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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 : "유재수 감찰 건을 박형철 반부패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의 협의를 거친 감찰 중단으로 가장해 책임을 분산시키려는 논리가 아닌가요."

조국 전 법무부장관 : "상당히 모욕적 질문이라 답하지 않겠습니다."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1부(부장판사 김미리) 심리로 열린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 사건 8차 공판. 검사석과 증인석 사이 빈틈없이 날선 말들이 오갔다. 피고인석에서 증인석으로 자리를 옮긴 조 전 장관은 검찰측이 주신문과 재주신문에서 제기한 의혹이나 유도신문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측과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감찰 전, 감찰 중, 감찰 후. 검찰의 질문은 시점 전반에 걸쳐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지시들이 혐의에 닿아 있음을 강조했다. 재판이 끝나기 직전에는 조 전 장관과 검찰측, 또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의 변호인측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혐의 관련 법률적 공방이 이어져 재판장이 "제가 여러 논문을 읽으며 공부를 하고 있고, (법 적용) 범위가 어떤지 여러 의미가 있는데 검토를 많이 하고 있다"며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정무적 판단] 검찰 "완전 모순" 조국 "뭐가 모순이냐"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킨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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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 장관은 감찰을 지시하고 결국 중단시킨 과정은 당시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의 보고와 백원우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정무적 판단에 따라 상급자인 자신이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검찰은 여기서 '정무적 판단'이라는 키워드에 주목했다. 다른 사건과 달리 유재수 건만 민정비서관의 정무적 기능이 고려된 것은, 감찰 전 김경수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여권 인사들의 '구명 민원'이 고려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조 전 장관은 이 또한 검찰이 사건 결과에만 짜 맞춘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검사 입장에선 유재수 사건이 100 중 100이겠지만 민정수석 업무 관점에서 보면 100분의 1도 안 되는 상황이었다"고 진술했다. "현미경처럼 (검사가) 확대해서 질문하는 것 같다"고도 했다.

검찰은 "집중 사안이 아니었다면서 '유재수 구명 민원'에 대한 진상 파악에 백 비서관을 투입한 것은 완전 모순"이라고 지적하자 조 전 장관은 "그게 왜 모순이냐"며 반발했다. 조 전 장관은 "의도적 혼동"이라면서 "구명 운동이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들려 사태 파악을 위해 (백 비서관에게) 알아보라 한 마디 한 것인데 그게 어떻게 모순이냐"면서 민정비서관 업무 관할에 따라 지시한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날의 지시] 조국 "인사에 참고하라 지시 안했다"... 검찰 "눈가리고 아웅"

엇갈린 증언에 대해선 "왜 그런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맞섰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당시 금융위 부위원장)이 8월 14일 공판에서 감찰 종료 결정 직후 백 전 비서관으로부터 '대부분 클리어하게 해소됐는데, 일부는 안 됐다' '인사에 참고하라'고 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한 대목에서다.

조 전 장관은 "인사에 참고하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그렇게 들었다는 사람의 말에 해석을 요구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면서 "(비위 사실에) 상응하는 인사조치를 하라고 했고, 백 비서관은 그렇게 알렸을 거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 "유재수 인사에 참고하라" 조국 재판 맴돈 '백원우의 말'  http://omn.kr/1om5c )

김용범 전 부위원장 발언 배경에는 '추측'이란 단서를 달며 검찰 수사를 언급했다. 조 전 장관은 "김 전 부위원장과 통화한 적이 없다. 그가 추측은 할 수 있다"면서도 말을 아꼈다. 다만 검찰측의 '추측이 뭐냐'는 질문에 "김 전 부위원장도 검찰 조사를 받지 않았나. (김 전 부위원장에) 참고인이든 피의자든 검찰에서 혐의를 두셨을 것이다. 더 이상 말하는 건 김 전 부위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고 갈음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직제상 금융위에 직접 '사표를 받으라'고 지시할 권한이 없음을 설명하기도 했다. 비위 사실을 직접 수사할 사정기관이 아니라는 것도 재차 강조했다. 파면 등 징계 권한은 소속 기관장의 역할이므로, 당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사실을 전하며 직접 면직을 권할 순 없었다는 이야기였다.

조 전 장관은 "사표라는 단어를 공식적으로 언급하지 못하고 상응한 인사조치라는 추상적 표현을 쓴 것이다"라면서 "계속 이 말씀을 드리고 있는 게 답답하다"고 말했다. 검찰측에서 "눈 가리고 아웅이다"라고 지적하자 조 전 장관은 다시 "상당히 모욕적인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민정수석실은 사정기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참여정부 당시 문재인 민정수석의 이름을 꺼냈다. 조 전 장관은 "대통령비서실 7조는 참여정부 때 문재인 민정수석이 만들었는데, 당시 사직동팀이라 불린 경찰 수사관들이 그대로 청와대에서 수사해 권한 남용이 문제가 됐다"면서 "이에 사실 확인과 첩보 수집에 한정하고, 수사해선 안 된다고 못박았다. 그런데 특별감찰반원들의 출신이 수사기관이라 자꾸 수사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백비와 박비] 조국 "박형철, 공안검사 답지 않은 인물...그렇게 말 안했을 것"

조 전 장관이 민정수석을 지낼 당시 편의상 줄여 불렀다는 백비(백원우 민정비서관)와 박비(박형철 반부패비서관). 조 전 장관은 이 두 비서관의 성향을 묘사하며 진술의 근거로 활용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은 김 전 부위원장이 백 비서관으로부터 "대부분이 클리어됐으나 일부는 안됐으니 인사에 참고하라"고 전달받았다는 진술에 "타인에 대한 품평은 하면 안되지만, 백 비서관은 직진형 인간이다"라며 "직선적 사람이라 말을 에둘러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박 전 비서관에 대해선 '공안검사 답지 않은 인물'로 묘사했다. 백원우 전 비서관으로부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명 민원이 있음을 듣고 박 전 비서관에게 전달하자 그가 했다는 '반부패비서관이 성질이 더러워 말을 안 듣는다며 다 저한테 넘기라'는 말의 신빙성을 따지면서다.

조 전 장관은 "박 비서관은 공안검사 출신인데, 통상 공안 검사의 이미지와 달리 저와 근무할 시점엔 신사적이고 붙임성 좋고 차분한 사람이었다"면서 "백 비서관이 그런 용어를 썼다면 충분히 이해할 것 같은데, 박 비서관이 (그런 용어를) 썼다는 건 이해가 안 된다. 구명 운동에 불만을 표시한 건 있지만 과격한 용어는 쓰지 않았다"고 답했다.

한편, 검찰측의 신문 방식을 놓고 변호인측의 항의가 제기되기도 했다. 조 전 장관 변호인측은 검찰의 주신문 중간 "신문 사안에 대한 질문 방식은 주신문이 아닌 전형적인 반대 신문처럼 진행되고 있다"면서 "유도 신문이 허용되는 것에 한해야 하는데, 예외적 허용이 가능한지 판단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검찰측은 이에 "조 전 장관은 증인이긴 하지만 원래 피고인으로 본인을 방어하는 입장이라 신빙성 없는 증언을 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이를 위해선 제3자의 진술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변호인이 지적하는 유도신문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다만 "분량이 장황하니 조금씩 줄여가면서 하겠다"고 했고, 재판장은 "(신문방식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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