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멀 크래커> 영화 포스터

▲ <애니멀 크래커> 영화 포스터 ⓒ 디씨드 D.seeD


1962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 호세에서 헌팅튼 형제 서커스단이 놀라운 볼거리로 인기를 얻는다. 그러나 형 호레이쇼(이안 맥켈런 목소리)는 동생 밥(제임스 아놀드 테일러 목소리)과 여인 탈리아(타라 스트롱 목소리)와 서커스단을 놓고 대립하다가 끝내 갈라선다. 그 뒤로 30여 년 동안 밥과 탈리아 부부는 '신기한 동물 서커스단'을 운영하며 사랑을 받는다.

어릴 적 친구였던 조이(에밀리 블런트 목소리)와 결혼한 후 장인어른의 사업을 물려받기 위해 일을 배우며 지루한 나날을 보내던 밥의 조카 오웬(존 크래신스키 목소리). 그러던 어느 날, 오웬은 삼촌과 숙모가 사고로 행방불명됐다는 소식을 듣는다. 서커스단이 존폐 위기에 놓이자 조이가 나서게 되고 망설이던 오웬 앞에 삼촌이 남긴 신비한 과자 상자가 나타난다.
 
<애니멀 크래커> 영화의 한 장면

▲ <애니멀 크래커> 영화의 한 장면 ⓒ 디씨드 D.seeD


CG 애니메이션 영화 <애니멀 크래커>는 '먹으면 동물로 변하는 신비한 마법의 과자'란 발상이 재미있다. 각본과 공동연출을 맡은 스콧 크리스티안 사바는 "어느 날 쌍둥이 아들들과 함께 점심을 먹으면서 '사자 모양 과자를 먹고 사자로 변한다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스콧 크리스티안 사바는 동물 과자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기발한 상상력으로 이야기를 구성해 그래픽 노블 <애니멀 크래커>를 출간했다.

동명의 그래픽노블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의 지휘는 <미녀와 야수>(1991), <알리딘>(1992), <라이온 킹>(1994)에 애니메이터로 참여하고 <뮬란>(1998)을 연출한 바 있는 토니 밴크로프트 감독이 맡았다. <주토피아>(2016), <코코>(2018), <마이펫의 이중생활>(2016) 등에서 미술, 캐릭터 디자인, 애니메이터 등을 담당했던 할리우드 정상급 제작진이 합류해서 기술적인 완성도를 높였다.

목소리 연기엔 <콰이어트 플레이스>(2018)의 존 크래신스키,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2015)의 에밀리 블런트, <배트맨 2>(1992)의 대니 드비토,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이안 맥켈런, <록키> 시리즈의 실베스터 스탤론이 참여했다. 영화 음악엔 퀸의 '돈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 휴이 루이스 앤 더 밴드의 '와일 위아 영(While We're Young)' 등 팝송이 사용되었다. 이안 맥켈런도 오프닝 장면과 중간에 나오는 뮤지컬 장면에서 직접 노래를 불렀다.
 
<애니멀 크래커> 영화의 한 장면

▲ <애니멀 크래커> 영화의 한 장면 ⓒ 디씨드 D.seeD


<애니멀 크래커>에서 동물 과자를 먹은 사람은 과자 형태에 따라 햄스터, 물고기, 개, 말, 고양이, 코끼리, 코뿔소, 원숭이, 거북이, 고슴도치, 심지어 전설에 나오는 용으로 변신할 수 있다.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려면 동물 과자를 하나 먹을 때마다 상자 안에 생기는 자신의 모양을 하고 있는 사람 과자를 먹어야 한다. 그런데 사람 과자가 부서지거나 잃어버리면 원래대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동물로 변하게 만드는 동물 과자와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사람 과자엔 '꿈'이 투영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나이를 먹을수록 어릴 적에 가졌던 꿈을 잃어버리곤 한다. 물질적인 행복이나 남들에게 인정받는 명예 등 현실에 안주하기 때문이다.

<애니멀 크래커>의 오웬 역시 어린 시절에 동경했던 서커스에 대한 기억을 뒤로한 채 장인어른에게 인정받겠다는 마음으로 애견 과자 회사에서 지루한 일상을 이어간다. 그는 마법의 과자를 얻으며 다시 한번 꿈에 도전할 기회를 얻는다.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며 오웬은 퀸의 '돈 스톱 미 나우'의 가사 "난 달릴 거야. 갈 거야. 날 막을 순 없어"처럼 힘차게 비상한다.

영화의 또 다른 메시지는 '다양성'이다. 서커스단엔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 있다. 또한, 마법의 과자를 먹은 동물과 사람과 공존하며 미래를 만들어 간다. 이것은 트럼프 시대에 만연한 분열과 증오에 맞서 피부색이나 외모로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호소를 담고 있다. 영화에 삽입된 하워드 존스의 노래 '위아 인 디스 투게더(We're IN This Together)'의 가사 "우린 한배를 탔어. 우린 함께할 운명. 함께 해내야지"처럼 말이다.
 
<애니멀 크래커> 영화의 한 장면

▲ <애니멀 크래커> 영화의 한 장면 ⓒ 디씨드 D.seeD


<애니멀 크래커>는 2017년 프랑스에서 개최되는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영화 축제인 안시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처음 공개되었다. 이후 배급 등 여러 문제로 인해 난항을 거듭하가 3년이 흐른 2020년이 되어서야 관객과 만나게 되었다.

<애니멀 크래커>의 제작비는 1900만 달러다. 1억불 따윈 가볍게 넘기는 디즈니, 드림웍스, 소니 등 대형 영화사의 규모에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하지만, 완성도만큼은 절대 뒤처지지 않는다. 꿈과 공존을 담은 메시지도 좋다. 올여름 온 가족이 다 같이 보는 가족 영화로 강력히 추천한다. 8월 5일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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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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