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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지구적 기후행동의 날’인 9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 지구적 기후행동의 날’인 9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후위기 비상행동 활동가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며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으로 기후 위기 대응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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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제46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1호 공약은 파리기후협약 재가입이다. 트럼프 정부 집권 이후 후퇴한 환경정책을 복원하고 기후위기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세계 정치와 경제를 주도하는 미국의 차기 리더가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할 의제로 언급할 만큼 기후문제는 이제 시대의 화두가 됐다. 세계 거의 대부분 과학자들이 위기가 인정하고 있다. 기후변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돼 깜짝 놀라고 두려워하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걱정만 하며 가만히 있을 수 없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합의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 제한 온도인 2도를 지켜내려면 세계인 모두 전기 아껴쓰기처럼 작은 실천부터 해야 한다. 누가 대신해주겠지가 아닌, 나부터라는 마음으로 임할 필요가 있다.

세계 여러 인사들이 기후위기를 걱정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박종권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대표와 함께, 어떤 사람들이 기후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첫 경고

[스반테 아레니우스] 스웨덴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1903년, 화학). 그는 1896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 상승하면 지구 평균온도가 5~6도 상승할 수 있다는 정량화된 논문을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당시에는 이 이론이 배척당했다. 대부분의 이산화탄소를 바다가 흡수할 것이므로 온도상승이 높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되어 5~6도까지 상승하려면 천 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온실가스는 축복이라고 생각했다. 산업혁명 이후 온실가스의 급증을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마이클 폴런] <잡식동물의 딜레마>의 저자 마이클 폴런 캘리포니아대학교 교수. 그는 2010년 4월 20일자 <뉴욕타임즈> 칼럼에서 "기후변화는 우리를 덮쳤고 예정보다 훨씬 일찍 도착했다. 10년전 만 해도(2000년) 과격하게 보였단 과학자들 예측은 오히려 지나치게 낙관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온난화와 해빙현상은 여러 모델이 예측한 것보다 훨씬 더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 과학자들의 눈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이 있는가. 그들은 정말 겁에 질린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스티븐 호킹] 영국 물리학자. 그는 오래 전부터 '기후위기'를 경고했다. 그는 영국 BBC 라디오 강연에서 "인류는 핵무기, 유전자 조작 바이러스, 치명적인 지구온난화 등 발달한 과학기술로 인해 큰 위험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밝혔다.

[월러스 스미스 브뢰커] '기후과학의 대부'로 알려진 인물. '지구온난화'라는 용어를 대중화한 미국의 월러스 스미스 브뢰커 박사는 35년 전에 현재의 기후위기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했다. 2019년 2월 별세하기 한 달 전에 남긴 마지막 메시지를 통해 그는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극단적 해결책을 모색하고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류와 과학계가 '보다 극단적인 해결책'을 심각하게 연구해야 한다"고 했다.

4번이나 체포된 과학자

[제임스 한센] 미국 과학자. 그는 캐나다에서 미국의 멕시코만까지 이어지는 송유관 건설에 반대 시위를 하다 백악관 앞에서 4번이나 체포되기도 한 행동하는 과학자다. 미국 항공우주국 고다드 연구소장을 역임한 제임스 한센은 1988년 미 의회 증언에 서 지구온난화의 위험에 대해 경고하며 "탄소배출은 지구온난화의 시한폭탄이다"고 말했다.

2008년 미국 프레스클럽의회 관계자와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그는 "'티핑포인트(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하는 극적인 순간)'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다. 상태가 점점 나빠지고 있어서 지구의 희망은 '극적인 조치'만 남았을 뿐이다"라고 경고했다.

그는 과학자들과 함께 돈을 모아 "이산화탄소 농도 350ppm 이하로 줄여야 한다"는 내용의 신문광고를 개재하기도 했다. 지금은 이산화탄소 350ppm은 커녕 세계기상기구가 넘어서는 안 될 선이라는 400ppm을 넘어 415ppm까지 넘었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탄소 450ppm이 되면 파국이라 경고하고 있다.

[제러미 리프킨] 철학자.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자본주의 체제와 인간의 생활방식,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 등을 날카롭게 비판해온 세계적인 행동주의 철학자이다. 그는 전 세계 지도층 인사들과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으며 과학 기술의 변화가 경제, 노동,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활발히 집필 작업을 해 왔다. <노동의 종말>, <엔트로피>, <육식의 종말>, <수소혁명>, <글로벌 그린뉴딜> 등 수많은 책을 출간한 그는 한국 강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옛날 방식의 에너지체계, 원자력, 화석연료시스템은 쓸모없다는 게 곧 판명될 것이다. 태양광, 풍력의 가격 급락으로 2029년까지 화석연료 문명은 붕괴될 것이고 석탄, 원자력 설비는 좌초자산이 될 것이다. 서둘러 에너지전환을 하지 않으면 한국은 120조의 좌초자산 피해를 입을 것이다. 전환에 필요한 시간은 칼날같이 짧다"라고.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 원장. 그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행동하는 기과학자다. 그는 강연 등을 통해 "현재의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IMF 때와 같은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구가 참는 것도 한계가 있다. 자연 현상으로 과거 1만년 동안 지구 평균온도는 4도가 올랐다. 그런데 인간의 활동으로 100년 동안 1도가 올랐다. 25배 빠른 속도로 지구가 더워지고 있다. 비상사태에 맞는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지 않으면 파국이다"고 강조했다.

조천호 박사는 "코로나19 감염병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고 있다. 그러나 마트에 가면 먹을 것이 풍부하다. 기후위기가 시작되면 마트에 먹을 것이 없다.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재앙이 시작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지구의 울부짖음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 그는 2019년 12월 스페인 마드리드 기후변화당자국총회(COP25)에서 "수십 년 동안 인류는 지구와 전쟁을 벌여왔다. 이제 지구가 반격을 해 오고 있다. 자연을 향한 우리의 전쟁은 중단돼야 한다. 우리는 그게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생각은 점차 깨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들은 놀라운 리더십과 동원력을 보이고 있다. 많은 개별 도시들, 금융기관들, 기업들도 1.5도 시나리오를 맞추려 노력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인들의 의지다. 진정 지구가 불타고 있을 때 모래 속에 머리나 파묻고 빈둥거리고 있던 세대로 기억되고 싶나?"고 덧붙였다.

또 그는 올해 4월 22일 지구의날 50주년 기념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는 더 심각한 환경 비상사태"라고 강조하면서 기후파괴의 위협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2019년 9월 23일 '유엔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자연은 성나 있고, 자연이 전 세계에서 분노로 반격하고 있다. 우리가 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삶 자체를 위태롭게 할 것이다. 지구는 '멈추라'는 냉랭한 울부짖음을 내고 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서 우리가 협상할 때가 아니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위해 행동할 때"라고 강조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영화 <타이타닉>의 주인공. 환경단체를 세우고 70억 원을 기부한 그는 세계 최고의 영화배우이면서 환경운동가이다. 그는 2014년 9월 23일 유엔의 요청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한 명연설을 하기도 했다.

그는 "남극과 북극의 빙하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빠른 속도로 녹고 있다. 내가 하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고 빈말도 아니다. 과학계도 인정하고 산업체, 정부도 알고 있다. 미국 국방성도 알고 기후변화는 국가 안보에 가장 큰 위험요소라고 한다. 문제는 내가 전구를 바꾼다거나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모는 것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의 행동으로 해결될 수 있는 범위를 훨씬 넘었다. 전 세계의 정부와 산업계가 대단위의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때다. 지금 바로 행동을 개시할 때다. 유엔 대표님들이 인류 존재에 가장 중대한 사안에 대한 해답을 제시할 때다"고 덧붙였다.

[제인 폰다]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두 번이나 수상한, 83살의 영화배우. 반전 인권운동가인 그는 그레타 툰베리에 자극받아 기후 전사가 되어 감옥을 들락날락한다. 지난 8월 잡지 <보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기후위기를 강조했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의 작품상을 호명한 제인 폰다는 당시 그가 입었던 붉은색 드레스는 6년 전 칸 영화제에서 입었던 것이다. 제인 폰다는 더 이상 쇼핑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2019년 11월 1일, 그가 산 마지막 옷인 붉은색 코트를 입고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체포됐다. 매주 금요일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촉구하는 시위(파이어 드릴 프라이데이스)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는 그레타 툰베리에 영향을 받은 청소년들이 기후위기 시위하는 모습을 보고 죄책감을 느낀 제인 폰다가 조직했고, 현재는 그린피스와 함께하고 있다.

그린피스의 전무이사 애니 레너드가 폰다에게 백악관 앞에서 캠프 농성을 하는 것은 의미 있지만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폰다는 상관하지 않았다. 심지어 유치장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했을 때도 유명인으로서나 노인으로서 어떤 배려도 요구하지 않았다. 그는 매트리스도 없이 바닥에 빨간 코트를 깔고 잠을 청했다.

그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중단하고, 전기 자동차를 운전하고 고기를 줄였지만, 기후 위기에 대해 충분히 행동하지 않아서 우울하다. 저는 단순한 기부보다 더 많은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었다. 그래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기부라면, 기부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화석연료 산업계와의 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은 용감한 단체에 기부하기를 추천한다"고 했다. "기후변화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제게 무슨 말을 해주고 싶냐"는 물음에 그는 "죄책감을 느낄 시간에 행동하라"고 했다.

"자연은 용서하지 않는다"

[그레타 툰베리] 스웨덴 환경운동가. 그는 초등학교에서 기후변화의 위험성을 배웠다. 기후변화가 심각한데 어른들은 아무 생각도 없고 행동도 변하지 않는 데 대한 배신감으로 아스퍼거증후군(한 문제에만 몰두하는 일종의 자폐)에 걸렸다.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스웨덴 국회의사당 앞에서 기후를 위한 금요파업 1인 시위를 시작했고, 이 일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150여개국 170만 청소년들이 금요일마다 학교를 가지 않고 기후 집회에 참여한다. 그는 2019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되기도 했고 2019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돼 타임지 표지모델이 됐다.

디카프리오가 유엔에서 기후변화 연설을 한 지 5년이 지난 2019년 9월 23일 툰베리는 유엔에서 기후변화에 대한 연설을 했다. 그는 연설하며 "이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말로 시작했다. 그는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다. 죽어가고 있다.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우리는 대멸종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다. 그런데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전부 돈과 끝없는 경제 성장의 신화에 대한 것뿐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했다.

툰베리는 "여러분은 우리를 실망시키고 있다. 그러나 우리 세대는 여러분이 배신하고 있다는 걸 이해하기 시작했다.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여러분을 향해 있다. 여러분이 우리를 실망시키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이 책임을 피해서 빠져나가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다. 바로 여기, 바로 지금까지다. 더 이상은 참지 않는다. 전 세계가 깨어나고 있다. 여러분이 좋아하든 아니든, 변화는 다가오고 있다"며 연설했다.

태그:#기후위기, #경남기후위기비상행동, #조 바이든, #제임스 한센, #제러미 리프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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