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의 손흥민이 지난 1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웨스트햄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홈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은 뒤 동료들과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손흥민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 이번에는 발이 아닌 머리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번리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선두에 올라섰다.
토트넘은 28일 오전 5시(한국시간) 영국 번리 터프 무어에서 열린 번리와의 2020-21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6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후반 31분 손흥민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토트넘은 3승 2무 1패(승점 11)을 기록, 5위로 뛰어올랐다.
해결사 손흥민, 답답한 흐름 반전 시킨 천금 헤더골
이날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전방 해리 케인을 축으로 2선은 손흥민-탕귀 은돔벨레-루카스 모우라가 받쳤다. 허리는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무사 시소코, 포백은 벤 데이비스-에릭 다이어-토비 알더베이럴트-맷 도허티로 구성됐다. 골문은 위고 요리스가 지켰다.
번리는 4-4-2로 나섰다. 크리스 우드-애슐리 반스가 투톱을 형성했고, 미드필드는 드와이트 맥네일-조쉬 브라운힐-애슐리 웨스트우드-요한 구드문드손이 배치됐다. 포백은 찰리 테일러-제임스 타르코우스키-케빈 롱-매튜 로튼, 골키퍼 장갑은 닉 포프가 꼈다.
토트넘은 전반 초반 활발한 공격으로 수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3분 알더베이럴트의 롱패스를 받은 케인의 슈팅은 높게 떠올랐다. 전반 6분 모우라가 오른쪽을 무너뜨리며 크로스 기회를 잡았지만 수비수에게 걸렸다.
하지만 이후 번리의 두 줄 수비에 꽁꽁 묶였다. 4명의 수비수와 4명의 미드필더 간의 간격을 좁히면서 공간을 줄였고, 수비에 치중했다. 토트넘은 이러한 번리 수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
지지부진한 틈을 타 오히려 번리가 반격에 나섰는데 전반 20분 반스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38분에는 웨스트우드 슈팅이 토트넘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토트넘은 전반전에 65%의 점유율에도 불구하고 3개의 슈팅에 그치며 졸전을 펼쳤다. 후반 초반 번리는 빠른 역습으로 토트넘을 위협했다.
답답한 공격으로 일관하던 토트넘은 후반 12분 모우라를 빼고, 에릭 라멜라를 교체 투입했다.
토트넘은 후반 26분 결정적인 위기를 모면했다. 코너킥에서 타르코우스키의 헤더슛을 수비에 가담한 케인이 골라인 부근에서 머리로 막아냈다.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후반 28분이었다. 은돔벨레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빠른 쇄도로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수비수에 가로막혔다.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후반 31분 팀을 구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케인이 머리로 돌려놓은 공을 손흥민이 헤더로 방향을 바꿔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이후 토트넘의 경기력은 완전히 살아났다. 추가골을 노리면서도 수비에 소홀히 하지 않았다. 후반 48분 조제 모리뉴 감독은 손흥민을 빼고, 조 로든을 투입하며 수비 강화에 힘썼다. 결국 토트넘은 승점 3을 획득했다.
리그 득점 선두 원동력, 더욱 향상된 슈팅 정확도-골 결정력
토트넘은 이날 피지컬과 수비력이 뛰어난 번리를 맞아 제법 고전했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시즌이 늦게 개막했고, 빅클럽들은 유럽 대항전까지 소화하느라 대부분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소화하고 있다. 토트넘은 지난주 주중 LASK린츠와의 유로파리그 1차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선수들의 몸놀림이 무거웠다.
볼 점유율에서는 토트넘이 62%로 앞섰지만 슈팅수에서는 9-13으로 열세를 보였다. 전반에는 3개의 슈팅에 머무를만큼 졸전을 거듭했다.
후반 중반까지 토트넘은 이렇다 할 파괴적인 공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을 토트넘이 아니었다. 토트넘엔 케인과 손흥민이라는 슈퍼 스타들이 버티고 있었다. 이번에도 케인의 어시스트, 손흥민의 득점으로 승리를 엮어냈다.
경기 후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번리전 킹 오브 더 매치(MVP)로 손흥민을 선정했다. 손흥민은 85.8%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1위에 올랐고, 요리는 5.4%로 뒤를 이었다.
한편 손흥민은 최근 4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9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올렸다. 벌써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돌파한 것이다. 역대급 페이스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활약하고 있는 손흥민은 첫 시즌 8골을 시작으로 이후 21골-18골-20골-18골을 기록했다. 커리어 한 시즌 최다 득점은 2016-17시즌 21골이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최다골 경신은 무난할 전망이다.
또, 손흥민은 리그 8호골을 쏘아올리며 도미닉 칼버트 르윈(에버턴)을 1골 차로 제치고 프리미어리그 득점 단독 선두에 올랐다. 아시아 출신의 선수가 유럽 빅리그 득점 순위에서 1위에 오른 것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
특히 골 결정력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은 슈팅 대비 득점에 있다. 손흥민은 리그 6경기 동안 슈팅 13개를 시도해 8골을 터뜨렸다. 슈팅 정확도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이번 번리전에선 올 시즌 첫 헤더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양발을 가리지 않고 강력한 슈팅으로 골문에 꽂아넣는데 능숙하다. 이에 반해 헤더골은 매우 적다. 따라서 이번에 자신의 최대 약점이라 할 수 있는 머리로 골을 만들어낸 것은 고무적이다.
과거의 손흥민은 기복이 큰 선수 중 하나였다. 몰아치기로 득점과 도움을 올리는 빈도가 많았다. 올 시즌은 다르다. 꾸준함에 있어서 손흥민을 따라올 공격수가 드물다. 역대급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손흥민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궁금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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