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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국토정보공사(아래 LX)가 구축한 빈집 거래 플랫폼 '공가랑'의 화면
 한국국토정보공사(아래 LX)가 구축한 빈집 거래 플랫폼 "공가랑"의 화면
ⓒ 공가랑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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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집 거래를 활성화 할 목적으로 한국국토정보공사(아래 LX)가 12억여 원을 들여 구축한 빈집 거래 플랫폼 '공가랑'의 이용률이 저조해 예산 낭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서비스를 시작한 공가랑에 현재 등록된 빈집 매물은 전라북도 157호·충청북도 2호 등 총 159호에 그치고 있다. LX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 실태조사로 직접 확인한 빈집 수 2만3602호의 0.7%에도 못치는 수치다. 플랫폼 운영 초기라는 점을 감안해도 이용률이 너무 낮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운영 초기부터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빈집 소유자들이 공가랑을 이용해 매매에 나설 것이라고 봤던 LX의 예측이 현실과 달랐기 때문이다. 빈집 소유자들 중에는 재건축을 기다리고 있거나, 소유자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당장 빈집 매도에 나서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공가랑에 본인 소유의 빈집 정보를 제공하고 매물로 등록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LX 매매 활성화 나섰지만 어긋난 기대

LX가 공가랑을 만든 건 빈집이 각 지자체의 골칫덩이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방에 방치된 빈집은 경관이 좋지 않은 데다 붕괴나 사고의 위험이 있고 범죄 장소로도 이용될 수 있다. 또 도시에 있는 빈집은 아파트 분양권을 노리는 이들에게 투기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특히 빈집의 수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단독주택과 다세대주택, 아파트를 포함한 전국 빈집 수는 148만 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35만 가구였던 1995년과 비교하면 빈집 수가 20여 년 새 4배 넘게 늘어난 셈이다. 

지난 2018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 제정에 따라 '빈집 실태조사 대행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한 LX는 빈집 매매를 활성화하기 위해 공가랑 사업을 기획했다. 빈집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기면 소유주들이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설 것이라고 본 것이다. 

LX는 전국 몇 개 지자체와 협력해 빈집 실태조사를 진행한 뒤 매각 의사가 있는 소유주들에게 매물을 공가랑에 등록하도록 권했다. 동시에 2017년과 2018년 공가랑 시스템 개발비로 각각 5억5309만 원과 5억9000만 원을 들여 지난 4월 플랫폼 구축을 마쳤다. 이후 6월까지 전주시를 대상으로 시범 운영한 뒤 올해 7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올해 시스템 유지비 9645만여 원 포함해 지금까지 들어간 돈은 총 12억3954만 원이다. 

그러나 공가랑의 이용률은 예상을 크게 밑돌고 있다. 지금까지 공가랑에 등록된 빈집은 전라북도 157호·충청북도 2호 등 총 159호에 불과하다. LX가 광역·기초지방자치단체와의 실태조사로 확인한 빈집 수 2만3602호인데 매물 수는 전체의 0.7%에도 미치지 못하는 꼴이다. 거래 또한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매각 원치 않는 빈집 소유주들
 
 지금까지 공가랑에 등록된 빈집은 전라북도 157호·충청북도 2호 등 총 159호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공가랑에 등록된 빈집은 전라북도 157호·충청북도 2호 등 총 159호에 불과하다.
ⓒ 공가랑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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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의 예상과는 달리 실제로는 빈집을 선뜻 팔겠다는 이들이 많지 않았다는 게 문제였다. 빈집을 공가랑에 매물로 등록하기 위해서는 소유주의 '개인정보 동의'가 필요한데 LX가 빈집 소유주를 대상으로 매각 의사를 물어본 결과 대다수가 동의하지 않았다.

LX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빈 집 소유주들이 매도에 소극적인 이유에 대해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기대나 소유자 간 이해관계 때문"이라고 짧게 답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공가랑 이용률이 쉽게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LX와 함께 빈집 실태조사에 나섰던 각 지자체 역시 공가랑의 실효성에 대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 전라남도 곡성군의 한 관계자는 "(빈집 소유주 중에) 가족들 사정으로 빈집을 팔 마음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며 "공가랑을 이용할 이들이 많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역시 LX와 빈집을 실태조사한 서울 동대문구의 한 관계자 또한 "매매의사가 있는 소유주들이 워낙 적은 데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서울에 있는 빈집에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을 짓겠다고 나서 (소유주가 매각 의사를 밝힌 빈집 매물을) 주로 SH로 넘기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게다가 빈집 소유자가 등기상 정보와 맞지 않을 때가 많아 애초에 소유주 찾기도 힘들다"고 덧붙였다.

매년 2억원 관리비... '예산 낭비' 애물단지 될라
 
 한국국토정보공사(아래 LX)가 구축한 빈집 거래 플랫폼 '공가랑'의 화면
 한국국토정보공사(아래 LX)가 구축한 빈집 거래 플랫폼 "공가랑"의 화면
ⓒ 공가랑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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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X 측은 공가랑 플랫폼이 본격적인 서비스를 시작한 지 2개월 밖에 되지 않은 만큼 앞으로 이용률을 높여나가겠다는 입장이다. 

LX 관계자는 "공가랑의 실효성을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며 "빈집 소유주를 면담할 때 처음 공가랑 매물 등록 의사를 묻고, 등록하지 않을 경우 지자체가 지속적으로 소유자에게 연락해 동의를 얻을 수 있도록 지자체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앞으로도 빈집 매물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빈집 정보를 제공할 의사가 없는 소유자가 지자체의 권유로 공가랑을 이용하게 될 지는 장담할 수 없다. 공가랑 시스템 운영에는 매년 2억 원이 들어간다.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광주 북구갑)은 "LX는 공가랑이 지난 4월에 개통해 등록된 빈집 수가 적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문제는 소유자가 정보 공개를 원하지 않아 발생하고 있다"라며 "LX가 이에 대한 대책 없이 무리하게 해당 사업을 추진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LX는 빈집 소유자들의 개인정보 동의, 빈집 거래 활성화를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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