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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그린뉴딜 계획에 대한 기후위기비상행동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14일 2025년까지 총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을 담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은 빠진 채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한다는 모호한 방향만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정부 그린뉴딜 계획에 대한 기후위기비상행동 기자회견이 15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은 "정부는 14일 2025년까지 총160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190만개를 만든다는 구상을 담은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했지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은 빠진 채 ‘탄소중립 사회를 지향’한다는 모호한 방향만 제시됐다"고 비판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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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한국판 뉴딜에서 '그린 뉴딜'은 디지털 뉴딜, 안전망 강화와 함께 3대 핵심 중 하나이다. 나는 며칠 전 전체 방향은 긍정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긍정적이란 뜻은 완벽하지 않고 아쉬움이 있다는 뜻이다. 특히 그린 뉴딜이 그렇다. 그런데 솔직히 이건 아니다 싶다. 며칠 고민하다가 더이상 침묵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되어 글을 올린다.

졸저 '핀란드에서 찾은 미래'는 혁신, 복지, 교육 등 7개 챕터로 되어 있는데 필자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마지막 장인 '환경'이다. 먼저 핀란드는 전세계 180개국 중에 환경지수 1위 (2016)를 차지한 나라다. 그린 뉴딜 부분을 보자. 그린 뉴딜 성과로 뽑을 수 있는 것이 재생에너지 비율인데 핀란드는 41% (2018)이다. 애초 목표 38%를 초과 달성했다. 그린 뉴딜을 선도하고 있는 EU 평균이 18%임을 비교하면 월등히 뛰어나다.

반면에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비율은 5.8% (2018, 산업부 발표)이고 2030년 목표가 20%이다. 10년 후 2030년 목표 20%도 2018년 핀란드 41% 반도 못 미친다. 그리고 핀란드 2030년 목표는 50% 초과이다. 50% 초과이므로 60이 될지 70이 될지 모르겠지만 50%를 넘길 것은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들은 목표치를 항상 초과해왔기 때문이다. 핀란드는 탄소세를 1990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나라이다. 9년 후인 2029년에는 화석연료 완전 퇴출과 함께 2035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한다. 그들은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결론부터 말하면, 졸저에도 강조했지만 핀란드와 한국이 바라보는 환경 정책의 근본부터 다르다.
 
"한국의 신재생 에너지 정책은 신재생 에너지 자체보다 경제 논리 즉, 돈 버는 것이 먼저였다 "(p298).
"핀란드처럼 깨끗한 자연 환경을 지키기 위한 고민과 노력이 먼저일 때 세계 최고의 기술이 탄생하고 경제적 이익도 뒤따르게 되는 것이다" (같은 책 p299)

 

너무 과장된 주장이라고 보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렇지 않다. 통계와 팩트가 말해 준다. 결론부터 말하면 재생에너지에서 투자와 에너지 보급이 거꾸로 간다.
 
"투자 또는 매출이 많으면 그만큼 에너지 보급과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오히려 반대이다. 특히 태양광 경우는 더 심하다. 태양광에 투자되는 비용과 매출액은 폐기물과 바이오에 비해 6~20배가 큰데 비해 국내 신재생 에너지 보급 비중은 2.7%로 최저이다. 왜 이런 왜곡된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 (중략) ~ 태양광 산업에 대한 국가적 투자가 우리나라 환경과 에너지 인프라 개선보다 소재 수출 중심의 돈벌이에 몰두한 결과이다" (같은 책 p298)
 

졸저를 펴낸 것인 2년전이다. 그렇다면 현재는 바뀌었는가? 아니다. 여전하다. 산업부 통계를 보면 2018년 현재, 태양광 투자는 전체의 76.5%인 반면에 재생에너지 생산량 비중은 17.5%에 지나지 않는다. 여전히 폐기물과 바이오의 재생에너지 비중이 75.5%이고 (폐기물 50.9%, 바이오 24.9%) 두 분야 투자액은 2.5%에 불과하다.

지난 이야기를 좀 더 해보자. 지난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은 차치해두고라도 산업부 정책은 갈팡질팡해왔다. 2015년 당시 신재생에너지가 4.5%였고 2020년과 2035년 목표는 5.0%와 11.0%였다 (산업부 2016 발표).
 
"2035년 목표치 11%도 핀란드 2012년 34.4%에 한참 못 미친다. 2035년 목표치마저도 OECD 꼴지를 예약한 것이다. 게다가 11.0% 목표치 달성 시기 또한 2030년에서 2035년으로 5년 더 늦추었다. 2030년 목표도 9.7%로 하향 조정했다. 2008년 이후 매년 1조원에서 8000억원이라는 돈을 신재생 에너지에 쏟아 부으면서 조정한 수치이다. 핀란드는 조기 달성하고 상향 조장하는데 반해 한국은 늦추고 하향 조정했다." (같은 책, 289~290)
 

물론 현재 산업부 목표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고 대폭 상향조정했다. 그것이 2030년 20%이다. 그리고 이번 7월 14일 발표한 그린 뉴딜 목표를 보면 "「2030 온실가스 감축 목표」・「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 등 차질없이 이행, 탄소중립 목표로 경제·사회의 과감한 녹색전환 추진"으로 함축되어 있다. 재생에너지 3020, 즉 기존의 2030년 20% 목표를 올리지 않고 그냥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차질없는 이행이라니? 솔직히 필자는 너무 실망했다. 최소한 30%는 올릴 것으로 기대했다. 30%도 핀란드 현재 41%에 못 미친다. 탄소중립 역시 목표가 불투명하다. 핀란드는 위에 말했듯 2035년에 탄소중립 달성이다.

2030년 20% 목표는 인류의 생존이 걸려있는 기후변화와 열악한 우리나라 환경 현실에 비해 너무나 한가하다. 그린 뉴딜이라는 말 뜻과도 맞지 않는다. 이는 해당부처가 지금까지 해왔던 타성적 정책의 연장이다. 관계부처에 호소한다. 기존의 타성에 벗어나서 2030 목표치를 핀란드 현재 수준인 40%, 아니 백번 양보하더라도 30%로 올려야 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그린 뉴딜은 돈 버는 산업정책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 생존 문제이며 환경 그 자체를 봐야 한다. 그린 뉴딜은 본질,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본에서 벗어나서는 안 된다. 끝으로 졸저의 한 부분을 다시 인용한다.
 
"깨끗한 공기와 물, 그리고 자연 생태계 보존이 선진국의 필수 불가결한 조건이다. 국민소득이 아무리 높아도 푸른 하늘을 볼 수 없고 미세먼지와 매연이 가득한 공기 그리고 녹조로 덮인 강을 가진 나라면 어느 누구도 선진국이라 하지 않는다. 현대적 의미의 선진국은 사람이 살기 좋은 나라인가. 깨끗한 공기와 물, 자연이 살아 있고 이와 더불어 경제적으로 풍족한 나라인가 여부로 측정된다." (같은 책 p286)
 

덧붙이는 글 | 필자는 <핀란드에서 찾은 우리의 미래> 저자 겸 전 호서대 교수입니다.


태그:#그린 뉴딜, #핀란드, #한국판 뉴딜, #기후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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