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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국민건강보험공단은 보도자료를 내고 '셀프 납부 키오스크(무인안내기)' 운영을 홍보했다. "지사 내방 고객이 4대 사회보험료를 보다 더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도록" 전국 20개 지사에 키오스크를 설치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키오스크는 '불편함'이다. 사지마비 척수장애가 있는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대표)에게도 그렇다. 그는 지난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건보공단 국정감사에서 "과연 키오스크가 장애인한테는 정말 쉬울까요? 처음부터 막힌다"라면서 하나하나 문제점을 짚어나갔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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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에겐 화면이 너무 높습니다. 터치스크린만 있어서 시각장애인들은 어디를 터치해야 할지 모릅니다. 또 손 떨림이 있는 뇌병변 장애인은 카드 삽입구에 카드를 넣기도 힘듭니다."

최 의원은 '공공단말기 접근성 가이드라인'에 맞춰 높낮이 조절이 가능한 키오스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등을 이용해 개인 모바일 기기에서 조작할 수 있는 키오스크, 키보드와 이어폰 제공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사회의 변화에 따른 발빠른 도입과 함께 우리 모두가 차별 없이 새로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눈높이가 다르다"며 "우리가 편리한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지만, 장애인과 노인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의 일터인 국회도 "노력 중인데,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좀 더 (장애친화적으로 개선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신은 몰랐던 문제... "눈높이가 다르니까"
 

- 건보공단 국정감사 때 키오스크 문제를 지적했다. 본인도 직접 경험했던 일인가.
"음식점 등에서 키오스크로 결제하잖아요? 저는 높이도 높이인데, 손가락을 쓰기가 어려워서 결제를 못한 적 있다. 또 시각장애인들은 어떻게 터치를 할까? 그런데 키오스크는 모든 게 다 터치로 작동한다. 우리가 편리한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지만, 장애인과 노인은 어려운 부분이 있다. 4대 보험료를 키오스크로 납부하는 것도 저처럼 휠체어를 탄 분이나 시각장애인 등에게는 불편하다. 그래서 질의하게 됐다."

- 요즘 흔히 볼 수 있는데, 비장애인들은 사실 체감을 못한다.
"눈높이가 다르니까요." 

- 건보공단만의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주민센터에도 비슷한 (서류발급용) 기계가 있다. 그런데 거기선 못하면 바로 창구에서 처리하는 게 가능하다. 그런 식으로 할 수 있으면 괜찮은데 (건보공단처럼) 아예 키오스크만 놔두는 기관들의 경우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 김용익 이사장도 적극적으로 개선의지를 밝혔다.
"(지적한 부분이) 맞는 말이니까요(웃음). 아직 국감 중이라 점검은 못했을 텐데, 건보공단에서 내년엔 20개 지사에 키오스크를 더 설치한다. 저도 계속 지켜보려고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5월부터 전국 20개 지사에 4대 보험료 납부용 키오스크(무인안내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20개 지사에도 추가로 더 키오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5월부터 전국 20개 지사에 4대 보험료 납부용 키오스크(무인안내기)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20개 지사에도 추가로 더 키오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 국민건강보험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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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국감을 치른 소감은 어떤가.
"복지위는 어제(22일) 종합국감으로 마무리됐다. 새로운 경험이었다(웃음). 나름 보람도 있었다. 제가 장애계를 대변할 수 있고, 그렇게 질의를 하면 바로 답이 오더라. 국감 중이어도 (부처에서) 와서 설명해주고, 바꾸겠다고 하고."

- 지난 8일 보건복지부 국감에는 직접 참고인으로 신청한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 환자와 보호자가 나와 장애진단을 받지 못해 어려운 현실을 설명했다. 박능후 장관이 "빨리 조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도 답했는데.
"그때 (증언을 듣는 내내) 눈물이 너무 나서 힘들었다. 그런 일들은 좋은데, 아침부터 저녁까지 휠체어에 계속 앉아있으니까 다리가 퉁퉁 부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정말 힘들긴 했다. 그래도 저뿐만 아니라 보좌진도 그렇고 다들 고생하는 걸 느꼈다."

"국회도 노력 중인데... 저도 친한 의원들이랑 앉고 싶다"

- 장애인 당사자로서 국회에 들어온 지 5개월 가까이 됐는데, 변화를 체감하는지 궁금하다.
"21대 국회 전에는 장애인 당사자 의원이 잘 없었다. 또 저처럼 최중증 장애인이 들어오는 경우가 잘 없었다. 그러다보니 국회도 노력 중인데, 디테일한 부분에서는 좀더 (장애친화적으로 노력하는 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의원회관 중앙 현관은 세 개의 문 앞에 전부 점자블록이 깔려 있다. 하지만 저처럼 휠체어를 타는 경우, 점자블록 위를 지나가면 바퀴가 덜덜 떨려서 다리가 (휠체어에서) 떨어진다. 그럼 한쪽은 점자블록이 없게끔 만들면 되는데... 주차장도 아직... 상임위 회의장은 (취재용) 카메라선이 많아서 힘들고, 바닥에 카펫이 깔려서 휠체어 바퀴가 잘 안 돌아간다. 제 수행비서가 도와주는데, 조금이라도 혼자서 이동하려고 할 때는 어렵다."

- 본회의나 의원총회 때도 보면 휠체어 때문에 항상 뒤쪽에 자리잡고 있더라.
"그러니까요! 저도 친한 초선 의원들이랑 같이 앉아 있고 싶은데, 뒤쪽에 앉아야 한다. 그나마 국회사무처에서 (제 자리에 있던) 의자를 치워줬다.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타는)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은 의자에 옮겨 앉을 수 있는데 저는 그게 힘들다. 대정부 질문 같이 하루종일 회의장에 있을 때는 사실 많이 힘들다. 또 단상 쪽이 휠체어에 맞게 돼있지 않아서 나중에 대정부 질문할 때가 걱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7월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생명안전포럼 창립식에서 생명안전지킴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최혜영 의원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 7월 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생명안전포럼 창립식에서 생명안전지킴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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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성 의원은 9월 24일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을 하기도 했는데(관련 기사 : 휠체어 탄 의원의 절규 "장애인 가정 죽어가는데 추경은...").
"휠체어가 단상 쪽으로 올라갈 수는 있는데, 단상 앞이 막혀서 휠체어가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없다. 이종성 의원과 달리 저는 거기서 중심을 잡기 어렵고, 단상 높이를 낮춰도 앉은키가 작아서 얼굴이 보일지... 국회사무처에서 (해결이)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한 번 더 말씀드려보려고 한다."

- 그래도 21대 국회에는 이종성·김예지 의원 등 여러 장애인 당사자 의원들이 있어서 서로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애 당사자 의원과 가족, 이렇게 5명 모임이 있다. 장혜영·지성호 의원도 함께 하는데, 한 달에 한 번씩 식사하며 얘기를 나눈다. 각자 장애 유형이 다르고, 또 제가 복지위 소속이니까 관련 작업을 함께 하기도 한다."

- 11월 국회는 입법 이슈가 중심이 될 텐데, 어떤 부분에 집중할 계획인지 궁금하다.
"이쪽 저쪽 분야를 가리진 않으려고 하는데, 제가 당사자로 국회에 들어온 만큼 장애인 관련 문제를 해야 할 것 같다. 국감 때 질의한 탈시설 문제처럼 제도뿐 아니라 장애계를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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