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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안디옥교회 박영우 목사.
 광주 안디옥교회 박영우 목사.
ⓒ 안디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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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대면예배를 강행해 비판을 받았던 광주 안디옥교회의 박영우 담임목사가 "이번 주엔 비대면예배를 드리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주사파 문재인 정권은 공산주의"라는 주장을 반복하며 "교회 문을 닫은 목사들이 나쁜 놈"이라고 주장했다.

박 목사는 4일 <오마이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우리 믿는 사람들의 모습이 불통으로 보이면 안 되니 비대면예배 결정을 내렸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어야 하는데 광신도처럼 보이면 안 되지 않겠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박 목사는 "교회 주차장을 개방해 교회에 오고 싶은 신도는 주차장에서 차를 대놓고 그 안에서 생중계를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목사는 "기독교인이나, 아니냐는 주일 낮 예배에 의해 분별된다"라며 "성전인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게 원칙인데 인터넷으로 비대면예배를 드리는 건 가짜다"라고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일방적으로 예배를 하지 말라는 건 공산주의다. 예배는 목숨을 걸고 지켜야 하는 신성한 것이다"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교회 문을 닫으라고 했다. 닫는 목사들이 나쁜 놈들이다"라고 비난했다.

광주시는 광화문 일대 집회에 다녀온 신자로 인해 성림침례교회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는 등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해지자, 8월 27일 3단계에 준하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로 인해 교회 예배도 금지됐는데 안디옥교회를 제외하곤 광주 지역 모든 교회가 예배 중단(752곳), 비대면예배(728곳), 9명 이내 참석 대면예배(11곳) 방식을 택했다. 

대면예배 강행했던 날 설교 "예배 드려야 코로나 없어져"

앞서 <오마이뉴스> 과거 박 목사의 설교녹취록을 입수해 보도한 바 있다(관련기사 : "코로나 걸리면 천국, 뭐가 무섭나" http://omn.kr/1ort5"주사파 청와대, 박지원 빨갱이" http://omn.kr/1ort7). 광주시가 대면예배를 금지했으나 이를 강행했던 8월 30일에도 박 목사는 "주일에 예배드리면 하나님 자녀이고 천국에 가지만, 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라고 설교했다.

또 "하나님은 전염병을 주시기도 하고 해결하실 수도 있는 분인데 코로나 때문에 예배를 중단한다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예배를 드려야 코로나가 없어지는 것이다. 코로나도 하나님의 손에 있는 줄 믿는다. 하나님께서 고난을 통해 온전하고, 굳건하고, 경건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설교 내용과 관련해 박 목사는 "회개를 통해 전염병을 극복하자는 의미다. 출애굽기에 나온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애굽을 나올 때 그 목적을 예배라고 했다"라며 "혹시 하나님이 전염병으로 우리에게 고난을 주신 거라면 그걸 예배를 통해 회개하자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인터뷰 내내 정부를 향한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그는 "주사파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잖나. (정치권에 있는) 전대협 의장을 지낸 그런 사람들이 전부 다 교회를 죽이려고 한다"라며 "한국교회를 죽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목사로서 교회를 지키기 위해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광주란 도시가 이렇게 갑갑하다. 이 정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주장도 내놨다.

"나도 광주 출신이고 5.18에 참여했다가 죽을 뻔한 사람이다. 왜 이 땅의 눈물을 모르겠나. 나 경상도 사람 아니다. 근데 정확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좌파까진 좋다. 하지만 주사파가 문제다. 주사파는 공산당이다. 근데 (사람들이) 좌파와 주사파를 구분하지 못하더라. 고영주 변호사가 문재인을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걸 읽어봐라(고 변호사는 그 발언으로 최근 2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 기자 주)."

이어 박 목사는 "예배를 못 드리면 교회 문을 닫아야 한다. 전광훈이 잘했다는 건 아니지만, 교회에 (나쁜) 프레임을 걸어서 문을 닫게 하면 안 되지 않나"라며 "광주에서 나만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교회가 완전히 상식 이하의 교회가 돼 버렸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와 우리 교회를 완전 죽여 놨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박 목사와의 전화인터뷰를 요악한 내용이다.

"정권이 광복절 집회에 나쁜 프레임 걸어"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난 일요일(8월 30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
 코로나19 재확산에도 지난 일요일(8월 30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광주 안디옥교회.
ⓒ 소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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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일요일에도 대면예배 진행할 예정인가.
"이번 주엔 비대면예배를 드리기로 했다. 온라인으로 생중계할 예정이다. 교회에 오고 싶은 사람은 교회 주차장에서 예배를 드리도록 할 예정이다."

- 주차장에서 어떻게.
"차 안에서 휴대폰으로 생중계를 보는 거다. 광주시청에서도 이 방법은 허용했다."

- 그러니까 집에서 생중계로 보실 분은 보고, 교회에 오고 싶은 분은 주차장에 와서 차 안에서 생중계를 보도록 하겠다는 건가.
"그렇다. <오마이뉴스>에서 지난번에 저에 대해 아주 나쁘게 썼더라."

- 설교하셨던 걸 그대로 전달했다.
"제목을 그렇게 지어버리니(광주 대면예배 강행 목사 "코로나 걸리면 천국, 뭐가 무섭나" - 기자 주) 보는 사람 입장에선 맹신, 광신으로 볼 수밖에 없다. 제가 그렇게 불통의 목사가 아니다. 작년에 세 번 '나라와 민족을 위한 국가 금식 기도대성회'를 했다. 6월 6일(현충일), 8월 15일(광복절), 10월 3일(개천절)이 마침 모두 목요일이어서 목·금·토 2박 3일씩 세 차례, 총 9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했다. 전국에서 1500명씩 모였다. 목숨 걸고 하는 것이다. (기독교를) 안 믿는 사람이 볼 땐 헛짓거리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린 나라를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 대면예배가 금지됐음에도 8월 30일 강행했다. 그날 예배에서 '전염병은 하나님이 주신 것'이라는 취지로 설교했던데.
"회개를 통해 전염병을 극복하자는 의미다. 출애굽기에 나온다.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데리고 애굽을 나올 때 그 목적을 예배라고 했다. 혹시 하나님이 전염병으로 우리에게 고난을 주신 거라면 그걸 예배를 통해 회개하자는 말이다."

- 평소 정치적인 설교도 많이 했던데.
"광주에서 정권에 대해 이야기하기 정말 어렵다. 정치 이야기하면 교인 떨어지고, 헌금 떨어지고 어떤 목사가 좋아하겠나. 하지만 나는 진실하고 싶다. 나는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솔직히 우리는 방역을 철저히 하고 거리두기 잘 지키고 마스크 잘 써서 확진 환자가 한 명도 안 나왔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이 8월 15일 (광화문 일대) 집회에 (나쁜) 프레임을 걸어 (코로나19 재확산을) 전광훈 책임으로 돌리고 있다. 그리고 교회 전체가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때리고 있다. 천주교나 불교는 놔두고 왜 교회만 이렇게 때리는 건가."

- 전염병은 과학의 영역인데 너무 정치적, 종교적으로 바라보는 것 아닌가.
"무슨 말인지 충분히 이해한다. '신앙은 신앙이고 바이러스는 바이러스인데 왜 바이러스를 옮기는 짓을 하냐'고 말할 수 있다. 근데 내가 답답한 것이 이 문재인 정권이 주사파 정권이란 거다. 그거 인정하나?"

-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이해하지만 시선에 따라 평가는 다를 것이다.
"주사파는 김일성 주체사상을 신봉하잖나. (정치권에 있는) 전대협 의장을 지낸 그런 사람들이 전부 다 교회를 죽이려고 한다. 한국교회를 죽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목사로서 교회를 지키기 위해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나도 5.18 때 죽을 뻔"

- 정권에 대한 그러한 생각 때문에 방역이 중요한 시점에 예배를 너무 고집하는 것 아닌가.
"고집하는 게 아니다. 신앙을 갖고 있다면 대화가 될 텐데 문재인씨가 국회의원 시절 차별금지법을 두 번 통과시키려다 무산됐다. 교회 문을 닫도록 만드는 게 차별금지법이다. 저는 원래 정치설교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박근혜 탄핵 때도 말 한 마디 안했다. 성도들은 교회 와서 은혜 받고 하나님 말씀 듣고 싶어 한다. 정치니 경제니 머리 아픈 이야기 하면 누가 좋아하겠다. 근데 교회 문을 닫게 하면 안 되잖나. 물론 한국교회가 부정적인 면도 있지만 독립운동도 하고 미국 선교사들이 대학도 세우고 그러지 않았나."

- 정치관을 듣고자 전화 드린 건 아니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너무 모른다. 법무부장관, 국가정보원장 역임한 김승규 장로도 그렇고 경기도지사 지낸 김문수씨도 내게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 '목사님, 우리나라 큰 일 났습니다. 다 넘어갔습니다. 내년에 연방제 가면 끝납니다.' 연방제가 공산화에요. 공산화 싫죠? 그 분들 다 서울대 나오고 나보다 뛰어난 사람들이다. 그런 천재적인 사람들이 모르겠나. 우리 대한민국 국민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특히 전라도 광주 사람들은 너무도 모른다."

- 무슨 말씀이신지.
"내 나이가 예순아홉이다. 그 동안 이 나라 잘 되라고 애쓴 사람인데 이번에 광주에서 나쁜 사람이 돼 버렸다. 나는 정말 교도소에서 선교하고 어려운 사람 눈물 닦아주고 아프리카·인도·중국 다니면서 목회자로서 살아왔다. 최근에 경기도, 경상남도 기독교 단체들이 대면예배를 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근데 광주는 나 혼자 이러고 있으니 나만 나쁜 사람 됐다. 광주란 도시가 이렇게 갑갑하다. 이 정권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고. 나는 좌파냐, 우파냐 따지고 싶지 않다. 나도 광주 출신이고 5.18에 참여했다가 죽을 뻔한 사람이다. 왜 이 땅의 눈물을 모르겠나. 나 경상도 사람 아니다. 근데 정확한 역사의식이 필요하다. 좌파까진 좋다. 하지만 주사파가 문제다. 주사파는 공산당이다. 근데 (사람들이) 좌파와 주사파를 구분하지 못하더라. 고영주 변호사가 문재인을 향해 공산주의자라고 말한 걸 읽어봐라."

- 재차 말씀드리지만 그러한 정치관 때문에 방역을 방해하는 건 과하지 않나.
"예배를 못 드리면 교회 문을 닫아야 한다. 전광훈이 잘했다는 것 아니지만, 교회에 프레임을 걸어서 문을 닫게 하면 안 되지 않나. 광주에서 나만 이러고 있으니까 우리 교회가 완전히 상식 이하의 교회가 돼 버렸다. <오마이뉴스> 기사가 나와 우리 교회를 완전 죽여 놨다."

- 저희 입장에선 예배보다 방역이 공공의 목적에 더 부합하다고 생각해서 기사를 쓴 것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예배를 하지 말라는 건 공산주의다. 예배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것이다. 그만큼 신성한 것이다. 이를 침범하는 건 넘지 말아야 할 성역을 넘은 것이다. 국가에서 설득도, 협의도, 회의도 없이 그렇게 결정했다. 민주주의라면 토론이 있어야 하는데 일방적으로 교회 문을 닫으라고 했다. 닫는 목사들이 나쁜 놈들이다. 기독교인이냐, 아니냐는 주일 낮 예배에 의해 분별된다. 성전인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게 원칙인데 인터넷으로 비대면예배를 드리는 건 가짜다."

- 어쨌든 이번 일요일은 비대면예배로 결정하셨다.
"신앙이 없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될 수 있다. 그런 사람들이게 우리 믿는 사람들의 모습이 불통으로 보이면 안 되니 그런 결정을 내렸다. 세상의 빛과 소금이어야 하는데 광신도처럼 보이면 안 되지 않겠나."

태그:#코로나19, #광주, #안디옥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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