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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 사진은 22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영상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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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중단된 북미-남북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우회로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였다.

문 대통령은 23일 새벽(한국시각) 화상으로 진행된 제75차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한과 중국, 일본, 몽골이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정식으로 제안했다.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가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는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한반도 종전선언을 위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간절하게 호소했다. 여기서 언급된 '종전선언'은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또다른 토대다. 종전선언에 관한 호소가 미국과 중국, 북한 등 '당사자 국가'에서 '유엔과 국제사회'로 크게 확대됐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문 대통령이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 신설' '종전선언에 대한 유엔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통해 남북-북미대화가 중단된 한반도 문제의 돌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미완성의 한반도 평화...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 후반부에서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곳이 한반도다"라며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되어 있다"라고 한반도 현실을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다"라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다"라며 "산과 강, 바다를 공유하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방역과 보건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동북아 방역·보건협력체에 남북한-중국-일본-몽골이 참여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이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포괄적 안보 전부를 책임지기 어렵다"라며 "한 국가의 평화,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는 협력이 필요하며, 다자적인 안전보장 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경을 넘는 협력"과 "다자적 안전보장 체계"를 위한 대안은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였다.

문 대통령은 "나는 오늘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하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이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안보개념이 전통적 안보에서 포괄적 안보로 변화하고 있다고 여러번 말했는데 재난·재해·테러·감염병까지 포함해서 이런 것들을 이제는 한두 국가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없다는 게 증명됐다"라며 "그런 의미에서 '국경을 넘는 협력을 위해서 다자적 안전보장체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는 북한에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라며 "그런 연장선상에서 동북아시아 방역·보건협력체를 정식으로 제안한 것이다"라고 전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영구적으로 종식해야"
 
남-북 정상, 군사분계선 사이에 두고 첫만남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리는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 만남을 하고 있다.
▲ 남-북 정상, 군사분계선 사이에 두고 첫만남 2018년 4월 27일,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 만남을 하고 있는 모습.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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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또다른 토대는 '종전선언'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라며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됐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라며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란다"라며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다"라고 간절하게 호소했다. 

앞서 언급한 청와대 관계자는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 측면에서 지금 남북이 가장 필요한 것을 국제사회에서 협력해주길 바라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종전선언이다"라며 "이번 연설의 키포인트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종전선언 단어를 넣기 위해서 대통령과 국가안보실 등에서 많은 토론을 거쳤다"라며 "종전선언이라는 말을 해도 될 시기인지, 북한과 어떻게 해야 할 시기인지 등 고민과 토론을 거쳤다"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게 토론을 거친 끝에 지금 이 시점에 우리 정부가 종전선언에 대한 어떤 결말을 짓고 가지 않으면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이 있었다"라며 "그래서 이번 유엔 총회 연설에 담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를 복원하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종전선언을 이해하면 될 것 같다. 한반도 종전선언이야말로 화해과 번영의 시대로 가는 시작이고, 이를 위해 유엔과 국제사회가 힘을 모아 달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종전선언에 대한 호소가 유엔과 국제사회로 확대된 것과 관련해 이 관계자는 "종전선언에는 당국자라는 개념이 있지 않나?"라며 "그렇지만 이번에 코로나 상황을 겪으면서 '포용성이 강화된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런 측면에서) 좀더 많은 국가들과 유엔이 한반도 평화, 동북아시아 평화와 협력을 위해서 '당사자 문제'가 아니라 '우리 문제'로 확대해서 생각해 달라는 의미의 종전선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 가운데 한반도 관련 부분이다.

"세계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 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구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입니다. 한국은 변함없이 남북의 화해를 추구해왔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국제사회의 지지와 성원에 힘입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북한과 함께 하는 평화올림픽으로 성공시킬 수 있었으며,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북미 두 지도자의 담대한 결정으로 이뤄진 북미정상회담은 대화를 통해 평화프로세스를 진전시킬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지난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전쟁 불용', '상호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세 가지 원칙을 제시했고,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어가겠다는 구상도 여러분께 밝혔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한반도 평화는 아직 미완성 상태에 있고 희망 가득했던 변화도 중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은 대화를 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한걸음 더 나아가는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이 계속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가 반드시 이뤄질 수 있다고 변함없이 믿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남과 북은 '생명공동체'입니다. 산과 강, 바다를 공유하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습니다. 방역과 보건 협력은 한반도 평화를 이루는 과정에서도 대화와 협력의 단초가 될 것입니다.

지금 세계는 자국의 국토를 지키는 전통적인 안보에서 포괄적 안보로 안보의 개념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재해와 재난, 테러와 사이버범죄 등 비전통적 안보위협과 국제적인 범죄에 공동 대응해오고 있지만, 전쟁 이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코로나의 위기 앞에서 이웃 나라의 안전이 자국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는 것을 더 깊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 국가의 능력만으로 포괄적 안보 전부를 책임지기 어렵습니다. 한 국가의 평화, 한 사람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국경을 넘는 협력이 필요하며, 다자적인 안전보장 체계를 갖춰야 할 것입니다.

그동안 나는 남북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함께 잘사는 '평화경제'를 말해왔습니다. 또한 재해재난, 보건의료 분야에서의 남북 간 협력을 강조해왔습니다. 나는 오늘 코로나 이후의 한반도 문제 역시 포용성을 강화한 국제협력의 관점에서 생각해주길 기대하며,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합니다. 여러 나라가 함께 생명을 지키고 안전을 보장하는 협력체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특히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에 남아있는 비극적 상황을 끝낼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되어야 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보장하고, 나아가 세계질서의 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습니다.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랍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입니다.

한국은 K-방역뿐 아니라, 평화를 제도화하고, 그 소중한 경험을 국제사회와 나누고 싶습니다. 다자적 안보와 세계평화를 향한 유엔의 노력에 앞장서 기여하는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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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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