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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바지락 집단 폐사에 양식어장 피해 발생
해양쓰레기에 '그물 훼손' 등 어민 추가 피해


[뉴스사천=강무성 기자] 남강댐 방류에 따른 사천만의 바다 담수화 피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사천만 일대 바지락, 굴 등 패류가 집단 폐사하고 있으며, 서포면 가두리 양식어장에서는 1만3000여 마리의 숭어가 집단 폐사했다. 어민들은 밀려온 쓰레기에 그물이 손상되면서 어업활동에 심각한 지장을 받고 있다. 여기에 잇따른 태풍의 접근으로 어민들은 더욱 근심하고 있다.  
 
서포면 갯벌에 서식하던 바지락 등 패류가 남강댐 방류로 집단 폐사했다.
 서포면 갯벌에 서식하던 바지락 등 패류가 남강댐 방류로 집단 폐사했다.
ⓒ 뉴스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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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는 집중호우를 이유로 지난 8일 남강댐에서 사천만 방향으로 초당 최대 5400톤을 흘려보냈다.

급작스럽게 수억 톤의 물이 흘러들면서, 사천만은 물론 남해 강진만까지 완전 담수화됐다. 경남수산기술사업소와 사천시에 따르면, 사천만 바닷물 염도는 8월 18일이 되어서야 과거 수준을 회복했다.

실제 지난 12일 사천만(비토지선 측정) 염도 염도는 3~5퍼밀(‰)이었으며, 이후로도 10퍼밀(‰) 이하를 기록했다. 18일 이후에서야 27퍼밀(‰)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정상적인 염도는 30퍼밀(‰) 정도다.   
 
비토마을 주민이 폐사한 바지락을 들고, 피해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비토마을 주민이 폐사한 바지락을 들고, 피해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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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서포면 갯벌 일대에 패류 등 생물이 폐사하면서 악취가 진동하고 있다. 강윤근 비토어촌계장은 "우리 (비토)마을의 경우 바지락 등이 전량 폐사했다. 남강댐에서 무지막지하게 민물을 내려 보낸 탓"이라며 "적어도 수백 톤 이상의 바지락이 폐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김영삼 중촌어촌계장은 "서포면은 예로부터 굴로 유명한데, 우리 마을만 해도 80~90%가 폐사했다. 살아남은 굴 역시 폐사된 굴이 썩으면서 함께 폐사하고 있다"며 "내년을 위해 뿌려둔 종패도 폐사했다. 피해는 올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년까지 이어진다. 남강댐 사천만 방류로 인한 담수화 때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패류 집단폐사 외에도 낙지와 주꾸미 등 사천만 주요 어종의 폐사도 이어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때문에 가을철 어로활동에도 큰 지장이 예상된다. 가두리 양식장의 경우 3어가에서 1만3000마리의 숭어가 폐사했다. 이 역시 사천만 담수화로 인한 피해로 추정되고 있다. 양식장 피해액은 2500여 만 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사천시가 폐사한 바지락과 굴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사천시)
 사천시가 폐사한 바지락과 굴 시료를 채취하는 모습. (사진=사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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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와 사천시는 지난 21일 서포면 비토과 중촌 마을어장을 방문해 바지락과 굴 등 시료를 채취했다. 현장에는 수협 관계자와 김현철 도의원도 함께 했다. 해당 시료는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수산연구소에 분석을 의뢰했다.

하지만 해당 연구소에는 동부 경남연안 빈산소 수괴로 인한 폐사체 분석의뢰건수가 워낙 많아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어민들이 어선을 활용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어민들이 어선을 활용해 해양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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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쓰레기에 그물이 크게 훼손된 모습. 
 해양쓰레기에 그물이 크게 훼손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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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도 어민들은 남강댐 쓰레기와의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지난 27일까지 약 600톤의 나뭇가지와 스티로폼 등 쓰레기를 수거해 처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양의 쓰레기가 바다를 떠다니거나 해안가에 밀려와 배의 정박은 물론 어업활동에 지장을 주고 있다. 어선 그물 훼손도 잇따라 어민들의 고통은 계속 되고 있다. 

사천수협에서는 폐사체 원인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자원공사 남강댐지사에 대응을 할 예정이다. 사천수협 관계자는 "남강댐 담수화로 인해 사천만 일대 바다와 갯벌이 큰 피해를 입었다"며 "시료를 채취해 분석을 의뢰했는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패류 폐사 외에도 낙지와 주꾸미 등 폐사도 잇따라 가을까지 여파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추정 피해액을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피해 규모는 점점 더 늘어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천시 해양수산과 관계자는 "사천수협과 함께 피해현황 파악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일단 바지락과 굴 폐사 원인 조사 의뢰를 했고, 남강댐서 밀려온 해양쓰레기를 치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뉴스사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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