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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소유예한 웰컴투비디오 회원들 약 170명의 사건을 재기해서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주세요> 청원 캡처
 <기소유예한 웰컴투비디오 회원들 약 170명의 사건을 재기해서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주세요> 청원 캡처
ⓒ 청와대 청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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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를 이용했지만, 정식 재판을 받지 않고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한국 사용자는 170여명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이들을 재수사해서 '합당한 처벌'을 받게 하자는 청원이 올라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소유예한 웰컴투비디오 회원들 약 170명의 사건을 재기해서 합당한 처벌을 받도록 해주세요>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591449) 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이날 오후 6시 현재 900여명이 참여했다. 서지현 검사(법무부 양성평등자문관실 특별자문관) 또한 "'기소유예'란, 말그대로 '기소'를 '유예'한 것으로 합당한 사유가 있다면 재기해서 수사해 기소 할 수 있다"며 자신의 SNS에 이 청원을 공유했다.

청원인은 "128만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22만 개의 아동성착취물 영상물을 공유한 웰컴투비디오(W2V)의 운영자가 한국인 손정우인데, 손정우는 한국에서 고작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라며 "(MBC PD수첩에 나온) 아동 성착취물 1건을 다운로드해 징역 70개월을 선고받은 미국의 사례와 비교할 때 손정우가 얼마나 국제기준에 어긋나는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느냐"라고 사법부를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W2V 유료회원 중 유죄선고를 받은 사람은 단 43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약 170명은 기소유예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손정우의 아동성착취 관련 범행은 더 이상 처벌할 여지가 없다고 하더라도 기소유예된 W2V 회원들에 대해서는 아직 처벌할 수 있는 방법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청원인은 7월 6일 미국송환을 불허하면서 남긴 재판문의 결정문 중 'W2V 사이트 사이트 회원들에 대한 철저하고 발본색원적인 수사가 필요할 수도 있고'라는 부분을 인용하며 "검찰이 기소유예한 170명의 아동 성폭력 범죄자들에 대한 사건을 재기하고,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도록 해주시기를 강력히 원합니다"라고 밝혔다.

이용자 80%는 재판도 받지 않아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씨가 지난 7월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인 손정우씨가 지난 7월 6일 오후 법원의 미국 송환 불허 결정으로 석방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를 나서던 중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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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로부터 받은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W2V 이용으로 검거된 한국인은 총 235명이다. 이중 경찰은 221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14명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런데 현재까지 W2V 관련해서 재판을 받은 사람은 총 4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약 178명 가량이 검찰의 기소유예를 받아서 정식 재판을 받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기소유예'는 피의사실이 인정되나 검사가 형법 51조에 규정된 양형조건을 참작해서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범죄 혐의도 인정되고 소송조건도 마련되었지만, 검사가 재량을 발휘해서 법원에 유무죄를 묻지 않는 것이다. 즉, 일종의 '선처'로도 볼 수 있다.

그런데 디지털 성범죄에 있어서 검찰은 유독 '선처'가 잦다. <한겨레>가 경찰청 범죄통계를 분석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디지털성범죄 기소율은 2017년 기준 34.8%에 불과했다. 5대 흉악범죄가 2018년 기준 48.2%것을 감안하면, 디지털 성범죄의 경우 기소유예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 심지어 W2V 사건 이용자의 경우 기소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은 "남성으로서 포르노를 즐기는 것이 '정상적인 행위'로 여겨지는 사회적 인식이 문제"라며 "검찰 또한 디지털 성범죄를 '처벌을 받을만한' 범죄로 보지 않았기에 대규모 기소유예 처분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검찰청은 n번방 사건 이후 언론을 통해 "지난해 7월 이후 성폭력 사건 800여건에 대해 혐의 없음 또는 기소 유예 처분을 다시 살펴볼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변호사들에게 물어보니]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관건은 사회적 압박 

성폭력 사건을 다루는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기소유예된 170여 명을 재수사해서 처벌하는 것에 법리상으로는 문제가 없으나, 현실적으로 고려할 지점이 많다'고 밝혔다.

A변호사는 "일사부재리(확정 판결이 내려진 사건을 다시 심리·재판하지 않는 것) 원칙이 수사 단계에서는 적용이 안 되므로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라며 "그러나 항고 등의 절차 없이 혐의나 증거가 동일한 상황에서 검찰이 판단을 번복해서 재처분하는 것은, 검찰 처분에 대한 신뢰와 법적 안정성을 스스로 무너트리는 일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B변호사는 "통상적인 형사사건에서 검찰에서 한 번 처분을 한 것의 결과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고소인의 항고나 재청신청을 통한 재수사 요청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 편"이라며 "일단 검찰은 기소유예를 뒤집으려고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디지털 성폭력 범죄에서 이렇게 피해자가 나설 수 없으면 피고인의 방어권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특히 W2V 사건의 경우 고소가 아니라 인지수사로 진행되는 경우라서 검찰 처분에 대해서 다투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C변호사 역시 "이론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고, '정의'의 실현이라는 점에서 이번 청원은 합당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범죄에 대한 합당한 처벌을 하려면 사법 안정성과 (재판받은) 다른 W2V 이용자 또는 유사 사건 범죄자와의 형평성이라는 가치와 부딪히게 된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청원에 대해 사회적 요구가 커지게 되면 검찰이 '절대 못한다'고 하진 않을 것"이라며 "법률의 문제라기보다는 어떤 가치관을 선택하냐의 문제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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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박정훈 기자입니다. stargazer@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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