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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리운갤러리에서 열리는 제주4.3과 불교 전시회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에서 이수진 작가와 김계호 작가의 공동작품 <피어나소서>.
 대구 리운갤러리에서 열리는 제주4.3과 불교 전시회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에서 이수진 작가와 김계호 작가의 공동작품 <피어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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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전 미군정 당시 제주에서 일어난 4.3항쟁 당시 불교의 역할과 진실을 알리는 전시회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가 대구 리운 갤러리에서 오는 26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회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와 (사)제주불교4.3희생자추모사업회,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가 주최하고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부, 제23교구 신도회, 제주4.3희생자유족회, 제주4.3평화재단이 후원한다.

특히 이 전시회는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와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본사 관음사, 노무현재단 제주위원회가 지난 2017년부터 기획하고 순례 및 답사를 통해 이루어진 결과물이기도 하다.

전시회 참여작가인 이수진씨는 제주의 주요 식량 작물인 보리를 소재로 해 4.3당시 공권력에 의해 사라진 마을에서 생명의 싹을 틔우고 자란 보리줄기와 4.3학살터인 바닷가에서 채취한 숨비기나무 열매로 보리대 염색을 하며 4.3의 아픔을 작품에 담았다.

이수진 작가의 작품 '상생의 종'은 4.3당시 해안가 사찰에 있던 종으로 무장대가 산으로 옮긴 후 예불을 드리는 등 산사람들과 함께하다 4.3항쟁이 끝난 뒤 다시 해안마을로 돌아온 종을 작품화했다.

또 동네 청년들을 보호했다는 이유로 토벌대에 의해 댕유지나무에 묶여 죽창으로 죽임을 당한 신홍연 스님의 극락왕생 발원 모습도 작품으로 담았다.

윤상길 도예가는 제주라는 섬에서 살아있다는 이유만으로 쫓기고 숨고 죽임을 당한 넋을 위로하고자 작업 전 기도와 명상을 통해 받은 느낌을 토대로 전통 망댕이 장작가마에서 백분토와 조합토, 무유, 백유 등의 재료를 이용해 중생구제가 화두였던 스님들의 '순교'등을 표현했다.

4.3작품을 위해 제주로 귀농한 김계호 작가는 토벌대의 야만적인 탄압을 피해 흥룡사 경내 용장굴에 피신했던 제주민들의 고통을 동굴이라는 폐쇄된 공간을 통해 암흑과 촛불로 부처님의 자비와 생명의 고귀함으로 표현했다.

이수진 작가와 김계호 작가의 공동작품 '피어나소서'는 야만의 시대인 4.3당시 학살된 승려가 "열반의 경지에 오른 성인의 모습인 연꽃으로 환생해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온 누리에 비치도록 하는 마음"을 담았다.
 
오는 26일까지 대구 리운갤러리에서 제주4.3과 불교의 기록을 알리는 전시회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포스터.
 오는 26일까지 대구 리운갤러리에서 제주4.3과 불교의 기록을 알리는 전시회 "제주불교, 동백으로 화현하다" 포스터.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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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운 대한불교조계종 제23교구 본사 주지스님은 "70여 년 전 스님 16명과 사찰 35개소가 피해를 보며 제2의 무불시대를 초래했던 야만적인 역사를 밝혀 역사적 교훈과 함께 지옥 중생을 보살피고 총질했던 자들의 두터운 업보를 용서하기 위해" 전시회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부영주 (사)제주불교4.3추모사업회 회장은 "7년 7개월이라는 4.3기간 동안 민간인에 대한 피해도 엄청났지만 제가불자와 승려들의 인명피해는 물론 사찰 등 불교계가 정신적·물질적 피해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박진우 (사)제주4.3범국민위원회 집행위원장도 "70여 년 전 한반도 최남단 섬 제주에서 있었던 야만스런 역사가 특정 종교 세력이 개입되어 주도적으로 이루어졌다"며 "이로 인해 불교가 말살되고 제주민들이 최소 3만 명에서 최대 9만 명까지 희생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통스런 역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전시회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6일 열린 개막식에는 대한불교조계종 제9교구본사 동화사 세림 사회국장스님과 조규천 대구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 목사도 참석해 전시회를 축하했다.

태그:#제주불교, #전시회, #이수진, #윤상길, #김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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