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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한 지 곧 30년이 됩니다. 각 시·도·군·구의 주민들을 대표해 지방자치를 실현해가야 할 주체로서 과연 제 역할을 잘하고 있을까요? 백경록 대구의정참여센터 운영위원장과 함께 지방의회의 현재,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짚어봅니다.  [편집자말]
지난 9월 17일 임시회 폐회를 하루 앞둔 대구시의회에서는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민간투자사업과 관련해 김동식 시의원(수성구, 더불어민주당)의 날카로운 시정 질의가 이어졌다.  

이 사업은 달서천과 북부 하수처리장, 염색공단 1·2처리장을 통합해 지하화한다는 계획인데, 약 6천억 원의 사업비를 들여 2026년까지 완공하고 민간이 20년 동안 운영 후 시에 기부채납하는 형태로 계획 중이다.

대구시의원의 호소 "시장님, 멈추셔야 합니다"
 
 녹색강물이 가득한 이곳은 녹조라떼가 창궐한 낙동강 달성보. 4대강 보가 준공한 2012년 이래로 7년간 연속해서 녹조의 강으로 변한 낙동강.
 녹조가 발생한 낙동강 달성보(자료사진).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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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식 의원이 문제제기한 지점은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시설용량의 적정성이다. 계획된 일일 30만 톤(t) 규모는 현재의 처리장 시설용량인 총 67만5천 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현재 달서천과 북부하수처리장에 유입되는 평균 하수량은 2019년 기준 평균 32.4만 톤, 최대 38.5만 톤이이어서 하수만 처리하기에도 처리 용량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설용량의 70∼80% 정도를 적정처리용량으로 보면 턱없이 부족한 시설규모라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통합지하화 부지인 북부하수처리장의 면적이다. 계획상 9만6천 제곱미터(㎡)이고 이 면적에 최대 규모가 일일 32만 톤 정도인데, 여기에는 염색폐수의 특성과 더불어 특수시설인 색도제거용 고농도 오존처리시설, 하수 찌꺼기 처리시설은 반영되지 않은 규모라서, 나중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확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세 번째, 대구시는 하수처리장 통합지하화에 신기술, 신공법을 적용해서 적은 비용과 작은 용량으로 운영이 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 사실 대구시는 신공법의 함정에 빠져 생활기초시설 운영에 실패한 경험이 수두룩하다는 지적이다.

현풍하수처리장 2단계 공사는 지금까지 준공허가를 받지 못한 채 사실상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는 데다 책임소재도 밝혀내지 못하고 있고, 상리음식물류폐기물처리시설은 10여 년간 공방 끝에 결국 신공법을 포기하고 하자 보수를 막 끝낸 상태다. 그런데 또다시 신공법이라는 함정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염색폐수가 제지폐수, 침출수 등과 함께 3대 악성폐수로 분류되는 점을 강조했다. 또다시 이런 시행착오를 겪게 되면 염색폐수와 침출수, 분뇨, 음식물 폐수 등이 처리 과정 없이 금호강과 낙동강으로 방류될 수 있어, 낙동강 하류의 부산시·경남도민의 식수원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시장님, 멈추셔야 합니다"라는 당부로 질의를 마무리했다.

'문제없다'는 대구시장
 
 권영진 대구시장이 3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취수원 다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지난 8월 3일 대구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 취수원 다변화를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 대구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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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현재 처리장의 1일 평균 처리량은 32만 톤이고 환경부가 2018년에 승인한 대구시 하수도정비 기본계획상 최대 계획 하수량은 1일 29만4천 톤이다. 민간사업자는 이를 근거로 시설용량을 1일 30만 톤으로 설정해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후 관련 분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최적의 시설용량을 1일 32만2천 톤으로 추정했고, 이를 토대로 지난 4월 환경부에 하수도정비 기본계획 부분 변경 승인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특히 권 시장은 보충질의 답변에서 '시설용량이 32만2천 톤이지만 실제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은 39만 톤'이라고 덧붙였다.

부지 역시 북동쪽에 여유부지 2만 제곱미터가 있으며, 신공법 논란과 관련해서도 심도 있게 검증해 지난날 대구시의 환경시설에서 나타났던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히 하겠다고 답했다.

요약하면 김 의원이 지적한 세 가지 모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과연 그럴까?  
   
이날 시의회에서 가장 논란이 된 처리장의 시설용량과 처리용량에 대해 환경부에 물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설용량을 100이라고 했을 때, 120까지는 처리할 수 있지만 이건 일시적인 상황이며, 최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건 80 정도로 본다"고 답변했다.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계획으로 본다면, 평균 32.2톤 시설용량으로 32.4톤을 계속 처리하게 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2019년 시의회에서 대구환경공단 관계자도 적정처리량은 70~80%로 보는 게 맞다고 답변한 점을 돌이켜보면, 서대구 하·폐수 처리장 통합지하화 민자사업은 이대로 진행했다간 향후 용량문제가 일어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대구시 환경처리시설의 '흑역사'
 
 김동식 대구시의원.
 김동식 대구시의원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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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건 또 있다. 이날 언급된 상리음식물처리시설과 현풍하수처리장에 어떤 문제가 있었기에 시의원도, 시장도 '되풀이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을까?

먼저 서구 상리음식물처리시설은 국·시비 686억 원을 들여 2009년 착공해 2013년 6월 준공한 뒤 시공사인 (주)대우건설컨소시엄이 3년간 의무운전을 하고 있는 중에 여러 문제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2015년 시의회 자료에 따르면, 이 시설의 음식물쓰레기 처리량 보증기준은 하루 288톤이었는데 2014년에는 하루 229톤(보증기준의 80%)밖에 처리하지 못했다. 침출수는 설계상 400mg/L인데 나오는 건 1만1305mg/L였다. 바이오가스는 생산량을 팔기로 했는데 정제성분 불량으로 배상관련 문제가 계속 일어났다. 이런 문제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준공처리가 됐다.

2013년 4월 준공처리 근거가 된 준공검사를 실시한 곳은 국책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인데, 당시 검사 과정에서 성능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결과적으로 2016년에는 처리량이 하루 187톤 정도, 바이오 가스도 65% 정도로 더 떨어진 걸 보면, 준공검사 역시 문제가 심각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후 시의회에서 상리음식물처리시설을 두고 매년 문제가 제기됐다. 어쨌든 시공사에서는 150억 원 자부담으로 증설공사를 진행하기로 해 2020년 12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결국 시민들은 시설에 문제가 있다는 점을 이미 준공에 돌입한 뒤에서야 알게 됐으며, 계획상 2013년 가동돼야 했던 시설은 7년이 지나서야 겨우 정상가동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사실 정상가동 될지도 의문이다).

대구시는 준공 전인 2010년 의회에서 이 시설 설치배경과 관련해 "최신공법으로 악취방지시설을 2단계로 설치하는 등 근원적으로 악취를 방지하도록 계획"했다고 답변했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말한 문제점들이 '최신공법'을 적용한다는 시설의 현주소다. 김 의원이 '신공법의 함정'을 문제 삼은 것 역시 이러한 과거를 우려해서다.

과거와 너무 닮은 현재, 이대로 괜찮을까?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민간투자사업 조감도(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회 업무보고 자료)
 서대구 하·폐수처리장 통합지하화 민간투자사업 조감도
ⓒ 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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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현풍하수처리장을 보자. 대구시는 2005년부터 현풍하수처리장 1단계(286억여 원, 시공사 삼성엔지니어링) 및 2단계(390억여 원) 건설사업을 추진했다. 1단계는 종합 시운전에서 방류수가 수질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시설개선 없이 2009년 9월 준공 처리했고, 2단계는 준공 처리도 하지 않고 2016년 11월 대구환경공단에 운영을 위탁했다.

이후 2017년 감사원은 대구환경공단이 "방류수의 수질 기준을 맞추기 위해 유해물질 다량유입 등 비상시에만 가동해야 하는 화학적 전처리시설을 상시로 가동해 2016년 4월부터 약품구입비, 인건비 등을 포함 10억여 원의 예산을 투입했다"고 지적했다.

2019년 11월 대구시건설본부장은 "당초에 심사할 때 이게 물이 어느 정도 들어와야 된다는 명확한 기준을 안 잡은 바람에 문제가 생겼다"라고 해명한 바 있다. 현풍하수처리장은 아직도 준공허가가 나지 않은 채 '불법 운영'되고 있다.

사실 대구시의 환경기반시설을 둘러싼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번 민자사업제안자로 알려진 GS건설이 관련된 서부하수슬러지(찌꺼기) 고화시설도 한차례 홍역을 겪었던 사례다.

2016년 11월 시의회 회의록을 보면, 2014년 고화토(건조고화 시설에서 하수를 건조한 것) 성분 분석자료에 고화토 시험의뢰자와 생산업체가 동일한 'GS건설'로 나타나 시험성적서의 신뢰성부터 의심받았다.

또한 대구환경자원사업소에서 직접 의뢰한 보건환경연구원의 검사성적서는 아연과 페놀 등 유해물질 초과로 고화토로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당시 한 시의원은 'GS건설이 생산한 고화토가 복토재(쓰레기를 덮는 데 쓰는 흙)가 아니라 폐기물이라는 것을 말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용량 부적정, 신기술 함정 등으로 대구시 환경기반시설에서 수차례 문제가 발생해온 것이다.

대구시가 지금 추진 중인 서대구 하·폐수 처리장 통합지하화 민자사업은 이 두 가지 문제를 모두 안고 있기 때문에 똑같은 문제가 반복될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계획이 그대로 진행된다면 어떻게 될까? 과거 사례에서 유추해봤을 때, 문제가 된다 해도 시민들이 아는 시기는 빨라야 2026년 정도일 것 같다. 하루라도 빠른 시정이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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