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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연평도 실종 공무원이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 10호.
ⓒ 연합뉴스=서해어업관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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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 공무원의 실종사건이 발생한 것은 지난 21일이었고, 다음날(22일) 오후 6시 36분에는 그 공무원이 해상에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군이 수색에 들어갔고 그 과정에서 북측이 그 공무원을 해상에서 발견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게다가 그 공무원이 월북의사를 밝혔음에도 북측이 사살한 뒤 화장했다(시신을 불태웠다는 뜻 - 기자 주)는 '첩보'를 22일 오후 10시 30분에 입수했다.

그로부터 이틀 뒤인 24일 오전 11시에서야 합동참모본부(합참)는 "북한이 북측 해역에서 발견된 우리 국민에 대해 총격을 가하고, 시신을 불태우는 만행을 저질렀음을 확인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북측이 남측의 어업지도 공무원을 총격으로 사살하고 시신을 화장한 사건이 공식 발표되기까지 사흘이 걸린 것이다. 

일부에서는 '한반도 종전선언'을 다시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 때문에 일부러 늦게 발표한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은 이 사건이 일어나기 전인 지난 15일 녹화돼 18일 유엔에 발송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 유엔 총회 연설 동안 '관계장관회의' 열려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오전 1시 26분부터 42분까지(한국시각) 총 16분 간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 나섰다. 기조연설에는 "북한이 국제사회와의 다자적 협력으로 안보를 보장"받기 위한 토대로서의 '종전선언'이 포함돼 있었다. 

문 대통령은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라며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 주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종전선언을 유엔과 국제사회에 지지를 호소했다는 점에서 미국이나 중국 등 주변 당사자국들에 직접 종전선언을 촉구했던 지난 2019년과는 달랐다.

문 대통령의 기조연설이 온라인 화상을 통해 나가는 동안 청와대에서는 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었다.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 국정원장, 통일부 장관, 국방부 장관 등이 참석한 관계장관회의는 이날 오전 1시부터 2시 30분까지 90분 동안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는 북측의 어업지도 공무원 사살 뒤 화장 사건에 대한 첩보의 신빙성이 얼마나 높은지를 분석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어 오전 8시 30분 노영민 비서실장과 서훈 안보실장이 문 대통령에게 첫 번째 대면보고를 했다. 첫 번째 대면보고는 30분 동안 이루어졌다. 

문 대통령은 정확한 사실관계 파악을 주문하면서 "만약 첩보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국민이 분노할 일이다, 사실관계를 파악해서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라"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첫 번째 대면보고 이후에도 공식 발표는 없었다. 같은 날 오후 4시 35분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달라고 요청하는 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하고, 다음날(24일) 오전 8시 관계장관회의를 다시 열어 국방부로부터 실종사건 분석결과를 보고받는 등의 확인과 검증 과정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을 거친 이후에 문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대면보고가 이루어졌다. 노영민 실장과 서훈 실장이 24일 오전 9시에 국방부의 분석결과를 문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첩보의 신빙성을 다시 물었고, "신빙성이 높다"라는 답변이 나오자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를 소집해 정부의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을 국민들에게 발표하라"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오전 11시 합참의 공식 발표가 이루어졌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실종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안영호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이 2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연평도 인근 해상 실종자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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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과 유엔 총회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

일각에서는 북측의 어업지도 공무원 피살 사건을 고려해 '한반도 종전선언'을 다시 언급한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취소하거나 수정했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유엔 총회 기조연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전녹화-온라인 화상회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정만호 수석은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문은 15일 녹화됐고 18일 유엔에 발송됐다"라고 전했다.

어업지도 공무원의 실종사건이 발생하고(21일), 북측의 사살 뒤 화장 첩보를 처음 입수했던 때(22일)와는 시간상 차이가 나는 것이다. 정 수석이 "이번 사건과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을 연계하지 말아 달라"라고 언론에 요청한 이유다.

"사고가 있었지만 남북관계는 지속돼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어업지도원 사살 뒤 화장 첩보를 입수한 뒤인 지난 23일 새벽 1시대에 문 대통령의 유엔 총회 연설이 진행된 점을 근거로 연설을 취소하는 방안을 고려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유엔 총회 연설은 15일 녹화돼서 18일 이미 발송됐고, 23일 오전 1시 26분부터 16분 동안 방송됐다"라며 "그날 오전 1시부터 2시 반까지 정보의 신빙성을 분석하는 회의가 열렸기 때문에 그 상태에서는 유엔 총회 연설을 수정하는 등의 판단을 할 수 없었다"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첩보상태에서 발표할 수는 없다"라며 "정보(첩보)의 신뢰성과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검증 과정에서 시간이 소요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가 이 사건 발표를 고의로 지연할 이유가 없다"라며 "앞으로 추가 상황 발생하면 있는 그대로 빠른 시간 내 국민 여러분에게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북측의 어업지도원 피살 사건으로 인해 문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종전선언'이나 '방역.보건협력' 등이 무의미해진 것 아니냐?"라는 지적에는 "사고가 있었지만 남북관계는 지속되어야 하고, 앞으로 견지돼야 하는 관계다"라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에서 이번 사고에 상응하는 답변을 해줘야 한다"라며 "우리가 NSC 성명에서 책임자 처벌, 사과까지 요구했기 때문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9.19군사합의 세부항목의 위반은 아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인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연평도 실종 공무원 피격 사망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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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9남북군사합의 위반 여부와 관련, 또다른 청와대의 핵심관계자는 "9.19군사합의에서는 이 수역을 완충구역으로 설정해놓고 있다"라며 "9.19군사합의 위반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19군사합의를 통해 해양 완충구역에서의 해양군사훈련, 사격 등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는데 그런 부분 하나하나에 대한 위반은 아니라는 것이다"라면서도 "다만 전체적으로 남북 간 적대행위여서 앞으로 군사적 신뢰 구축을 해야 하는 것에 장애가 되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NSC 사무처장은 "본 사안은 9.19군사합의의 세부항목의 위반은 아니지만 접경지역에서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을 위한 9.19군사합의의 정신을 훼손한 것은 맞다"라며 "오늘 북한의 행위에 대해 정부 성명으로 규탄하고 진상규명을 요구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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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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