의 수요가 많은 공공데이터를 대폭 개방하고, 공공정보제공 창구를 '공공데이터포털(data.go.kr)'로 일원화하는 등 공공정보 활용 촉진을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를 마련한다는 것이다. 또, 빅데이터를 활용해 치안과 재난·소방, 교통안전, 기상 등의 재난 안전 행정을 강화한다고도 했다.

두 번째, 비대면 산업 육성으로 내놓은 스마트 의료 및 돌봄 인프라 구축도 박근혜 정부 때 추진한 보건·고령 친화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확대한 정도였다. 특히 스마트 의료는 박근혜 정부가 의료법을 개정해 의사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환자를 진찰하고 약까지 처방할 수 있도록 원격 의료의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을 떠올리게 했다.

당시 박근혜 정부는 보건·고령 친화산업을 미래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자 ▲첨단의료기기, 화장품 산업 육성 ▲신 의료·융합서비스 발전을 위한 제도 및 정보화 기반 조성 ▲전략적 보건의료 R&D 투자 확대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으며, 이는 훗날 보건의료의 규제 완화 및 산업화 가속화로 번져 의료민영화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세 번째, 문재인 정부의 SOC 디지털화에 포함된 ▲4대 분야(교통, 수자원 등) 핵심 인프라 디지털 관리체계 구축 ▲스마트 물류체계 구축 ▲도시 ·산단의 공간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도 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교통체계·해운 물류 선진화 ▲산·학·연·지역 연계를 통한 신산업 창출 기능 강화 ▲국제 과학비즈니스벨트를 국가 신성장 거점으로 육성 등에 디지털을 결합하고 규모를 확대한 정도였다.

비판하는 시민사회단체 "뉴딜 아니다"
  
 정부 그린뉴딜 계획에 대한 기후위기비상행동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14일 2025년까지 총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을 담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은 빠진 채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한다는 모호한 방향만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정부 그린뉴딜 계획에 대한 기후위기비상행동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14일 2025년까지 총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을 담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은 빠진 채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한다는 모호한 방향만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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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사회단체는 '한국판 뉴딜'이 발표된 후 잇따라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을 알리는 진정한 뉴딜이 아니라 과거 정부에서 내놓은 국정과제를 이름만 바꾸었을 뿐 차이가 없다고 주장한다.

보건의료단체인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5일 성명을 내고 "스마트병원과 원격진료, AI 진단 등은 대형병원과 기업의 돈벌이만 시켜주겠다는 계획"이라며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늘어나고 중환자 병상이 부족한 때 정부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부족한 공공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인력을 늘리는 '공공의료 뉴딜'이다"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디지털정보위원회 등 6개 시민단체도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디지털 뉴딜, 국민 사생활 팔아 경제성장 하겠다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이들은 "데이터경제란 결국 국민의 개인정보를 모아 데이터화하고 이를 경제적 용도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정부는) 정작 데이터 생산의 주체인 국민의 정보인권에 미칠 영향에 대한 어떠한 고려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쓴소리했다.

환경단체는 '그린뉴딜'을 겨냥해 "목표 없는 그린 뉴딜로는 기후 위기에 결코 대응할 수 없다"라고 한목소리로 실망감을 드러냈다. (관련 기사 : "문 대통령 발표 그린뉴딜, 실망... 온실가스 감축 목표 제시해야")

21일 최준호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오마이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과거 MB정권의 녹색성장 정책의 한계가 지금의 그린뉴딜 정책에서도 여전히 보인다"라며 "이는 중대한 문제이고 바로 그래서 개발주의자들의 낡은 구호, 곧 '토건이 곧 그린뉴딜'이라는 프레임이 다시 기세를 얻을 위험성이 크다"라고 평가했다.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장의 평가도 차가웠다. 그는 20일 참여연대에서 열린 '누구를 위한 한국판 뉴딜인가?' 기자설명회에서 '루스벨트의 뉴딜에는 있고 문재인의 한국판 뉴딜에는 없는 것: 복지국가의 관점에서 본 한국판 뉴딜'이란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날 윤 위원장은 "한국판 뉴딜은 개발국가의 산업정책"이라며 "뉴딜이라 평가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하고 이렇게 정리했다.

"한국판 뉴딜이 기존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실현하는 뉴딜의 본래 목적에 충실히 하려고 한다면 핵심은 정치적 자원을 확대하는 것임. 경제사회적 개혁은 이러한 정치적 기반의 확대에 기초했을 때 가능함.

또한,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위기는 사회지출을 확대한다고 해소될 수 있는 성질의 문제가 아님. 1997년 IMF 위기 이후, 1980년대 복지국가의 모습을 보면 사회지출 확대만으로는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했음

더불어 자유주의 정부(문재인 정부)가 불평등을 완화하지 못한다면, 국민은 다시 한번 시장주의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를 기억할 필요가 있음.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시민은 다시 성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여야 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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