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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말 교육당국이 만든 문제의 '2020 돌봄교실' 지침.
 지난 해 말 교육당국이 만든 문제의 "2020 돌봄교실" 지침.
ⓒ 교육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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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당국이 만든 초등돌봄 '일반교사 업무배치' 운영지침이 '돌봄 문제를 꼬이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교원단체는 물론 돌봄전담사 노조에서도 나왔다. 서울시교육청은 교육부에 '해당 내용을 고쳐 달라'고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옥상옥 교육당국 지침...돌봄전담사 위에 돌봄교사, 돌봄부장, 교감, 교장?

19일,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교육부와 17개 시도교육청은 지난해 말 공동으로 <2020 돌봄교실 운영길라잡이> 지침을 만들어 전국 초등학교에 보냈다.

이 지침은 '돌봄업무 담당교사 배치 및 업무' 항목에서 "담당부서장 또는 담당교사 배치"를 규정한 뒤 조직구성을 통해 5단계 '옥상옥' 조직 구성표를 제시했다. 돌봄전담사 위에 돌봄 담당교사를 두고 그 위에 (돌봄)부장, 교감, 교장을 수직으로 배치하는 방식이다.

이런 지침은 그나마 돌봄 업무체계를 학교자율로 운영하려던 몇몇 초등학교의 노력까지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당수 교장과 교감이 업무분장 과정에서 이 지침을 근거로 '돌봄 담당 교사와 (돌봄)부장을 둬야 한다'는 지시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공문시스템도 이런 복잡한 단계를 밟아야하기 때문에 '매우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일반 교육업무의 경우 초등 교사들은 교감에게 직접 공문을 상신하는 사례가 많다.

박근병 서울교사노조 위원장(초등교사)은 "교육당국 지침에 따라 초등학교 관리자들이 원칙상 정규수업을 담당하는 교사가 돌봄 업무까지 반드시 해야 한다고 지시하다 보니, 문제가 더 크게 불거진 것"이라면서 "해당 지침 수정을 서울시교육청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여러 차례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초등교사)도 "교육당국 지침에 따라 돌봄 관련 상당수의 공문 생산을 교사가 직접 하고 옥상옥 결재를 받는 과정에서 교사들의 문제의식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도 "법적 근거 없이 학교에 들어온 초등돌봄에 대해 이런 '교사 업무 강제' 교육부 지침으로 인해 학교 안에서는 업무분장을 놓고도 소모적인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교원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지금과 같이 교사들에게 돌봄 업무를 떠안기는 초등돌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돌봄 장소는 학교에 두더라도 운영주체는 학교가 아닌 지방자치단체가 맡아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돌봄전담사 노조는 '돌봄의 자치단체 이관 철회'와 '상시전일제 돌봄전담사 확대'를 요구하며 오는 11월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이렇게 교원단체와 정책적 대립각을 세워온 돌봄전담사 노조도 교육부의 '옥상옥' 지침을 고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교원단체들과 뜻을 같이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박성식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정책국장은 "현재 돌봄교실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교사들의 돌봄교실 관련 행정업무를 돌봄전담사들이 책임질 수 있도록 상시전일제를 도입하면 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5일 교육부와 교원단체, 돌봄전담사 노조가 가진 비공개 협의에서도 이 내용을 놓고 교원단체와 돌봄전담사 노조는 한목소리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이날 모임에서 "교육부가 기존에 계획된 예산을 추가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는 게 당시 협의회에 참석했던 정성식 실천교육교사모임 대표의 설명이다.

교원단체-교육공무직노조-서울교육청, 지침 개정 한목소리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교육청이 교육당국이 만든 지침 개선을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혀 눈길을 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2021년 돌봄교실 지침에서는 해당 (돌봄 담당 교사와 부장을 두도록 한) 내용이 개정될 수 있도록 교육부에 의견을 적극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돌봄 교실은 학교 실정에 따라 다양하게 운영해야 하는데 해당 지침은 특정사례를 제시해 획일화 우려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해당 지침은 교육부가 만든 것이 아니라 17개 시도교육청이 공동 계발한 것"이라면서 "해당 지침 내용 수정과 돌봄 행정업무 처리를 위한 예산 확보 문제 등에 대해 지금은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밝혔다.
 

태그:#돌봄 옥상옥 지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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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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