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소극장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조치에 따라 공연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1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소극장에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 조치에 따라 공연를 중단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 연합뉴스

 
지난 20일 하루에만 코로나19 확진자가 전국 기준 300명을 돌파하며 재확산 위기가 현실이 됐다. 앞서 신천지, 이태원 클럽, 콜센터발 확산 때보다 상황이 더 심각한 이유는 감염 경로를 제대로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 사례가 대폭 늘었고, 대확산 진원지로 지목된 사랑제일교회와 광화문 집회 관련자들이 방역에 비협조적이기 때문이다.

이 여파가 방송 연예계까지 뒤흔들고 있다. 앞선 유행 때 비교적 안전지대에 속했던 방송가는 20일부로 여러 배우들이 속속 확진 판정을 받아 충격에 휩싸였다. 

잇따른 촬영 중단과 폐쇄 조치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밝혔거나 파악된 확진자는 서성종, 허동원, 김원해 등 20여 명 안팎이다. 이들과 무대 공연과 드라마 출연을 같이 한 다른 배우들도 자체적으로 검사를 받거나 격리에 들어가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21일 현재 촬영이 중단됐거나 방영이 중단되는 드라마와 프로그램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서성종이 출연 중인 KBS 2TV 드라마 <그놈이 그놈이다>, 허동원이 출연 중인 KBS 2TV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이 20일부로 모든 촬영을 잠정 중단했다.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

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 ⓒ KBS2

 
JTBC는 몇몇 작품에서 스태프가 의심 증상을 보이고, 양성 판정을 받은 배우와 직접 혹은 간접 접촉을 한 배우들이 검사를 받기 시작하자 제작 중인 6편의 드라마를 모두 중단하는 조치를 취했다. <18어게인>, <경우의 수>, <사생활>, <런온>, <라이브 온>, <지금 우리 학교는> 등이다. 또한 음성 판정은 받았지만 확진자와 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서이숙 출연작 tvN 드라마 <스타트업>도 예정된 촬영을 취소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왜 이런 전방위적인 확산이 일어나고 있을까. 일각에선 사랑제일교회,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상대적으로 1차 유행 때보다 방역 지침에 소극적이었거나 불감증으로 애써 무시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매니지먼트 관계자는 "다행히 소속 배우 중에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이 없지만 그간 알게 모르게 작품 활동을 재개했으면 하는 마음이 컸다"며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회사 입장에서도 금전적 손해가 커지는 상황이었고 배우들 또한 답답한 마음이 있었을 것"이라 답했다. 이 관계자는 "촬영 진행 중이거나 예정인 작품이 대부분 중단되면서 아마 편성에서도 재방영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배우 개인과 작품뿐만 아니라 방송국 전체가 폐쇄되는 조치도 있었다. CBS 라디오 프로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던 한 기자가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 사옥을 패쇄했고,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20일부로 정규방송을 재개했다. 서울 상암동 SBS 프리즘타워도 사옥 내 어린이집 교사가 확진 판정을 받자, 건물 전체를 폐쇄했다. 해당 건물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녹화도 중지됐다.   

대학로 등 공연계 상황 생각보다 심각
 
 JTBC 새 드라마 <경우의 수> 포스터

JTBC 새 드라마 <경우의 수> 포스터 ⓒ JTBC


방송계보다 대학로 및 한성대 입구 인근 지역이 더욱 비상이다. 앞서 배우 서성종, 김원해가 참여한 연극 <짬뽕 & 소>에서 15명 이상이 양성 판정을 받는 등 총 39명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일이 있었는데, 드러난 사례 외에 다른 것이 더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이 공연예술인들 사이에서 급속하게 퍼지는 중이다. 

한 공연 관계자는 "<짬뽕>을 비롯해 (서성종이 연출가로 참여한) 연극 <쉬어매드니스> 출연 배우들과 접촉한 사람들은 개별 고지 바란다는 연락이 오가고 있다"며 "20일부로 대학로 인근에서 연습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중단됐다"고 알렸다.

연극 <수상한 흥신소 2탄>, 웹툰을 원작으로 한 < 2호선 세입자 > 등 인기 공연도 중단됐고, 배우와 스태프들 사이에선 <짬뽕> 상황을 주시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짬뽕> 측에서 추측하기로는 지난 토요일(8월 15일) 회식을 감염의 기점으로 보고있다"며 "한성대 역 인근 세 가게에서 회식을 했는데 아마도 그 과정에서 배우들이 대거 감염되지 않았나 얘기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5개월을 어렵게 버티다 겨우 공연을 재개하면서 기지개를 폈던 공연계는 코로나19 재확산에 안타까운 마음을 표하고 있다. 오는 9월 공연을 앞둔 한 배우는 "공연 뿐 아니라 행사들도 취소되고 있어서 어떻게 올해 하반기를 버텨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김원해 JTBC 대학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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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메가3같은 글을 쓰고 싶다. 될까? 결국 세상을 바꾸는 건 보통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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