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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앞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전광훈 목사의 사랑제일교회 등 교회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히 확산되는 가운데, 18일 오전 서울 성북구보건소 선별진료소앞에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모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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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지난 2월 대구 신천지를 통한 코로나19 폭발적 상황보다 수도권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어디에서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눈먼 자들의 도시'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이 최대 위험요소"라고 강조했다. 1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6명으로 늘어났다. 신규 확진자는 14일부터 계속 세 자릿수(103명→166명→279명→197명→246명)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김 교수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코로나19는 방역당국의 조치와 온도·습도 등 환경적 요인이 변수"라면서 "사람들의 경각심이 무너진 것도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는 데 한몫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상황에서는 강력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10인 이상의 집합·모임·행사를 금지하고, 필수 시설이 아닌 모든 다중이용시설은 운영을 제한하거나 중단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방역당국 역시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아래 중대본) 제 1총괄조정관은 브리핑에서 "이번주가 수도권에서의 집단 감염이 전국적인 대유행으로 진행되느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오후 긴급 중대본 회의를 소집해 코로나19 방역 수위 강화 방안을 논의하고 오후 5시에 입장을 발표한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바이러스는 타협하지 않는다"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김우주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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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상황이 대구·경북에 코로나가 확산되던 때보다 심각한가.
"맞다. 당시 대구는 신천지를 통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하지만 지금 수도권은 더 심각하다. 교회, 학교, 시장, 회사, 카페 등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불특정한 장소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사랑제일교회의 광화문 집회까지 엮였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어디에서 어떻게 코로나19에 감염될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와 싸워야 하는 '눈먼 자들의 도시' 안에서 살아가야 한다.

확진자의 연령대를 살펴봐도 지금이 더 심각하다. 대구·경북 때는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나왔다. 지금은 어떤가. 고령자 중심이다. 고령의 확진자의 경우 2~3주 뒤 상황이 악화되서 사망자가 속출할 수도 있다. 또 (2~4월) 당시에는 위기라는 경각심이 있었는데, 지금 사람들의 위험인식 수준은 많이 낮아졌다. 결국 지금이 더 위험하다. 정부가 적극적인 방역 조치를 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 이른바 '2차 재확산'이다.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 가능성이 매우 높다. 코로나19의 특성상 무증상 감염이 많고 전파력이 높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누가 무증상 전염원일지 예측할 수 없다."

- 오늘이라도 제일 시급히 취해져야 할 조치는 무엇인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부·방역당국 원칙 있지 않나. 이미 중대본은 지난 6월, 3단계 거리두기의 각 기준과 단계별 조치를 담은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단계별 상황을 정의했다.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이미 정해져있다."

- 3단계 조치가 필요하다는 뜻인가.
"(한숨을 내쉬며) 그렇다. 정부의 기존 원칙대로라면 3단계 조치를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리두기 단계별 기준 및 실행방안'을 보자. 3단계는 지역사회에서 다수의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하는 대규모 유행 상황이다. 최근 2주 내 일일 확진자 수가 100∼200명 이상으로 늘어나거나 일일 확진자가 전일 대비 2배로 증가하는 경우가 1주 2회 이상 발생할 경우 적용된다. 정부는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사례가 갑자기 증가하거나 집단 발생 건수가 급격하게 늘어나도 3단계 격상을 검토해야 한다. 이미 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 이상이 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았나.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적극적이고 엄격한 조치가 필요하다.

'바이러스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바이러스는 먹잇감 숙주를 찾아서 전파하는 거다. 무증상 전파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싸움이기에 우리에게 불리하다. 불리한 싸움을 그나마 최선의 상황으로 바꿀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선제적이고 공격적인 방역이다. 그 외에는 없다."

- 수도권에 감염병 전담병원 입원실(1479실) 중에서 752개실이 비어있는 상황이다(8월 16일 기준, 중대본 발표). 중환자실과 격리병상 부족 사태가 발생할 우려는 없나.
"당연히 (병상이) 부족하다. 지금 대학 병원의 경우 병상 가동률이 90% 이상이다. 그중에서 여분을 코로나19에 쓰는건데, 사실 빡빡하다. 가을·겨울에 코로나19 환자가 폭증하면 그 때는 어떻게 할지 대비가 필요하다. 기존 입원환자와 코로나 환자를 함께 둘 수 없고,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 동선도 고려해야 하고, 음압병실도 생각해야 한다. 난제다. 게다가 의료진이나 기존 (입원) 환자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원내 감염으로 피해가 더 커진다. 물론 병동은 즉각 폐쇄된다. (이날 오전 사랑제일교회를 방문한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속 간호사 등 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병원 안과 건물이 폐쇄됐다.)

그러니까 대학 병원내에 감염이 생기면 병동이 폐쇄되고 이 경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대책이 필요하다. 병상이 부족해 대기하다 죽는 사람이 생길 수도 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시나리오다. 병상뿐만 아니라 의료기구, 간호사 등 의료진까지 모든 상황이 준비돼야 한다. 모든 의사가 코로나19를 진료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결국 감염·호흡기·내과 등에서 감당해야 할 몫인데, 기계도 아니고 사람인지라 이쪽의 의료인력도 누적된 피로가 심각하다. 이 모든 상황을 고려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을 준비해야 한다."

- 일반 국민들은 무엇을 실천해야 하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대구·경북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을 때 우리의 위기의식을 떠올려야 한다. 2월말에서 3·4월까지만 해도 불필요한 모임은 가지 않고, 온라인 회의, 재택근무 활성화 등을 했다. 이 때의 생활태도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 누가 감염자인지 모른다. 내가 될 수도 있다. 무증상 감염자, 즉 곳곳에 깜깜이 확진자가 있다.

일단, 마스크 착용이 정답이다. 눈 앞의 사람이 무증상자인 경우 나를 보호할 수 있고, 또 내가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했다면 이를 퍼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안 한다고 안전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백신 나올 떄까지 서로 몸 조심하는 이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위드(with) 코로나 생활을 당연하게 여겨야 한다.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카페에 갔다고 마스크 벗지 말아야 한다. 수시로 손 씻고, 되도록 모임을 자제하는 게 위드 코로나의 생활방식이다."
 

태그:#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방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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