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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 코리아가 5일 등자보를 붙인 일부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격리 조치한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케아 코리아가 5일 등자보를 붙인 일부 직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격리 조치한 것으로 <오마이뉴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 이케아 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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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가구업체인 이케아(IKEA)가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등벽보를 붙인 일부 노동자들을 업무에서 배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케아 사측은 이들 노동자들이 '등벽보'를 붙이자, 안전 규정 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이런 조치를 취했다.

5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조 이케아코리아지회(이하 이케아 노조)에 따르면, 이케아 광명점과 고양점, 기흥점 등에서 근무하는 이케아 코리아 노조원 일부가 일선 업무에서 배제됐다. 이케아 사측은 이들이 "안전규정을 위반했다"며 업무 현장 대신 컴퓨터실과 탈의실 등으로 보냈다. 업무에서 배제된 노동자들은 현재 격리된 장소에서 컴퓨터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무에 배제된 노동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케아 사측은 이들이 근무복 뒤에 붙인 등벽보를 문제 삼았다. '한국법인 노동자도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문구가 적힌 등벽보가 안전 규정에 위배된다는 이유다.

'안전규정 위반' 이유로 등벽보 직원 업무 배제

앞서 이케아 사측은 지난 4일 전체 메일을 통해 "직원유니폼 외 다른 사복 조끼 등을 착용해 고객과 구분을 어렵게 함으로써 다수 직원들의 업무를 방해하거나 회사 이미지를 훼손하는 행위와 고객 및 직원 안전과 위생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후부터는 각 지점의 관리직급 매니저들이 노동자들을 상대로 개별 면담을 실시했다. 노조에 따르면 매니저들은 등벽보를 붙인 노동자들의 이름도 따로 적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5일 이케아 코리아는 광명점과 고양점, 기흥점 등에 출근한 푸드팀(레스토랑 근무)과 물류팀 인원 중 등자보를 붙인 이들을 업무에서 배제했다. '안전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노동자들이 등자보를 옷핀으로 고정했는데,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옷핀이 소비자들의 음식에 들어가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류팀에게는 평소 업무복인 안전 조끼 뒤쪽 부위를 등벽보가 가려 위험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조는 등벽보 부착이 법률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고, 오히려 부당 노동행위소지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과거 마트 등 계산대 노동자들이 등벽보를 착용한 적이 있지만 한번도 법적인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는 주장이다.

"등벽보가 위험 요소? 단 한번도 그런적 없다"

조혜진 민주노총 법률원 변호사는 "등벽보를 한다고 사업장이 위험해지는 게 아니다"라며 "유통업계 전반을 통틀어 쟁의 행위에서 등벽보가 붙은 조끼를 입고 근무하는 경우는 많지만 위험 요소로 인정받은 적은 단 한 번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케아 코리아가 무엇을 근거로 하는 주장인지 납득하기 어렵다"며 "부당노동행위 소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한 노조 소속 이케아 노동자는 "옷핀이 문제가 된다길래 등자보를 실로 꿰매겠다고 하자 '등자보를 붙인 사람은 모두 일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며 "반강제로 업무에서 배제되고 컴퓨터실에 사실상 감금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윤택 이케아코리아 노조 지회장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케아 코리아를 신고할 예정"이라며 "이케아 코리아가 등벽보를 붙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으니, 고소·고발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케아코리아 측은 <오마이뉴스>의 관련 내용 확인 요청에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다가, 5일 오후 늦게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다"는 해명을 보내왔다. 

이케아 코리아는 "회사는 직원과 고객의 안전, 건강을 최우선시 하며 절대 타협하지 않는다"며 "(노조의 주장과 관련해) 모든 국가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직원과 고객의 안전와 건강을 헤칠 수 있는 어떠한 경우도 수용이 불가하다"고 밝혔다. 

이케아 노사는 지난 4월부터 의무휴업일 보장과 임금체계 개편 등의 문제를 두고 단체 교섭을 벌였지만, 합의를 보지 못하고 지난달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가 "해외 다른 이케아 노동자들과 동등한 대우"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한국 경영에 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태그:#이케아, #이케아코리아, #이케아노조, #이케아광명점, #이케아기흥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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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류승연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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