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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만 10번째인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에 전국택배연대 부산지부와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19일 CJ대한통운 부산 사상터미널에 모여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만 10번째인 택배노동자들의 죽음에 전국택배연대 부산지부와 부산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가 19일 CJ대한통운 부산 사상터미널에 모여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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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만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 19일 CJ대한통운 부산 사상터미널 현장.
▲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만 10명의 택배 노동자가 숨진 가운데, 19일 CJ대한통운 부산 사상터미널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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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택배 노동자는 '아버지, 오늘은 어제보다 늦을 것 같다'는 말이 유언이 됐다. 한진 택배 노동자는 '새벽 5시가 되어서 끝나겠다'는 말이 유언이 됐다."

19일 오전 쉼 없이 1톤 택배차량이 드나들던 CJ대한통운 사상터미널 앞으로 근조 리본을 단 노동자들이 한둘씩 모여들었다. 그리고 고개를 숙였다. 동료의 잇따른 죽음을 추모한 이들은 비통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사상터미널 분향소에 놓인 택배 과로사 문제 해결을 위한 서명운동 용지에는 벌써 수십 명의 동료가 서명에 참여했다.

또 과로사... 끊이지 않는 택배 노동자 사망

8번째, 9번째, 10번째. 올해만 10명 택배노동자가 숨졌다. 지난 8일 서울의 CJ대한통운에서 택배를 배송하던 40대 노동자 김원종씨가 가슴 통증과 호흡곤란으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택배 일만 20년 차로, 일일 평균 배송 물량(상자)이 400여 개에 달했다고 한다. 10일에는 한진택배 30대 노동자가 새벽 5시에 귀가한 뒤 숨진 채로 발견됐다. 그가 죽기 전 담당한 물량도 무려 480여 개였다. 12일에는 쿠팡에서 배송을 맡았던 일용직 노동자가 퇴근 후 목숨을 잃었다.

사상터미널 입구에서 "이런 현장을 바꿔내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하던 권용성 전국택배노조 부산지부장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는 "택배가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진 권 지부장의 말을 들어보면 부산지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근무시간을 평균 8시간이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분류작업만 7시간 이상 일하고 있다. 그렇게 분류하고 배송 하고 나면 얼마나 다리가 아파서 근육이 터질 정도다. 어떤 동료는 배송하다 쌓인 물품이 떨어져 발이 퉁퉁 부은 채로 3~400개를 배송해야 했다. (나중에 보니) 그의 발가락이 부러진 상황이었다."

권 지부장은 "어떤 동료는 너무나 숨이 차 가슴 통증으로 주저앉아 내가 이대로 죽는 게 아닌지 걱정하는 일도 있었다"며 "장시간 노동, 과로사 문제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숨진 동료를 추모하는 CJ대한통운 부산지역 택배 노동자들.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는 근조 리본을 달고 추모 주간에 들어갔다.
▲ "죽음의 현장이 되어가고 있다" 숨진 동료를 추모하는 CJ대한통운 부산지역 택배 노동자들.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는 근조 리본을 달고 추모 주간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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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은 노동·시민사회, 진보정당도 함께 목소리를 냈다. 이들과 함께한 최승환 민주노총 부산본부 재벌특위 위원장은 "CJ대한통운의 고 김원종 노동자를 죽이고, 아버지를 그토록 오열하게 만든 자가 누구냐"며 "죽음의 기업은 이제는 뒤에 숨지 말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성토했다.

김순애 부산여성회 상임대표는 코로나19에서 택배 호황 뒤로 택배 노동자들의 힘겨운 '그림자 노동'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가장 빠른 배송에 우리의 삶이 편안해지고 있지만, 과로로 죽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아프다"면서 "이들의 죽음은 예고된 사고로 인재다. 공짜노동을 중지시키고, 택배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부산에서도 대책위 구성, 추모문화제 열기로

민주노총 부산본부, 부산민중연대, 천주교부산교구정의평화위, 부산참여연대 등 부산지역의 39개 단체는 이날 행동에 이어 바로 긴급 간담회를 열고, 공동 대응을 논의했다. 택배 노동자들의 연이은 과로사를 '사회적 타살'로 규정한 이들은 택배 기업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대책위도 구성한다. 이들 단체는 과로사 대책을 촉구하기 위한 대책위에 참가해 조만간 이를 공론화하는 추모문화제를 열기로 했다. 온라인에서 '#국민이 응원합니다' 등의 해시태그와 배송문자에 '택배 노동자의 과로사 없는 세상 힘 모아 해결합시다'라는 격려 답장을 보내는 등의 '우리집 택배기사 살리는 국민운동'에 대한 적극적 참여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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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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