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와 함께 우승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와 함께 우승 축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연합뉴스

 
NC가 창단 10년차, 1군 진출 8 시즌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24일 통합창원시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개를 포함해 장단 13안타를 때렸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3-3으로 비겼다. 이로써 NC가 나머지 5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2위 LG가 2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 해도 현재의 4경기 차이를 뒤집을 수 없게 됐다. NC의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된 것이다(81승5무53패).

NC는 3-1로 앞서 있던 8회초 수비에서 김진성이 2점을 허용하며 동점이 됐지만 9회에 등판한 원종현과 11회에 등판한 문경찬이 나란히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타선에서는 양의지가 시즌 31호 홈런을 터트렸고 박민우가 3안타, 이명기와 노진혁, 애런 알테어,지석훈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제 NC는 남은 기간 동안 전력을 정비하면서 오는 11월 17일부터 시작될 한국시리즈에 대비할 예정이다.

이호준-박석민-양의지, 필요할 때마다 아끼지 않았던 투자

2011년 게임 회사인 NC가 창원을 연고로 제9구단을 창단한다고 선언했을 때 마산야구장을 제2구장으로 쓰던 롯데 자이언츠는 '리그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NC의 창단을 반대했다. 하지만 롯데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가을야구 진출이 단 1번 뿐인데 비해 NC는 같은 기간 두 번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포함해 가을야구에만 총 6번이나 진출했다. 롯데가 NC 창단 반대의 명분으로 내세운 '리그 수준 저하'는 틀렸다는 뜻이다.

NC가 신생구단이 겪는 리그 적응기간도 없이 이처럼 단기간에 KBO리그의 신흥명문구단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적절하고도 과감한 투자에 있다. NC는 팀이 1군에 진입한 2012년 말 FA시장에서 이호준(NC타격코치)을 영입했다. 이호준은 NC 유니폼을 입고 활약한 5년 동안 95홈런398타점을 기록하며 '나테박이'의 맏형으로 맹활약했다, 무엇보다 NC 벤치의 리더로서 이호준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창단 초기 불안하던 NC 내·외야 수비가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된 데에는 2014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이종욱(NC 직전·주루코치)과 손시헌(NC 2군 수비코치)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 NC는 골든글러브 2회 수상에 빛나는 이종욱의 합류로 투수 출신으로 어깨가 강한 나성범이 우익수로 이동할 수 있었고 내야 수비의 중심을 잡아준 유격수 손시헌의 가세로 내야는 한층 안정감이 더해 질 수 있었다.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 치고 있다.

2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창단 10년 만에 프로야구 정규리그 첫 우승을 차지한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김택진 구단주를 헹가래 치고 있다. ⓒ 연합뉴스

 
NC는 2015년 유틸리티 플레이어 지석훈이 주전 3루수로 규정타석을 채울 정도로 3루 포지션의 공격력이 아쉬웠다. 이에 NC는 2016 시즌을 앞두고 FA시장에서 4년 총액 96억 원을 투자해 골든글러브 3루수 박석민을 영입했다. 물론 박석민은 이적 첫 시즌을 제외하면 몸값 대비 다소 실망스런 활약에 그쳤지만 올 시즌 타율 .306 14홈런63타점 출루율 .436(1위)로 부활에 성공하며 NC의 첫 정규리그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

2018년 창단 첫 최하위에 머문 NC가 FA시장에서 4년 125억 원을 투자해 FA최대어 양의지를 영입할 때만 해도 의아해 하는 야구팬이 많았다. NC에는 이미 김태군이라는 좋은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의지는 NC유니폼을 입은 첫 해 팀을 가을야구로 복귀시켰고 주장 자리를 맡은 올해는 데뷔 후 첫 30홈런100타점 시즌을 만들며 NC의 한국시리즈 직행을 이끌었다. 결과적으로 NC의 양의지 영입은 '신의 한 수'였던 셈이다.

나성범-박민우-구창모, 믿음 속에 성장한 자체 생산 스타들

NC가 적절한 투자를 통해 팀을 강하게 만든 것은 분명하지만 단순한 '현질'만으로 우승팀이 만들어질 만큼 KBO리그는 그렇게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NC가 최근 8년 동안 6번의 가을야구 무대를 밟고 1군 진입 8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데에는 꾸준한 선수 육성도 큰 역할을 했다. NC를 거쳐 갔거나 현재 NC를 이끌고 있는 코칭스태프의 역할을 높게 평가해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모든 야구팬들이 인정하는 NC의 최고 히트상품은 '마산 아이돌 1,2호기' 나성범과 박민우다. 투수로 입단했다가 곧바로 외야수로 변신해 1년 만에 NC의 간판 타자로 성장한 나성범은 이제는 메이저리그를 노릴 수 있는 리그 정상급 타자로 군림하고 있다. NC구단의 유일한 신인왕 출신인 박민우는 6년 연속 3할 타율을 비롯해 최근 5년 동안 4번이나 .340 이상의 고타율을 기록한 NC의 또 다른 간판 타자다.

마운드, 특히 불펜에서는 무명 출신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보직을 가리지 않는 NC 마운드의 마당쇠 김진성과 NC의 마무리 계보를 이어가고 있는 임창민, 원종현은 NC에 입단하기 전까지는 변변한 1군 경력조차 없는 철저한 무명 선수였다. 하지만 NC 입단 후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수 년 동안 NC의 불펜을 이끄는 핵심자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NC에서 맞는 정규리그 우승이 더욱 남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비록 올 시즌 석 달의 부상 공백이 아쉽긴 하지만 '특급 좌완' 구창모의 발굴도 NC 마운드의 커다란 수확이다. 김경문 감독 시절부터 선발과 불펜으로 오가며 꾸준히 성장하던 구창모는 이동욱 감독 부임 후 붙박이 선발로 활약해 작년 10승에 이어 올해도 9승 1홀드 평균자책점1.53이라는 놀라운 성적을 남겼다. 다가올 한국시리즈에서도 구창모의 선발 등판 가능 여부는 NC 마운드 운영에 커다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야구단 창단을 강행했던 NC의 김택진 구단주는 정규리그 우승 확정 후 소감을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혹자는 한국시리즈 우승도 아닌 정규리그 우승에 구단주까지 나설 필요가 있냐고 비판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은 그 자체 만으로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할 성과다. 정규리그 우승이란 한 시즌 내내 온갖 시련을 견뎌내고 144경기의 장기 레이스를 견뎌 온 최후의 한 팀에게만 주어지는 영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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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NC 다이노스 정규리그 우승 한국시리즈 직행 김택진 구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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