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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물량팀장의 자살과 관련해, 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은 유족들과 함께 11월 23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출근투쟁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물량팀장의 자살과 관련해,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은 유족들과 함께 23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출근시위를 벌였다.
ⓒ 삼성중공업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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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 검은색 상복을 입은 여성이 인도 경계석에 앉아 흐느끼고 있었고, 옆에서는 노동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김경습 삼성중공업일반노조 위원장은 확성기로 무언가 열심히 외쳤다. 이들은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삼성중공업 하청(협력)업체 소속 물량팀장의 유족과 직원들이다. 

물량팀장 ㄱ(46)씨는 지난 15일 사무실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그는 6장의 유서에서 하청업체 대표를 언급하며 "많이 힘든 거 알고 있다"며 "우리 조선소에 구조가 이렇다 하는 것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하청업체와 1차 계약을 맺고, 하청업체는 ㄱ씨가 팀장으로 있는 물량팀과 2차 하청계약을 맺었다. ㄱ씨는 직원들과 함께 두 달 가량 작업을 해왔다.

유족들은 "받아야 할 공사대금이 1억 5000만 원인데 하청업체가 6200여만 원만 주겠다고 해서 고인이 고통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ㄱ씨가 팀장으로 있는 물량팀에서는 50여 명이 일했고, 한 달 임금은 1인당 300여만 원(총 1억 5000만 원)이다.

또한 유족들은 "하청업체와 ㄱ씨가 맺은 계약서의 공사대금란이 비어 있거나 공사가 완료된 날에 계약서가 작성됐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선시공 후계약'이다. 선시공 후계약은 조선소의 고질적인 부당 하도급 거래다. 김경습 위원장은 "먼저 일부터 시켜 놓고 다 끝이 나면 마지막에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공사대금을 후려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 1차 하청업체 관계자가 11월 15일 사망한 물랴임장 ㄱ씨한테 카카오톡을 보내 '공구 반납'을 요구했다.
 삼성중공업 1차 하청업체 관계자가 11월 15일 사망한 물량팀장 ㄱ씨에게 카카오톡을 보내 "공구 반납"을 요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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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업체 관계자는 ㄱ씨가 사망하기 사흘 전 카카오톡으로 "팀장님, 개인공구 및 공통공구 반납 바랍니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이는 '계약파기'를 의미한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같은 날 또 다른 하청업체 관계자는 ㄱ씨에게 카카오톡으로 '기성금(원청으로부터 받을 돈) 발생 예상 내역' 자료를 보냈다. 이 자료에는 '당월 지출 총액'이 6272만 원으로 표기돼 있다.

유족측은 "처음에 하청업체와 맺은 계약서를 보면 (계약기간이) 1년(2020년 9월~2021년 8월)으로 되어 있고, 그 계약서에는 양측의 도장이 찍혀 있다"며 "그런데 10월 공사계약서를 보니 계약기간이 올해 10월 14일까지로 되어 있고, 고인의 도장은 찍혀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유족들은 고인의 장례(3일장)를 치른 뒤 23일부터 삼성중공업일반노조와 함께 거리로 나섰다. 유족들은 '50명 임금 지급'과 '원·하청업체 사과' '유족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27일까지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출근시위를 벌이고, 30일부터 다시 투쟁에 나선다. 거제시청과 고용노동부 통영지청 앞 시위도 계획하고 있다.

김경습 위원장은 "삼성중공업은 다단계 하청구조를 두어 제일 마지막 하청 물량팀장과 물량팀 노동자들이 임금 등에 있어 착취를 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하청업체 대표는 23일 <오마이뉴스>에 "유족과 합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우리는 하청업체에 기성(금) 부분에 대해서는 다 지급했고, 하청업체와 물량팀 사이에는 우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답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올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13~2018년 사내 하도급업체 206곳에 3만 8451건의 선박·해양 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작업이 시작된 후에 하도급 대금 등 주요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발급한 사실이 드러나 3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물량팀장의 자살과 관련해, 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은 유족들과 함께 11월 23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출근투쟁을 벌였다.
 삼성중공업 하청업체 물량팀장의 자살과 관련해, 삼성중공업일반노동조합은 유족들과 함께 23일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앞에서 출근시위를 벌였다.
ⓒ 삼성중공업일반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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