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5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1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블루윙즈와의 경기에 교체 선수로 나선 인천 송시우 선수.

22일 오후 5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17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블루윙즈와의 경기에 교체 선수로 나선 인천 송시우 선수. ⓒ 한국프로축구연맹


 
슈퍼 서브 '송시우'가 또 한 번 인천 유나이티드를 깨우기 시작했다.

후반전 중반, 교체 선수로 들어와 14분 만에 놀라운 결승골을 터뜨리며 두 게임 연속 승리의 노래를 지휘한 것이다. 이제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와 11위 수원 블루윙즈 사이에는 승점 3점만 남게 되었다.

조성환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FC가 22일 오후 5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20 K리그 원 17라운드 수원 블루윙즈와의 홈 게임에서 후반전 교체 선수 송시우의 멋진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겨 꼴찌 탈출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전반전, 아찔했던 페널티킥 오심

게임 시작 전까지 승점 차이는 6점이나 벌어져 있지만 바로 위 순위표에 눌러앉아 있는 수원 블루윙즈를 만난 인천 유나이티드는 전반전에 또 하나의 페널티킥 악몽에 시달렸다.

37분, 박병진 주심의 휘슬 소리가 길게 울려 페널티킥이 선언됐기 때문이다. 인천 유나이티드 센터백 양준아가 낮게 걷어낸 공이 가까운 곳에 쓰러져 있던 오반석의 팔에 맞고 방향이 바뀌었다는 판정이었다. 그런데 곧바로 일어서는 오반석은 핸드 볼 반칙이 아니라며 오히려 동료들을 안심시켰다.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지난 5월 23일 빅 버드에서 열린 수원 블루윙즈와의 어웨이 게임에서 페널티킥 골을 내주는 바람에 0-1로 아쉽게 패한 기억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정말 오반석의 표현대로 VAR(비디오 판독 심판) 온 필드 뷰를 시행한 박병진 주심은 재차 확인을 거쳐 페널티킥 판정을 취소했다. TV 생중계 화면으로 봐도 명백한 오심이었던 것이다.

이 위기를 넘긴 인천 유나이티드는 지난 주 대구 FC와의 어웨이 게임 시즌 첫 승리의 기운을 이어받아 집중력을 높이며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을 압박했고 후반전에 그 뜻을 이루고 말았다.

'시우 타임' 고장난 시계가 아니었어!

상주 상무 복무를 마치고 인천 유나이티드로 돌아온 송시우는 시계가 고장난 줄 알았다. 대부분 게임을 벤치에 대기하고 있다가 교체 선수로 나섰지만 이 게임 직전까지 14게임에 나서 공격 포인트를 하나도 올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송시우는 인천 유나이티드의 교체 선수로 들어와 뛰면서도 표정이 대체로 어두웠다. 자기가 준비한 플레이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게임 중 일그러진 표정이 더 많이 드러났던 것이다. 하지만 그를 포함하여 동료들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뛰고 또 뛰었다. 

난파선 인천 유나이티드를 건져올리기 위해 어려운 결단을 내린 조성환 감독은 비교적 이른 시간인 56분에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 아길라르를 빼고 송시우를 들여보냈다.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이 아길라르를 거칠게 막아서는 바람에 자신들이 준비한 역습 흐름이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는 거짓말처럼 70분에 멋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미드필드 지역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에서 김도혁이 재치있게 밀어준 공을 송시우가 잡아서 수원 골문 앞으로 치고들어갈 때 그의 앞에는 따라붙는 수비수가 없었다.

김도혁의 프리킥 왼발 크로스를 예상하고 있던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이 화들짝 놀란 순간이었다. 거기서 송시우는 뒤늦게 달려드는 염기훈과 헨리 두 핵심 선수를 보기 좋게 따돌리고 오른발 슛을 꽂아넣었다. 근래에 보기 드문 유연한 방향 전환 드리블 동작이었기에 관중석에 앉아 있던 동료들도 입을 다물지 못하고 기뻐서 펄쩍펄쩍 뛰는 슈퍼 골이었다.

이에 뒤통수가 따가워진 수원 블루윙즈 벤치에서는 수비형 미드필더 이상민을 빼고 날카로운 측면 공격형 미드필더 한석희를 들여보냈지만 이를 악물고 버틴 인천 유나이티드의 골문을 끝내 열지 못했다. 

75분에 노련한 왼발 김민우가 인천 유나이티드 페널티 에어리어 안쪽에서 결정적인 대각선 슛을 날렸지만 이태희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인천 유나이티드 골문 오른쪽 모서리를 크게 벗어나고 말았다.

후반전 추가 시간 3분까지 균형을 잃지 않은 인천 유나이티드 선수들은 주심의 종료 휘슬 소리를 듣고 2연승의 기쁨을 맘껏 누렸다. 인천 유나이티드가 자랑하는 '파랑 검정' 서포터즈가 관중석에 걸어놓은 펼침막 문구 "지금 기회가 왔다. 그걸 잡아라!"가 더 큰 글자로 눈에 들어왔다. 이 말은 최근 데뷔 게임을 펼친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형 미드필더 정창용에게 조성환 감독이 해 준 말이다.

바로 위 순위표에 있는 수원 블루윙즈와의 승점 차이를 3점까지 좁혀놓은 인천 유나이티드는 이제 정규 라운드 5게임을 남겨놓고 있기에 생존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느 한 게임도 소홀히 뛸 수 없는 입장이다. 

묘하게도 남은 일정 상대 팀의 현재 순위표를 기준으로 상대 팀 평균 순위를 계산해 보면 12위 인천 유나이티드가 5.4위, 11위 수원 블루윙즈는 6위를 각각 만나는 셈이다. 한 마디로 이제 맞붙어야 할 팀들이 산 넘어 산이라는 뜻이다. 

우승 팀 경쟁도 뜨겁지만 인천 유나이티드와 수원 블루윙즈의 꼴찌 싸움도 끝까지 지켜볼 일이다. 이제 인천 유나이티드는 29일(토) 상주시민운동장으로 찾아가서 3위 상주 상무를 만난다. 수원 블루윙즈도 같은 날 부산 아이파크를 빅 버드로 불어들인다.

2020 K리그 원 17라운드 결과(22일 오후 5시 30분,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인천 유나이티드 FC 1-0 수원 블루윙즈 [득점 : 송시우(70분,도움-김도혁)]

인천 유나이티드 FC 선수들
FW : 아길라르(56분↔송시우), 스테판 무고사
MF : 강윤구, 김도혁, 김준범(83분↔문지환), 지언학, 김준엽(79분↔정동윤)
DF : 오반석, 양준아, 김연수
GK : 이태희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
FW : 타가트
AMF : 김민우, 박상혁(63분↔최성근), 염기훈, 임상협
DMF : 이상민(75분↔한석희)
DF : 박대원(57분↔안토니스), 조성진, 헨리, 장호익
GK : 양형모

2020 K리그 원 17라운드(8월 22일 현재) 하위권 순위표
7 성남 18점 4승 6무 6패 13득점 17실점 -4
8 강원 FC 17점 4승 5무 7패 20득점 26실점 -6
9 부산 아이파크 16점 3승 7무 5패 16득점 22실점 -6
10 광주 FC 16점 4승 4무 8패 16득점 23실점 -7
11 수원 블루윙즈 14점 3승 5무 9패 14득점 21실점 -5
12 인천 유나이티드 FC 11점 2승 5무 10패 10득점 24실점 -14

인천 유나이티드 FC의 남은 일정(왼쪽이 홈 팀 / 상대 팀 평균 순위 5.4)
18라운드 8월 29일(토) 상주 상무(3위) - 인천 유나이티드 FC
19라운드 9월 6일(일) 강원 FC(8위) - 인천 유나이티드 FC
20라운드 9월 13일(일) 부산 아이파크(9위) - 인천 유나이티드 FC
21라운드 9월 16일(수) 인천 유나이티드 FC - FC 서울(6위)
22라운드 9월 20일(일) 인천 유나이티드 FC - 울산 현대(1위)

수원 블루윙즈의 남은 일정(왼쪽이 홈 팀 / 상대 팀 평균 순위 6)
18라운드 8월 29일(토) 수원 블루윙즈 - 부산 아이파크(9위)
19라운드 9월 4일(금) 상주 상무(3위) - 수원 블루윙즈
20라운드 9월 13일(일) FC 서울(6위) - 수원 블루윙즈
21라운드 9월 16일(수) 수원 블루윙즈 - 포항 스틸러스(4위)
22라운드 9월 20일(일) 강원 FC(8위) - 수원 블루윙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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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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