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5회 청룡기의 덕수고 vs 대구고 32강전 경기가 열리고 있다.

28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제75회 청룡기의 덕수고 vs 대구고 32강전 경기가 열리고 있다. ⓒ 박장식

 
'탈고교급 투수'라는 별명을 가졌던 덕수고등학교의 에이스 장재영이 제구 난조로 무너졌다. 대구고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덕수고에 충격적인 콜드 패배를 안겼다.

28일 오후 3시시 30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5회 청룡기 고교야구대회 덕수고와 대구고의 32강전에서 덕수고가 2-9 스코어로 7회 콜드 패배란 굴욕을 당했다.

한편 같은 날 유신고등학교는 제주고를 상대로 5회 콜드 게임 승리를 얻었다. 이번 청룡기 대회 '죽음의 토너먼트'로 불렸던 16강전의 대진이 유신고와 대구고의 싸움으로 확정된 셈이다. 두 학교의 경기는 오는 30일 오전 9시 30분 열린다. 

밀어내기, 폭투... 아쉬웠던 장재영

경기 초반에는 덕수고가 먼저 앞서나갔다. 하지만 투타 모두 집중력이 부족했다. 타자들은 첫 이닝에서 한 점의 선취점을 냈지만, 이후 만루에서 무득점하는 등 역전의 기회를 날리는 아쉬움을 보였다. 이날 덕수고는 7명의 투수를 등판시켰지만, 모두 제구 난조와 피안타로 어려움을 겪으며 콜드패의 충격을 뒤집어썼다.

덕수고의 첫 번째 투수였던 조원태가 2회 2사 상황 주자 두 명을 내보낸 채 강판되었다. 이어 장재영이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문제는 공이 연거푸 바깥쪽으로 빠졌다는 것. 장재영은 상대 정의훈에게 볼넷을 내주는가 하면 4번타자 박형준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며 밀어내기 실점을 했다.
 
 올해 첫 전국대회 출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장재영 선수.

올해 첫 전국대회 출전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던 장재영 선수. ⓒ 박장식

 
다음 타자를 상대하면서도 폭투로 한 점을 더 잃는 등 제구에 난조를 보인 장재영은 결국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올린 채 강판당했다. 20개 공 중 볼 판정된 것만 16개에 달했다. 타석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첫 타석에서는 땅볼로, 두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올해 첫 전국대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이다.

반면 대구고는 경기 내내 덕수고를 압도했다. 2회 상대 투수들의 제구 난조로 4점을 득점하며 달아난 대구고는 이정수가 2.1이닝 55구, 이어 오른 서준우가 4.2이닝을 50구로 틀어막는 등 효율적인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이정수와 서준우 선수는 이날 경기를 콜드로 가져간 덕분에 30일 유신고와의 경기에 등판할 수 있게 되었다.

타선 역시 폭발해 3회 두정민의 1타점 적시 3루타가 터졌고, 6회에는 그간 주말리그에서 부진했던 4번타자 박형준이 좌익수 앞 2루타로 포문을 열며 7연속 출루를 이끌어냈다. 7연속 출루에 힘입어 넉 점을 더 달아난 대구고는 결국 7회에 경기를 마무리짓고 다음 승부를 준비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이날 낮 12시 30분 열린 경기에서 유신고등학교는 제주고등학교를 1-11, 5회 콜드로 가볍게 꺾었다. 유신고는 7개의 안타와 11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는 등 제주고를 압도하는 성적을 기록했다. 제주고는 4회 김태양의 좌전안타로 득점을 가져갔지만, 콜드 게임을 막아내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유신고와 대결? 3점 이내로 투수들이 막아준다면..."
 
 대구고등학교 손경호 감독.

대구고등학교 손경호 감독. ⓒ 박장식

 
경기 후 만난 대구고등학교 손경호 감독은 "작년 전국체전과 청룡기에서 덕수고에 패배했었다. 그런 아쉬움 때문인지 아이들이 승부욕을 발휘해줘 승리했기에 기쁜 마음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코로나19 탓에 대구에서 두 달을 통으로 쉬었다는 손경호 감독은 "상황이 좋지 못해 연습도 하지 못했다"며 "주말리그 때도 선수들이 감이 좋지 못했다. 그래도 전국대회까지 믿고 기용했는데, 결과가 좋아 다행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믿었던 선수 중에서는 4번타자 박형준 선수가 톡톡히 역할을 해줬다. 주말리그 때에는 타율이 1할도 되지 못했을 정도로 슬럼프에 빠졌던 상태였다. 손 감독은 "우리 팀 주장이다. 형준이가 해줘야 경기가 풀리니 계속 4번에 넣었다. 오늘은 100% 출루를 해서, 자신감을 되찾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대구고는 30일 유신고와 외나무다리에서 맞선다. 이번 대회 4강권으로 가는 문턱 중 가장 치열한 싸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손 감독은 "유신고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 하지만 투수력은 우리도 그에 못지않다"라며 "투수들이 3점 이내로 막아주면 타자들이 잘 쳐줘 승산이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편 29일에는 본격적인 16강 진출 싸움이 펼쳐진다. 오전 9시 30분부터 세광고와 북일고, 신일고와 서울고, 장충고와 장안고가 차례로 맞붙고, 마지막 경기에는 순천효천고와 진흥고가 대결한다. 해당 경기들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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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컬링 같은 종목의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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